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끓는 그리움 담은..이중섭 '닭과 가족' 경매 나온다

김슬기 2022. 3. 1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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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3일 케이옥션 봄 경매
이중섭 말년작 14억에 출품
이성자 추상화 '샘물의 신비'
윤형근·김창열·정상화 소품 등
135억대 미술품 128점 선보여
이중섭 1954~1955년작 `닭과 가족`(36×26㎝). [사진 제공 = 케이옥션]
이중섭(1916~1956)은 동물을 자주 그렸다. 황소와 닭은 그의 분신이었다. 가족과 원산에 거주하던 시기, 넓은 마당에서 닭을 길렀다. 닭을 너무 가까이에서 관찰한 나머지 닭의 이가 옮아 고생하기도 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뒤엉킨 닭을 화폭에 담은 '닭과 가족'(36×26㎝)이 케이옥션 3월 경매에 시작가 14억원으로 나온다.

'닭과 가족'은 1954~1955년에 제작된 이중섭의 말년작이다.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이중섭은 소, 닭, 어린이, 가족 등 향토적 요소와 동화적이고 자전적인 요소가 담긴 소재를 주로 그렸다. 가족과 민족에 대한 깊은 사랑을 한국적 정서로 표현하려고 노력해 국민화가로 불리게 됐다.

'닭과 가족'에는 이중섭이 얼마나 가족을 사랑하며, 떨어져 있는 가족과 재회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지 드러난다.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어 놓은 듯 가족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데, 이는 단단한 유기체처럼 보인다.

1952년 6월, 피란 생활 끝에 아내 마사코는 이중섭만 두고 일본으로 떠났다. 이중섭은 1953년 잠시 일본에서 가족과 재회했으나 1956년 작고하기까지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다. 편지를 쓰고 가족 그림을 그리며 쓸쓸함과 외로움을 달랬다. '닭과 가족'은 전쟁 시기의 우울과 절망이 고스란히 담긴 한 시대의 초상인 셈이다.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이중섭 탄생 100주년 기념전에 출품되기도 한 작품이다.

23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열리는 경매에는 약 135억원 규모 미술품 128점이 출품된다. 한국 근현대 거장들의 주요 작품이 출품되고 소장하기 수월한 20호 이하의 윤형근 김창열 정상화 박서보 이우환 이강소 이건용의 작품도 여러 점 나온다.

이성자 `샘물의 신비`(162.2×130.3㎝). [사진 제공 = 케이옥션]
눈길을 끄는 출품작으로 이성자의 1963년작 '샘물의 신비'가 있다. 100호 크기 대작으로 추정가는 5억~8억원. 이성자는 동양 음양사상을 바탕으로 한국적 이미지를 서양의 추상 사조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했다. 1951년 프랑스로 건너간 이후 1960년대 작가는 대지를 통해 여성성을 표현했다. 점, 선, 면만을 활용해 조국의 땅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추상적으로 담아낸 것이다.

김종학의 10폭 병풍 작품 '화조도'도 2억~5억원에 나온다. 설악산의 꽃 무더기와 숲을 현란한 원색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건용의 '보디 스케이프(Bodyscape)' 연작은 120호와 20호 크기로 두 점 나오는 것을 비롯해 총 3점이 출품된다. 이우환의 '조응' 50호가 3억5000만~5억원에, 박서보의 150호 '묘법 No. 000729'가 4억~6억원에, 하종현의 100호 '접합 95-033'이 2억~4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연일 경매가 신기록을 깨고 있는 젊은 블루칩 작가들의 경합도 기대된다. 우국원의 50호 크기 회화 'Surf-Night'(2000만~6000만원), 'Satisfaction'(3000만~6000만원) 두 점이 나란히 나온다. 김선우의 100호 크기 'Under the Moonlight'는 3000만~6000만원에, 20호 회화 'Under the Moonlight'는 1200만~2000만원에 출품된다.

해외 작가 작품 중에는 젊은 컬렉터들이 선호하는 것이 대거 등장한다. 맨손으로 카드 보드지나 캔버스에 작업하는 독특한 방식의 아야코 롯카쿠 작품 '무제'는 2억~3억원, 아프리카의 바스키아로 불리는 아부디아의 '무제'는 1억8000만~2억8000만원, 니컬러스 파티의 'Two Pots'는 2억3000만~3억원에 나온다.

또 '인간의 형상'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 아무런 편견 없이 사람의 외모를 바라보고자 하는 생각을 작업으로 옮긴 가토 이즈미의 '무제'가 1억5000만~2억2000만원, 웨민쥔의 'Life-15'가 1억5000만~2억5000만원에 경매에 오른다.

고미술 부문에는 대삼작노리개, 사명기, 한규설사명기, 백자호, 백자청화산수문병, 백동은입사향과 함께 소정 변관식, 청전 이상범, 운보 김기창의 회화 작품도 선보인다. 경매 출품작은 이달 12일부터 23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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