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년 4개월 만에 돌아온 홍대 버스킹 공연.. 주변 상인 "코로나 이후 최대 매출"
4월 버스킹 예약은 이미 '만석'.. 상인들도 웃음꽃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야외공연장이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2020년 11월 홍대 앞 ‘버스킹’이 금지된 지 1년 4개월 만이다. 버스킹이 재개된 첫 주말 동안 홍대를 찾은 시민들과 인근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이전의 홍대 분위기를 만끽하며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지는 감염병)’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금요일인 지난 1일 저녁 7시 30분쯤 ‘버스킹 성지’로 불리는 ‘홍대 걷고싶은거리’ 앞 야외 공연장은 버스커(거리에서 공연하는 사람들) 두 팀과 수십 명의 관객들로 활기가 가득했다. 버스커들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OST인 가호의 ‘시작’ 등 여러 노래를 불렀다. 열정적인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는 버스커들의 노래에 맞춰 관객들은 몸을 흔들거나 손뼉을 치며 공연을 즐겼다. 1년이 넘어서야 거리 버스킹을 나온 버스커들은 관객들의 호응에 절로 미소를 지었다.

1년 4개월 만에 버스킹 재개 ‘스타트’를 끊은 버스커 이희원(31)씨는 첫 노래가 끝난 뒤 “다시 홍대에서 관객들을 보게 되어서 정말 행복하다”며 “구청에서 허락해주고 당당하게 노래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기뻐했다. 이어 “신고 당할까 눈치 보지 않고 노래할 수 있으니 흥이 난다”며 “우리 같은 버스커들은 버스킹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보컬 레슨생도 모집하고 행사에도 초대받는데 버스킹이 끊기니 수입도 사라져서 지난 2년 동안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버스킹은 지난달 방역지침이 300명 이내의 대규모 행사가 가능하도록 변경되면서 재개됐다. 다만 지금은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의 야외 공연장 4개 구역 중 2곳만 사용할 수 있다. 야외 공연장 예약은 마포구청 관광과 홈페이지에서 지난달 29일부터 선착순제로 시작됐다.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인 ‘오후 6~8시’와 ‘오후 9~10시’ 이달 예약은 벌써 꽉 찬 상태다.
다만 버스킹이 재개된 첫날인 만큼 야외 공연장에 아직 ‘버스킹 금지’ 푯말이 그대로 남아있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버스킹이 시작된 지 30분 만에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현장에 나타나 버스킹을 잠시 중단시키는 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버스커들은 경찰과 10분 동안 실랑이를 벌이다 ‘버스킹 예약증’을 보여준 후에야 공연을 그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

다음 날인 2일 오후 9시쯤 방문한 홍대 야외 공연장은 전날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이 버스킹을 구경하고 있었다. 도로 한쪽은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인파로 가득 찼고, 춤 공연을 하는 버스커들은 빽빽한 구경꾼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구경하는 시민들이 너무 많아 화단 위로 올라가 공연을 봐야 할 지경이었다. 길을 지나다가 “춤추는 거 구경하자” “홍대 분위기 난다”며 야외공연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춤 공연을 진행한 최모(22)씨는 “너무 오랜만에 홍대에서 공연해서 그런지 적응이 안 된다”면서도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모였고, 체감 상 거의 코로나 전보다 많이 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예약된 장소에서 예약된 팀만 버스킹을 할 수 있지만 ‘엔데믹 시대’가 되면 다시 거리 곳곳에서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대 거리가 다시 활기를 찾아가자 주변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이전 수준의 매출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였다. 실제로 거리 공연을 구경하다 주변 식당이나 카페 등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시민들도 여럿 볼 수 있었다.
야외 공연장 근처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최모(60)씨는 “오늘 장사가 이렇게 잘될 줄 몰라 장사 준비를 충분히 못한 게 아쉽다”며 “코로나 확산 이후 오늘이 최고 매출”이라고 활짝 웃어 보였다. 인근 카페 직원 이모(22)씨도 “낮에 버스킹할 때는 구경하는 사람들로 매장 앞까지 사람이 꽉 차 있었다”며 “작년 11월 ‘위드코로나’ 시작될 때 손님이 잠깐 많아졌다가 다시 줄었는데, 버스킹으로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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