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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Story] SSG 랜더스 한유섬

조회수 2022. 5. 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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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쏘아 올리는 캡틴

2022 스토브리그, SSG 랜더스는 세 명의 선수에게 비 FA(자유계약선수) 다년 계약을 제시했다. 문승원과 박종훈이 먼저 합의에 도달했고, 남은 건 랜더스의 중심타자 좌타거포 한유섬 뿐이었다. 타 팀 FA 대상자들의 연이은 대박 계약에 팬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론 애타게 소식을 기다렸다. 그러던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거짓말처럼 선물이 날아왔다. 수줍게 산타 모자를 쓰고 계약 사실을 알린 그는 낭만 랜더스의 방점을 찍었다. 그렇게 맞이한 이번 시즌, 개막 후 9경기 만에 17타점을 올리는 등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승리의 낭만을 쏘아 올리고 있는 캡틴 한유섬이다.

Photographer Mino Hwang Interview Seyeon Kim Editor Nahyeon Kim Location Incheon SSG Landers Field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김세연입니다.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꽃 피는 봄과 함께 2022시즌 프로야구가 시작됐습니다. 벌써 많은 팀이 치열한 상위권 경쟁에 돌입하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선발진의 잇따른 부상 속에서도 잇몸으로 버텨냈던 팀이죠. 홈런 군단이라는 팀 컬러에 걸맞게 거포들이 즐비한 SSG 랜더스. 그중에서도 타점 부분에서 1위를 기록하며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로 달리고 있는 중심 타자가 있습니다. FA를 포기하고 팀과 다년 계약을 맺으면서 이제 원클럽맨을 향해가고 있는 SSG의 주장! 한유섬 선수를 만나보겠습니다.

#주장의 품격

반갑습니다! 벌써 세 번째 만남이에요. 이제 <더그아웃 매거진>이 익숙하겠어요. (4월 9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세 번이나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인터뷰는 항상 어렵지만, 이렇게 팬 여러분들과 만날 기회를 주셔서 영광입니다.

개막전부터 연승을 달리면서 팀이 순조롭게 항해하고 있어요. 팀 분위기가 매우 좋을 것 같아요.

확실히 연승 중이면 기분이 좋고, 에너지가 넘쳐요. 하지만 사실 SSG는 결과에 상관없이 항상 분위기가 좋았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모든 경기를 파이팅이 넘치게 해나가려고 해요.

올해 주장을 맡았어요. 지난날들과 비교해 본다면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그전에는 제 야구에만 신경 썼다면,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시야를 넓게 보려고 하고 있어요. 다방면으로 살펴야 하죠. 선수단뿐만 아니라 감독님, 코치님, 프런트 직원분들과의 소통도 제 몫이에요. (부담이 있진 않나요?)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스프링 트레이닝 때부터 모두가 이를 악물고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어떤 환경이었는지 궁금해요.

아무래도 지난해 마지막 하나 때문에 가을 야구에 가지 못했으니까요. 모두가 허무함을 느꼈을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마지막에서야 그 한 경기, 승리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중요했다는 것을 체득했습니다. 캠프에 들어서면서 강조했던 건 다치지 않는 것, 그리고 후회 없이 준비하자는 마음가짐이었어요. 아직 초반이지만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봐요. 솔직하게 뿌듯한 마음도 듭니다. 제가 주장이지만 위에 선배도 많거든요. 그런데도 지지해주고 잘 따라와 준 팀원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요즘 팀원들이 굉장히 일찍 출근한다는 말이 있던데,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요.

확실히 예전과는 달라졌어요. 굳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찍 나와서 각자 루틴에 맞게 준비하고 있더라고요. 플레이가 끝나도 마무리 운동을 한다든지, 개인적인 트레이닝도 하는 것 같고요. 또 라커룸도 공사해서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잖아요. 굉장히 마음에 들고, 그런 하나하나가 모여 좋은 시너지가 되고 있습니다.

김광현의 합류도 팀 분위기에 한몫했을 것 같아요.

광현이 형이 팀에 끼치는 영향이 정말 어마어마해요. 작년 경우만 봐도, (문)승원이와 (박)종훈이가 이탈하면서 투수들이 굉장히 어려움을 겪었잖아요. 일단 전력상으로 보자면 믿고 볼 수 있는 선발 투수가 생긴 거니까요. 그런데 또 그게 다가 아닙니다. 광현이 형이 주는 에너지가 정말 남달라요. 후배들이 배울 점이 많은 건 당연하고, 저도 계속 본받고 있고요.

또 마침 오늘이 김광현의 복귀전이에요. 컨디션이 어때 보이나요?

항상 광현이 형은 철저하게 준비하는 베테랑이고 경험도 풍부하니까 걱정은 없어요. 그런데 KBO리그 복귀전이니까 어제는 잠을 설치지 않았을까요? (웃음) 광현이 형은 마운드에서 잘 던져줄 거라 믿고 있고, 저는 수비와 타격에서 도움을 줘야겠죠. (주장으로서 따로 한 말이 있다면?) 아닙니다. 할 말이 없어요. 알아서 잘하는 형이니까요.

주장이 아니라 타자 한유섬으로서 특별히 신경 썼거나 중점에 둔 부분이 있다면요?

제가 더 잘하기 위해 세부적으로 준비한 건 전혀 없습니다. 그나마 꼽아보자면 작년 후반기에 타격감이 좋았거든요. 그 기세를 올해도 이어 나갈 수 있게 대비한 정도입니다. 저는 항상 부상의 꼬리표를 달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기록보다는 풀 타임을 소화했으면 좋겠어요. 몸 관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 타점을 쓸어 담으며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요. 이제 4번 타자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아요.

아뇨. 아직도 굉장히 어색합니다. 흔히 말하는 4번 타순이 아니라, 그냥 네 번째 타자일 뿐입니다. 오롯이 제 실력이 아니라 운도 많이 따라줬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타점을 기록했다는 건 앞에서 밥상을 잘 차려줬다는 뜻이잖아요. 상위 타선에서 ‘드세요~’ 해서 저는 그냥 잘 먹은 것뿐입니다.

올해 목표가 어떻게 되나요?

팀이 승리하고 우승하는 것. 그 외에 제 개인적인 목표는 없습니다. 성적 말고 얘기하자면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해서 좋은 결과로 끝났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올해 (추)신수 형도 다시 함께하고, (김)강민이 형 등 고참 형들이 많잖아요. 여기에 광현이 형까지. 그래서 지금이 정말 딱 적기라고 봐요. 형들과 후배들과 가을에 가장 높은 곳에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낭만 랜더스

다년 계약 얘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제안받은 뒤 수락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는데, 그 과정이 궁금해요.

원래는 예비 FA였으니까 잘 준비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있었어요. 그런데 12월에 구단에서 먼저 제의가 온 거죠. 다년 계약을 하고 싶은데 들어볼 의향이 있냐고. MLB에서 몇 번 본 적만 있지, KBO리그에서는 그동안 한 번도 없었잖아요.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제가 FA를 몇 번 해보겠습니까. (웃음) 야구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고, 내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이 있긴 있었죠. 그런데 자꾸 마음이 우리 팀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을 잡고 사인할 수 있었습니다.

벌써 팬들 사이에서는 일명 ‘혜자 계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금액에 비해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 프로로서 FA가 아쉽진 않나요?

한번 결정한 거니까 이제는 아쉽지 않습니다. 저는 저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다년 계약 덕분에 지금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봐요. 좋은 계약 뒤에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으니까요. 아마 제 성격을 봐서, 안 그랬으면 지금 어떻게 됐을지 뻔히 보입니다.

작년 얘기도 해볼게요. 초반에는 조금 부진했으나 점점 제자리를 찾아가며 좌타 거포의 면모를 되찾았어요. 후반기 반등의 비결이 있다면요?

제가 되게 생각이 많은 편이에요. 결과가 잘 나오지 않더라도 금방 털어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끙끙 앓고 혼자 고민을 끌어안고 있어요. 그래서 작년에는 이진영 코치님과 홍세완 코치님을 찾아가서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대화를 계속했습니다. 뭐가 문제일까부터 시작해서 멘탈 얘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바꾼 거는 없어요. 그저 야구를 하는 게 즐거워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결과에 얽매여서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것뿐입니다. 그래서 요즘도 계속 야구를 즐겁게 하려고 하고 있고, 잘 안되더라도 털어놓으려고 합니다.

일명 ‘떨공삼’, 떨어지는 공에 삼진을 잘 당하는 편인데 지난해 그 약점을 극복했어요.

어릴 때는 타석에 들어설 때 무턱대고 들어가곤 했어요. 돌이켜 봤을 때 계속 이런 상태면 발전이 없을 거라고 느꼈고, 한 타석 한 타석마다 플랜을 짜고 들어가려 한 게 도움이 됐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헛스윙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봐요. 저는 좌타자니까 오른발 앞에서 타격해야 타구가 멀리 날아가거든요. 그래서 포인트를 앞에 두니까 어쩔 수 없이 헛스윙이 많아요. 보시는 분들은 답답하실 수 있겠지만,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진 않습니다.

5월 21일 LG 트윈스전을 빼놓을 수 없죠. 9회 1사 만루 상황에 포스 아웃이 됐음에도 3루까지 와서 본의 아니게 포수 유강남을 속였어요. ‘한유령’, ‘제갈유령’ 등 별명이 생기기도 했는데 당시 상황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나요?

너무 생생하죠. 요즘도 가끔 꿈에 나와요. 유강남 선수가 아직 홀려 있다는 소문도 있던데… (웃음) 그때 3루수가 역모션으로 볼을 잡았는데, 베이스 터치가 안 된 줄 알았어요. 그래서 3루에 붙어있었던 거죠. 근데 신수 형이 런다운에 걸려 제 쪽으로 오면서 “안 가고 뭐하노!” 소리치는 거예요. 그래서 얼떨결에 다시 2루로 가는데 강남이가 따라오더라고요? 그때 3루 심판님이 아웃 제스처를 취하는 걸 봤어요. 아웃, 아웃, 계속 아웃. 나중에 댓글 찾아보니까 저 그때 여덟 번 죽었다고… (경기하다 보면 헷갈리는 순간들이 있죠?) 맞아요. 분명 룰은 다 알고 있는데, 순간순간 머리가 하얘질 때가 있어요.

또 인상 깊었던 경기 중 10월 28일 두산 베어스전도 있죠. 김택형 선수의 48구 세이브가 있기 전에 역전 투런포와 함께 멋진 세리머니를 선보였는데, 염두에 두고 있었던 건지 궁금해요.

정말 이기고 싶었고, 이겨야 하는 경기였어요. 가을 야구 티켓을 따기 위해 1승이 중요한 상황이었잖아요. 게다가 상대가 상승세에 있던 강팀 두산이었어요. 우리는 투수도 고갈된 상태였고, 야수들도 지쳐있는 상황이었거든요. 그 와중에 좋은 타구가 나와서 의도치 않게 세리머니를 했어요. ‘우리는 할 수 있다’. 그런 모습을 팬분들께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자주 돌려봤을 것 같은데요?) 정말 여러 번 봤습니다. 그게 30호 홈런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기록보다도 팀에 도움이 됐다는 게 기뻤고, 또 택형이가 마지막에 잘 이겨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10월 30일 최종전에서도 마지막 희망을 불태우는 홈런을 때렸지만 아쉽게 마무리됐어요. 그때 심정이 어땠나요?

홈런을 쳤는데도 기분이 안 좋았던 유일한 날이었어요. 공을 딱 치고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느껴지는 희열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때는 마냥 아쉽기만 했습니다. 그날 상대 팀 선발 투수가 소형준 선수였는데, 제가 굉장히 약한 투수였거든요. 다행히 첫 타석에서는 밀어내기 볼넷을 얻었어요. 그런데 두 번째 타석이 1사 1, 2루 찬스였는데 병살을 쳤거든요. ‘홈런이 앞에 두 타석 중에 나와야 하지 않았나’, ‘경기가 이미 많이 기울어졌는데 1점 홈런은 의미가 없지 않나’하는 마음이 자꾸 들더라고요. 베이스를 돌면서도 계속 속으로 ‘에휴, 아까 치지’란 생각만 맴돌았어요.

개명 후 맞은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어요. 2년간 힘들게 했던 부상도 없었고, 확실히 본인 스스로 느껴지는 게 다른지 궁금해요.

주변에서도 그런 말들을 해요. 이름 잘 바꿨다고. 바꾸기 직전까지도 진짜 계속 고민했거든요. 그런데 일단은 말을 아끼겠습니다. 개명이 효과가 있는 게 맞는지, 아니면 잘할 때가 돼서 잘한 건지 올해까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작년 SSG 중심 타선 멤버들의 이름을 따 ‘최신맥주’(최정+추신수+제이미 로맥+최주환)라는 별명이 생기고 상품까지 나왔잖아요. 아쉽게 그 자리에 들어가진 못했는데, 올해 본인을 포함해 새로 만든다면 어떻게 부르면 좋을까요?

글쎄요. 이제 로맥이 없으니까 맥주 상품이 나올 수는 없잖아요. 게다가 제 이름이 어디 포함해서 활용하기가 되게 까다롭더라고요. 1인 상품이 따로 나오면 좋지 않을까요?

지난해 홈런왕이었던 최정과 단 4개 차이인 31홈런을 기록했어요. 올해 홈런왕 경쟁을 기대해봐도 될까요?

정이 형을 이긴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대단한 타자고, 레전드잖아요. 아, 근데 18년도에 이긴 적이 있네요? 그때 제가 더 많이 치긴 했는데, 홈런왕은 못 했네요. (웃음) 선수라면 타이틀을 따고 싶은 건 누구나 같은 마음이니까 욕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런데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열심히는 해보겠습니다.

#이제 넘어지지 않는

어느새 프로 11년 차를 맞이하면서 고참이자 베테랑이 됐어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시간이 참 빠르네요. 코흘리개가 벌써 11년 차가 되다니. 중간의 자리에서 선후배들과 같이 뛰는 중인데, 제가 고참이자 주장 완장을 찼다고 갑자기 팀을 이끌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은 없습니다. 평소에는 한유섬이 원래 하던 것처럼 하려고 해요. 다만 모든 경기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잖아요. 144게임을 하다 보면 지칠 때도 있는데 그때 나서서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봅니다.

오랜 시간 한 팀에서 뛴 동료들과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 중일 것 같아요. 특히 야수 중에서는 최정과 막연해 보이던데요?

사실 정이 형과는 좀 멀어졌습니다. (웃음) 이게 농담 아닌 농담인데, 정이 형은 원래 (김)성현 형이랑 친한 사이였고 제가 그사이에 낀 입장이었거든요. 제가 주장을 맡고 나서 정이 형이랑 대화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어요. 바쁘게 이것저것 하다 보니 정이 형도 제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인지 저한테 잘 안 오더라고요. 은근히 소심해요, 그 형이. 제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안 다가옵니다. 버림받았지만, 제가 다시 당겨야죠. (이 인터뷰를 보고 꼭 관계 회복하길 바랍니다.) 그러면 또 이럴 겁니다. ‘내가 언제 버렸냐!’하고 큰소리치겠죠.

주장으로서 눈여겨보는 후배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한 명만 콕 짚어서 말씀드리긴 어렵네요. 모든 후배를 눈여겨보고 있고, 전부 잠재력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역시 2018시즌에 우승했던 순간이죠. 광현이 형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자마자 외야에서 뛰어가던 그 기분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마운드가 너무 멀었어요. 뛰어가는데도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거예요. 그 순간을 또 느끼고 싶어요.

앞으로 남은 야구 인생을 어떻게 보내고 싶나요?

스스로 A급 혹은 스타 선수라고 보지 않아요. 그냥 꾸준하게 활약하며 다치지 않고 은퇴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훗날 팬들이 한유섬이라는 선수를 회상할 때, ‘몇 할 이상, 몇 홈런 이상 정도는 항상 해줬던 타자’ 이런 말을 듣고 싶어요. 어릴 때 다쳐서 시즌을 많이 소화하지 못한 게 여전히 아쉬워서 앞으로는 야구장에 오래오래 있고 싶습니다.

이제 원클럽맨을 향해가고 있는데 본인에게 SSG는 어떤 팀인가요?

고등학생 때 한 번 실패하고, 대학 졸업 후 끝번으로 지명을 받았거든요. 정말 고마웠어요. 당시 SK 와이번스에서 지명하지 않았다면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거든요. 구원의 손길을 건네준 팀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열심히 해서 그 기회를 잡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SK 시절부터 지금까지 해온 연차만큼 앞으로 SSG에서 뛰고 은퇴하고 싶습니다.

한유섬 선수를 지탱해주는 가족을 빼놓을 수 없죠. 특히 딸 다은 양은 구단 유튜브에도 등장하며 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는데, 본인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보석 같은 존재죠. 유튜브에 나왔을 때보다 또 커서 이젠 제가 말싸움하면 집니다. 제가 한마디 하면 다섯 마디가 돌아오니까요. 근데 시즌이 시작되면 집에 잘 못 들어가잖아요. 그래서 집에 있을 때만큼은 딸의 이야기를 잔뜩 들어주려고 합니다. 제가 막 살가운 성격은 아닌데,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와이프와 딸에게 고마움을 전해볼까요?

내가 겉으로는 표현을 잘하지 못하는데, 항상 힘든 티 내지 않고 옆에서 묵묵히 서포트해줘서 고마워. 다은이를 케어하는 것도 힘든 일인데 나도 도와줘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야. 다은아, 어떤 걸 잘하라고 하지 않을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만 컸으면 좋겠다. 오늘도 이겨서 7연승 하고 집에 갈게.

마지막으로 팬들께 한마디 부탁해요!

2년 전부터 코로나19가 팬 여러분을 힘들게 하고 있지만, 관중 100% 입장이 가능해지며 야구가 시작됐네요. 개막전 창원에서부터 좋은 기운을 이어오면서 계속 승리를 거두고 있는데, 앞으로도 더 긴 연승을 노려보겠습니다. 2022시즌 SSG 랜더스 많은 사랑 부탁드리고, 저도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44경기 중 고작 1경기, 그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지난해 SSG는 가을 야구의 문턱에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끝까지 잘 싸웠다는 박수를 보냈지만 아쉬움은 쓰디썼다. 그 1승의 소중함을 지키기 위해 이들은 다시 이 악물고 달리기 시작했다. No Limits, Amazing Landers! 끝을 모르는 열정과 한계 없는 상상력으로 놀라운 야구 경험을 선물하겠다며 출범한 SSG는 창단 2년 만에 개막 10연승이라는 깜짝 놀랄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그 영광을 이끈 선봉장엔 영원히 캡틴 한유섬의 이름이 남아있을 것이다.

▲ 더그아웃 매거진 133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3호 (5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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