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항 아니었다..'계곡살인' 이은해, 4개월 동안 어떻게 숨어지냈나

심재현 기자 2022. 4. 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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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금 8억원을 탈 목적으로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은해(31·여·왼쪽)와 공범 혐의를 받는 조현수(30·오른쪽). /사진제공=인천지검


보험금을 탈 목적으로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씨(31)와 공범 혐의를 받는 조현수씨(30)가 16일 경기도 고양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체포되면서 지난 4개월여의 도피 기간 동안 이들을 도운 조력자 유무에 대해서도 수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범죄 혐의 자체를 두고도 보험사기 조직 등과의 연루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에서다.

이씨를 검거한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등에 따르면 경찰은 탐문수사 끝에 사흘 전쯤 이씨와 조씨가 고양시의 한 고층 오피스텔에 은신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지만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지 못해 검거에 난항을 겪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이씨가 자신의 딸을 보살피고 있는 부모에게 연락할 것이라고 보고 이씨의 부모에게 이씨의 자수를 설득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이씨와 조씨는 자수를 결심했고 이날 낮 12시25분쯤 이씨의 부친과 함께 찾아간 경찰이 "문을 열라"고 하자 별다른 저항 없이 검거됐다. 이씨와 조씨가 이씨의 남편 윤모씨(2019년 6월30일 사망 당시 39세)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해 12월14일 검찰 2차 조사를 앞두고 돌연 잠적한 지 4개월여만이다.

경찰은 지난 4개월여 동안 이씨와 조씨가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등을 사용하지 않아 추적에 애를 먹었다. 이들이 종적을 감춘 기간이 길어지고 출입국 기록도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각에서는 해외로 밀항했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씨가 이날 고양시에서 검거되면서 도피 기간 동안 현금이나 다른 사람 명의의 신용카드로 생활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찰이 이씨의 부모를 통해 이씨의 자수를 설득했다고 밝힌 점도 이씨가 그동안 대포폰을 사용해온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이 지난달 30일 이씨 등을 공개 수배하고 공개수사로 전환한 뒤 전문가들은 이씨 등의 범죄 혐의와 장기 도피 배후에 조직적인 도움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8억원대 생명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은해씨(왼쪽)와 내연남으로 알려진 조현수씨(30)가 16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오피스텔에서 검거된 뒤 고양경찰서로 인치되고 있다. /뉴스1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범죄 조직의 비호 아래 숨어있는 것 같다"며 "이 범죄는 생각보다 규모가 큰 범죄의 단편일 수 있어 수사범위를 좀 더 넓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드러나는 사실로 볼 때 이씨가 15세 이후부터 남성들을 대상으로 피해를 입혔고 문제는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라며 "가출해 동거를 했던 소위 '가출 패밀리' 정도 되는 남녀 복수의 친구들이 있었던 것 같고 성인이 된 이후에 전문 보험사기범으로 변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이날 이씨 등의 검거 직후 YTN 인터뷰에서 "검거된 곳이 고층 오피스텔인데 도피하기 전에 미리 계약했을 가능성은 없고 추정컨대 다른 사람들의 조력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한다"며 "그동안 주위에 전과가 있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조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이들이 불법 유사 성행위와 관련된 조직에 오래 몸을 담아왔기 때문에 어떤 어떤 파라는 식으로는 얘기하지 못하더라도 범죄와 관련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검거현장에는 이씨와 조씨 외에 다른 조력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내연남으로 알려진 조씨 등과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쯤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씨를 물에 빠트려 숨지게 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지난해 말 잠적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윤씨가 사망하기 전 계곡에서 함께 물놀이를 한 조씨의 친구(30)도 살인 등 혐의를 받는다. 그는 전과 18범으로 이미 다른 사기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이씨 등을 공개 수배하면서 공개수사로 전환한 뒤 이달 6일 검·경 합동 검거팀을 꾸렸다. 경찰은 광역수사대 소속 강력범죄수사 1계 수사관 11명을 투입했다가 추적 전담팀 인원을 42명까지 늘려 탐문수사 등을 통해 추적망을 좁혀왔다.

이씨와 조씨는 이날 오후 4시10분쯤 벙거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양손이 결박된 채 경기 고양경찰서로 인치되면서 "살해 혐의를 인정하는가",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했나", "유족들에게 할말 없나"라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이씨 등을 상대로 도주 경로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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