대기업의 중고차 사업 진출
- 현대자동차, 중고차 사업 본격화
- 용인•정읍에 오프라인 시장 진출 예고
- 정부는 사업 일시정지 권고…과태료는 1억원 수준

중고차 진출을 위한 대기업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가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서비스 ‘오토벨’을 공식 출시했습니다. 대기업의 중고차 사업 진출이 자동차 시장의 전반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질지 카츄라이더가 알아봤습니다.
◇판 점점 커지는 중고차 시장

코로나19 이후 중고차 시장의 성장세가 범상치 않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거래액이 많은 K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은 매년 평균 45% 이상의 성장률을 보입니다. 2020년 중고차 이전 등록 대수는 395만대로, 거래액만 연간 20조원이 넘죠.
미국의 컨설팅사 프로스트&설리반의 자료에 의하면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무려 39조원에 달하는데요. 시장 규모를 소극적으로 추산해도 화장품(28조원), 의약품 시장(23조원)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비교군인 두 분야는 이미 대기업이 진출해있는 시장이죠.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사업에 눈독 들이는 것도 이해가 되는 대목입니다.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 의지를 처음으로 피력한 시점은 2020년 10월입니다. 중고차 매매업의 대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기간이 만료된 지 1년 만이었죠. 이후 중고차 업계와 거래 물량 제한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결국 정부는 ‘중고차 매매산업발전 협의회’라는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갔습니다만, 최종적으로 결렬된 상태입니다.
◇대기업이 직접 중고차 플랫폼 운영한다

지지부진한 협의체의 결정을 기다리지 못한 현대차는 지난 20일 중고차 온라인 매매 플랫폼 ‘오토벨’을 출범하며 본격적으로 중고차 진출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경기도 용인시와 전북 정읍시에 중고차 매매업 등록을 신청하기도 했죠. 오프라인 중고차 전시장 부지도 빠르게 확보한 모습입니다.
처음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다기엔 빠른 사업 전개 속도인데요. 중고차 사업을 도맡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현대 글로비스’의 주력 사업을 보면 납득이 됩니다. 현대 글로비스는 물류 기업으로, 그동안 중고차 매매상을 대상으로 경매 및 수출 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경기도 광주, 시흥, 경남 양산의 중고차 경매센터에서 매주 활발하게 경매를 펼치고 있죠. 현대 글로비스 입장에선 B2B(기업 간 거래)로 펼치던 사업을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로 넓힌 셈입니다.
물량 확보도 쉽습니다. 현대•기아차를 신차로 구매하면서 기존에 타던 중고차를 신차 딜러에게 넘길 때에 발생하는 중고차 물량들이 경매장으로 유입되는 방식입니다. 현대 계열사의 법인 차량들도 독점적으로 공급받고 있죠.
◇대선 이후로 미뤄진 최종 판단

대립 상황을 틈타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자 중소벤처기업부는 현대차에 사업개시 일시정지 권고를 내렸습니다. 전국 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등 기존 중고차 단체가 현대•기아차에 대한 사업조정 신청을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기부의 권고가 강제사항은 아닙니다. 정부의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1억원 수준의 과태료가 부과되는데요. 현대차가 과태료를 감수하고도 사업을 계속 추진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 여부는 대선 이후인 3월에 최종 결론이 납니다.
/김영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