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언젠가 떠나서 안 돌아올지도 모른다" (편) [데뷔 30주년 인터뷰 ③]

하경헌 기자 2022. 1. 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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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데뷔 30년을 맞은 가수 김장훈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가수 김장훈의 이름은 데뷔 30년을 지나는 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윤색돼 왔다. 그는 우선 자신의 ‘대중가수’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다. 초반 10년 다소 어둡던 이미지를 걷어내고 1990년대 후반부터 감성 발라더로서의 모습을 다졌다. 그리고 매년 수많은 기부금과 독도 관련 행사를 여는 선행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리고 예능에서는 즐거운 형님이자 유쾌한 아저씨와 같다.

하지만 다른 쪽의 김장훈은 아직 대중과 거리가 있다. 데뷔 후 각종 사건과 사고에 원하지 않게 휘말린 모습은 대중이 김장훈의 모습을 아직도 완벽하게 한쪽 이미지로 인식하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 그는 아직도 스스로 불의나 불합리라고 생각하면 타협하지 않고, 스스로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내던진다. 밝음과 그에 못지않은 어두움. 김장훈의 이미지는 이제 거의 환갑이 된 나이지만 철들지 않는, 나이 들지 않은 소년의 모습과도 같다.

다사다난했던 30년이었지만 김장훈은 그 무게에 짓눌리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자유롭길 원했고, 활동기를 지난 여느 베테랑들처럼 조용히 숨죽여 지내길 원치 않았다. 그는 언젠가 대중이 또 보지 못하는 곳에서 그만의 인생을 펼칠 계획을 짜고 있다. 우리가 먼훗날 김장훈을 찾을 때, 그는 정말 아무도 모르는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김장훈은 자유를 찾을 또 다른 30년에 설레고 있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 활동기간 동안 각종 사건, 사고도 많았다.

“보통 가수라면 이 정도 많은 일에 휘말렸다면 일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살아온 나날 때문에 나를 받아주시고 감안해주신 게 아닌가 싶다. 사실 제멋대로 살아서 있는 그대로 돌직구로 가는 것이, 타인에게 피해가 된다면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을 안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예전 같으면 따질 일도 그냥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30대가 깨우치는 일들을 50대에 깨우치고 있다.”

- 돌아가고 싶은 때가 있다면.

“경원대 시절이다. 그거 말고는 행복한 때가 없다. 무조건 행복했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미지를 떠나서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했던 걸 덜 힘들게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경원대 시절은 참 좋았다. 하루하루 기대치가 없다가 밤이 되면 연습실에서 바둑 두고, 원시인처럼 살았다. 하지만 저녁에 술을 마시고 연습실 갈 때가 설렜다.”

데뷔 30년을 맞은 가수 김장훈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 10집 이후 정규앨범이 10년 가까이 없다.

“앨범이 된다 해도 망할 걸 알았다. 결국 소장가치로 가는 건데. 원래 제대로 한 번 해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렇게 곡을 쓰고, 색깔을 만들고 일을 맡기려던 사람이 故 신해철이었다. 그렇게 서로 하기로 했다가 떠났다. 그가 떠나고 나서는 앨범을 낼 생각을 안 했다. 지금은 앨범을 사주는 단 1만명의 사람이 있더라도 최고의 앨범을 해보고 싶었다. 앨범을 내면 자랑스러워할 만한, ‘저 사람의 최고가 나왔구나’ 싶은 앨범을 내고 싶다. 그럴 때가 모르지만 오지 않을까 한다.”

- 벌써 환갑이 다가온다.

“나이 먹는 게 좋다. 예전보다 혈기가 줄고 무슨 짓은 하는지 알면서 가기 때문이다. 철들어야 한다고 노력은 하지만 신경은 크게 안 쓴다. 하지만 나잇값은 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품격은 갖고 싶다. 자유로운 영혼이지만 ‘그래도 저 사람은 품격은 있다’ 그런 말을 듣고 싶다.”

- 30년, 그 이후의 김장훈은 어떻게 예상하나.

“나를 바꾸고 노래를 열심히 하게 하는 것은 감사함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은 사람들 때문이다. 그 감사함으로 인생에서 가장 힘들 수 있는 시간에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하다. 인간이 간사해 초심은 없지만 중심은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걸 정리한 다음에는 어찌 살지는 모른다. 가끔 떠나고 싶은 때가 있는데 최근에 떠났을 때는 돈이 없어 다행이었다. 돈이 있었다면 영영 돌아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상극인 면이 많다. 따뜻하지만 냉정하고, 남자답게 보이려고 하지만 여자처럼 섬세하다. 밝음도 있지만 어둠도 있다. 이러한 모순된 모든 감정이 모여있는 것이 나인 것 같다.” (끝)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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