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평 고급 주택은 어디로?" 2004년 부산 미래 계획, 얼마나 이뤄졌나

박주영 기자 2022. 4. 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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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 흰여울마을 갈맷길. 시는 최근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해안 등 수변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 등을 담은 '2040년 부산도시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부산시

“이곳도 투자하면 좋을 듯 합니다”, “00단지 수혜단지네요~”, “잘 확인하시고 ‘성투’(성공적인 투자)하시길…”, “복합 기능을 가진 미래도시를 가진다는 목표…빨리 이 모든 것들이 실현되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지네요~”

최근 부산시와 서울시 등의 ‘2040년 도시기본계획’이 발표되면서 부동산 관련 블로그 등에 이런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발표된 도시기본계획은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하는 도시계획 중 가장 긴 20년 뒤를 전제로 하고 있는 미래 청사진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20년 뒤 도시의 모습’을 상상해 미리 그려 보여주는 그림인 셈이다. 이 계획에는 보통 ‘도시계획’하면 떠올리는 어디에 도로에 생기고, 어떤 지역이 개발되고 하는 등의 내용, 그 이상이 담긴다. 사회, 경제, 환경, 생활, 문화 등 20년 뒤 한 도시의 종합적 풍경을 그려 놓고 있다.

2004년 발표된 '2020년 부산도시기본계획'과 최근 나온 '2040년 부산도시기본계획' PPT자료.

‘2040년’의 20년 전인 ‘2020년’에 대한 부산도시기본계획의 그림은 얼마나 현실이 됐을까? ‘2040년’과 ‘2020년’은 무슨 차이가 날까?

‘2020년 부산도시기본계획’은 지난 2004년 마련됐다. 2004년 발표됐을 당시 ‘2020년 계획’은 20년 뒤 ‘부산의 미래’였다. 현재 2022년엔 ‘부산의 현재’가 됐다. 본지가 보관 중인 2004년의 ‘2020년 계획’을 올해의 ‘2040년 계획’과 비교 분석했다.

‘2020년 계획’은 계획인구를 450만명으로 설정했다. 2004년 당시 부산시는 “과거 20년 자료를 기초로 기하곡선식·최소자승법·곰페르트곡선식 등을 이용해 향후 20년간의 장래 인구를 추정했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의 인구는 335만명쯤이다. 100만명 이상 차이가 난다.

올해 ‘2040년 계획’은 계획인구를 350만명으로 잡았다. 시는 “자연적 변화인구는 302만명으로 예상됐으나 도시기본계획 안에 구상들이 실행될 경우 외부에서 유입되는 사회적 인구가 48만명쯤 늘어날 것으로 보고 350만명을 계획인구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렇게 될 지는 2040년에 가봐야 밝혀질 일이다.

2020년과 2040년 부산도시기본계획의 미래 비전 비교.

시는 2004년에 ‘2020년 부산의 미래모습’으로 동남경제권 중추기능강화를 위한 국제공항의 건설, 범세계적 초고층 상징타워 건물 건립, 동부산관광단지 조성으로 ‘체류형 관광 메카’ 구축, 베벌리힐즈형 1가구 1에이커(4000㎡/1200평) 규모의 동부산권 고급 주거단지 조성 등을 제시했다.

이중 해운대 101층 엘시티 타워는 세워졌고 동부산(오시리아)관광단지도 거의 다 채워지고 있다. 그렇지만 범세계적 초고층까지는 아니고 오시리아관광단지가 ‘체류형 관광메카’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국제공항의 건설은 김해신공항을 거부하고 가덕도공항으로 방향을 틀면서 아직 첫삽도 뜨지 못했다. 좀 목가적인 상상이었던 ‘베벌리힐즈형 고급 주거단지 조성’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시가 2004년 부산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구상 및 실행 전략 연구보고서.

반면 내부, 외부, 외곽순환도로망은 상상대로 모두 완성됐고 부산신항만의 국제 허브(Hub)항으로 본격 가동도 현실화됐다.

디지털 대전환의 바람이 거센 요즘 만들어진 ‘2040년 계획’은 ‘부산 먼저 미래로-그린 스마트 도시 부산’이란 슬로건 아래 스마트 15분도시, 글로벌 허브도시, 청년활력 미래도시, 탄소중립 건강도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도시 공간구조를 2도심·6부도심·2지역중심 등으로 설정한 ‘2020년 계획’과 달리 ‘10개 코어(중심지)·5개 연계거점·4대 혁신성장축(관광마이스거점·국제업무경제혁신·신산업혁신·공항복합도시성장축)’ 등으로 재편했다.

부산시가 최근 공청회에서 발표한 '2040년 부산도시기본계획' PPT 자료. /부산시

시민이 일상 속에서 해안과 낙동강·수영강·온천천 등 수변을 즐길 수 있는 도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기능복합화로 역세권 활성화, 노후 공업지역의 산업+주거+상업 공생 복합산업공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공공기여 협상을 통해 사하구 다대동 옛 한진중공업 등 시내 3대 유휴부지를 혁신거점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가덕도신공항+공항복합도시(에코델타, 제2에코델타시티, 항공물류 및 해양신산업) 조성으로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고 자율주행차·도심항공모빌리티(UAM)·친환경 해상대중교통 등 신교통수단 도입과 동남권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초광역 연결사회로 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2040년 부산도시기본계획' 중 일부. /부산시

향토 군부대인 53사단 이전과 경부선 철도지하화 등을 통해 부지를 확보, 이곳에 신청년활력공간을 조성하고 이전 공공금융기관·핀테크·블록체인 등 금융허브 및 디지털 금융밸리 인프라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글로벌 금융허브를 만들겠다는 야심도 포함됐다.

그림으로만 보자면 20년의 격차는 있지만 ‘2040년 계획’이 ‘2020년’에 비해 훨씬 화려하고 멋지다. 그러나 ‘2020년 계획’엔 3단계에 걸친 총 73조5000억원 가량의 재정 투자계획이 나와 있지만 ‘2040년 계획’엔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다.

또 2004년엔 서부산·U-시티·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여성 등 17개 분야 150여 명의 외부 전문가와 이와쿠니 데쓴도 일본 중의원, 론 라븐힐 호주국립대 교수 등 외국인 전문가 5명 등이 참여해 마련한 ‘부산발전 2020비전과 전략’이 수립됐다. 하지만 이번 ‘2040년 계획’엔 그런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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