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압 걱정 없는 굿이어 에어리스 타이어, 핵심 특징은?
“공기압 걱정 없이 타이어를 굴릴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타이어에 바람을 넣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그런데 머지않아 그런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운 타이어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의 타이어 제조사 ‘굿이어(Goodyear)’가 공기압 보충이 필요 없는 ‘에어리스 타이어(Airless tyre)’ 프로토타입의 주행 영상을 공개했다.
굿이어는 타이어 테스트를 위해 룩셈부르크에 자리한 굿이어 테스트 트랙을 찾았다. 시험차는 테슬라 모델 3. 시속 160㎞로 총 7만5,000마일(약 12만㎞)을 주행했다. 영상에 따르면, 에어리스 타이어를 신은 모델 3는 다양한 장애물을 가뿐히 지나갔다. 차체 하중이 한 쪽으로 쏠리는 굽잇길에서도 안정적인 거동을 자랑했다. 내구성과 주행 안정성 모두 잡은 비결이 무엇일까?
정답은 타이어 안쪽에 숨어있다. 과거 타이어에는 공기를 머금는 튜브가 들어갔다. 오늘날의 타이어는 특수 고무층인 ‘인너 라이너(Inner liner)’를 품는다. 타이어 안쪽에 공기를 붙여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설계했다. 반면 에어리스 타이어엔 거미줄에서 영감을 얻은 구조물을 촘촘하게 넣었다. 충격 흡수는 물론 하중 지탱까지 모두 담당한다.
그렇다면 에어리스 타이어를 개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타이어는 자동차를 운전할 때 없어서는 안 될 부품 중 하나다. 차체 충격 흡수 및 완화는 물론 차체 하중 지탱, 방향 전환, 유지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적정 공기압을 항상 유지해야 하는 등 불편함도 따른다.
자동차 사고의 원인 중에는 타이어도 있다. 노면과 맞닿는 트레드가 닳으면 충분한 접지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비 오는 날 물을 밖으로 흘려보내는 기능도 잃는다. 뾰족한 물건을 잘못 밟으면 펑크가 날 우려는 덤. 이처럼 바람이 빠지거나 트레드 마모가 심하면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에서 대처하기 힘들다. 지난 2019년 미쉐린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억 개의 타이어 펑크 사고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폐기처분 하는 타이어가 2억 개에 달한다”라고 전했다.
에어리스 타이어의 장점 중 하나는 펑크로부터 자유롭다. 더 나은 승차감 확보를 위해 공기를 넣지 않기 때문에 요철에 손상을 입어도 피해가 없다. 더불어 현재 타이어보다 무게를 약 30% 가량 줄일 수 있어 높은 효율도 넘볼 수 있다.
두 번째 장점은 내구성. 타이어의 수명은 트레드와 사이드 월을 이루는 고무보다 수명이 짧다. 따라서 타이어가 마모 한계선 이상으로 마모하면, 하중 지탱과 충격 흡수를 담당하는 ‘카카스(Carcass)’ 부분이 외부로 드러나 공기가 빠져나갈 위험이 높다. 타이어 수명을 3만㎞로 잡는 이유다. 반면 에어리스 타이어는 트레드 부분의 고무가 닳아도 쓸 수 있다. 그 결과 일반 타이어보다 약 3배 더 긴 수명을 가진다.
굿이어의 에어리스 타이어 공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7년, 굿이어는 산업용 에어리스 타이어 ‘터프커맨드(TurfCommand)’를 선보였다. 운송업에 종사하는 차의 원활한 유지를 위해 개발했다. 3년 뒤에는 전기차 전용 에어리스 타이어도 만들었다. 타이어 가운데에 캡슐을 집어넣으면 타이어가 직접 고무를 충전한다. 더불어 타이어가 스스로 외부 환경에 맞춰 특성을 바꾸는 기능도 갖췄다.
다른 제조사는 어떨까? 브리지스톤은 2011년 펑크 방지용 에어리스 타이어를 선보였다. 한국타이어는 2013년 자체 개발한 에어리스 타이어 콘셉트를 공개했다. 미쉐린은 2019년 에어리스 타이어 ‘업티스(UPTIS)’를 발표했다. 미쉐린은 “2024년까지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이하 GM)에 에어리스 타이어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굿이어는 에어리스 타이어의 정확한 양산 시기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전기차 전문지 <인사이드 EV>는 ‘굿이어는 EV 전용 에어리스 타이어를 2030년까지 개발 및 양산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글 최지욱 기자
사진 각 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