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죽지 않았다.. 수동 변속기 장착 스포츠카들


변속기는 엔진의 제한적인 회전속도를 다양하게 활용하기 위해 개발됐다. 초창기는 수동 변속기만 사용됐지만 현재는 자동 변속기 탑재 비율이 높다. 기술의 발전으로 자동 변속기가 자동차를 더 빠르게 만들어주고 연비도 높여준다. 자동 주차를 비롯한 자율주행 영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 이유다. 심지어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와 같은 슈퍼카 업체들은 오직 자동 변속기만 탑재하는 것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하지만 일부 스포츠카들은 여전히 수동 변속기를 준비한다. 운전 재미, 운전자가 완전히 자동차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쾌감 등 자동 변속기에서 느낄 수 없는 요소가 수동 변속기에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몇 남지 않은 수동 변속기 탑재 스포츠카를 모았다.


애스턴마틴 밴티지 AMR


‘슈퍼카’ 범주 내 유일하게 수동 변속기가 탑재된 모델이다. 이탈리아의 변속기 업체 그라지아노(Graziano)의 7단 수동 변속기와 AMG에서 제공받은 V8 4.0리터 트윈터보 엔진이 궁합을 이룬다. 애스턴마틴의 맷 베터(Matt Becker) 수석 엔지니어가 영국 실버스톤 서킷에서 변속기의 세부 튜닝을 하기도 했다.

AMSHIFT라는 이름의 기능을 지원한다. 기어 단수와 클러치, 크랭크샤프트 센서 등을 활용해 기어 단수를 내릴 때 엔진 회전수를 자동으로 맞춰주는 기능이다. 빠른 가속을 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은 상태에서 기어 단수를 올릴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됐다.

애스턴마틴 밴티지 AMR은 무거운 자동 변속기 대신 수동 변속기로 교체되고 카본 세라믹 디스크까지 장착되면서 무게를 95kg까지 감소시켰다. 510마력을 발휘하는 엔진과 함께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0초 만에 가속할 수 있다.


BMW M3 & M4


BMW를 상징하는 고성능 모델인 M3와 M4 모두 6단 수동 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운전자와 자동차 사이의 교감을 확대시켜주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것이 특징. 운전자가 기어 단수를 내릴 때 자동으로 엔진 회전수를 맞춰주는 기어 시프트 어시스턴트(Gear Shift Assistant) 기능을 지원한다. 8단 자동 변속기와 비교 시 25kg의 경량화가 이뤄진 것도 이점이다.


캐딜락 CT4-V 블랙윙 & CT5-V 블랙윙


캐딜락의 고성능 라인업 블랙윙 모델은 6단 수동 변속기가 기본 사양이다. 자동 변속기와 함께 선택사양 중 하나로 준비한 것이 아니라 차량 개발부터 수동 변속기 모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세부 완성도까지 높인 것이 특징.

6단 수동 변속기는 이탈리아의 변속기 제조업체 트레멕(TREMEC) 제품을 쓴다. LuK의 트윈-디스크 클러치를 사용해 90kgf·m에 이르는 강력한 토크를 받아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기어 단수를 내릴 때 자동으로 엔진 회전수를 맞춰주는 액티브 레브 매칭(Active Rev Matching) 기능, 기어 단수를 올릴 때 가속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변속을 할 수 있는 노-리프트 시프트(No-Lift Shift) 기능을 지원한다.

자동 변속기와 마찬가지로 수동 변속기도 트랙 주행 대응을 위해 별도 냉각 시스템이 추가된다. 여기에 클러치 페달 조작감 향상을 위한 변화와 변속 레버 조작 길이도 한층 짧게 만들었다.


쉐보레 카마로


쉐보레의 머슬카 카마로는 모든 라인업에서 6단 수동 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4기통 2.0리터 터보, V6 3.6리터 자연흡기, V8 6.2리터 자연흡기 사양은 물론 650마력을 발휘하는 카마로 ZL1까지 수동 변속기가 탑재된다.

캐딜락 블랙윙 모델과 동일한 강력한 토크 대응력을 갖고 있다. 기어 단수를 내릴 때 자동으로 엔진 회전수를 보정해 주는 기능도 지원한다. 트랙 주행을 염두 해 별도 냉각장치까지 갖추고 있어 카마로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포드 머스탱


머스탱은 최상급 모델인 쉘비 GT500을 제외하고 모두 수동 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트레멕(TREMEC) 3160 6단 수동 제품을 사용하며, 모델에 따라 일부 구성상 차이를 두고 있다.

운전 재미를 추구하는 머스탱 마하 1(Mustang Mach 1)의 경우 쉘비 GT350과 머스탱 GT의 장점을 한데 모았다. 트랙 주행을 위한 내구성능 확보를 위해 쉘비 GT350의 변속기 냉각장치를 갖추고 있으며, 머스탱 GT의 트윈-디스크 컬러치와 짧은 변속 레버 움직임을 갖도록 했다. 공통적으로 기어 단수를 내릴 때 엔진 회전수를 맞춰주는 기능을 갖췄다.


현대 벨로스터 N & 아반떼 N


현재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지만 초창기 i30 N과 벨로스터 N은 오직 수동 변속기밖에 선택할 수 없었다. 이후 N 모델 전용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개발되면서 국내에서 벨로스터 N과 아반떼 N, 코나 N에서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탑재되고 있다. 코나 N은 수동 변속기 없이 DCT만 제공된다.

N 모델 전용으로 개발된 만큼 짧은 작동거리를 가지며, 기어 단수를 내릴 때 엔진 회전수를 맞춰주는 기능을 지원한다.


혼다 시빅 타입 R


전륜구동 최강 모델로 꼽히는 시빅 타입 R에는 수동 변속기만 탑재된다. 빠른 달리기가 가능하도록 개발한 만큼 변속기 성능 향상에도 많은 신경을 써서 개발했다.

플라이휠을 새로 개발해 엔진 반응을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클러치의 관성 중량을 25%까지 낮췄다. 기어비는 시빅 타입 R이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최적화 시켰으며, 종감속비는 7% 낮춰 가속성능도 높였다.

엔진 회전수를 맞춰주는 기능은 기어 단수를 내릴 때뿐만 아니라 기어를 올릴 때도 작동한다. 트랙 주행을 위해 수냉식 냉각 시스템이 장착됐으며, 변속기 커버를 공기역학적으로 설계해 고속주행 시 추가적인 냉각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현재 개발 중인 신형 시빅 타입 R도 수동변속기를 우선적으로 한다.


마쯔다 MX-5 미아타


인마일체(人馬一體)를 강조하는 스포츠 카답게 수동 변속기를 기본으로 한다. 스카이액티브-MT(SKYACTIVE-MT)라는 이름의 6단 수동 변속기는 짧고 명확한 변속 감각을 전달하기 위해 개발됐다. MX-5를 위해 전용으로 개발된 수동 변속기로, 변속을 하는데 기어 레버가 움직이는 거리가 40mm에 불과할 정도로 짧다.


로터스 에미라


로터스의 최신 스포츠카 에미라(Emira)에도 수동 변속기가 탑재된다. 로터스만의 정신인 경량화와 순수 스포츠카 감각을 전달하는 역할을 수동 변속기가 담당하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AMG의 4기통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토요타의 V6 3.5리터 슈퍼차저 엔진 모두 수동 변속기와 궁합을 이룬다. 각각 360마력과 400마력을 만들어내며, 공통적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5초 만에 가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닛산 Z


신형 Z에는 6단 수동 변속기가 장착된다. 6단 수동 변속기에는 일본의 변속기 부품 생산기업 엑세디(Exedy)의 고성능 클러치가 탑재돼 동력 효율이 높아졌다. 여기에 정차 후 출발 시 부드럽게 클러치를 연결시켜주는 런치 어시스트 컨트롤(Launch Assist Control, LAC)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극한의 수동 변속기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드라이브 샤프트는 카본-파이버로 제작된다. 또, 기어를 내릴 때 자동으로 엔진 회전수를 맞춰주는 싱크로레브 매치(SynchroRev Match) 기능도 수동 변속기에 탑재된다.

탑재되는 엔진은 V6 3.0리터 가솔린 트윈터보 사양이다. 6400rpm에서 400마력과 1600~5600rpm 구간에서 48.5kgf·m의 토크를 만들어낸다. 공식 0-100km/h 가속 기록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370Z 대비 15% 빨라졌다고 밝혔다.


포르쉐 718 & 911


여전히 포르쉐는 스포츠카 대다수 모델에서 수동 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제조사로 꼽힌다. 기본형 911이나 718은 물론이고 트랙 주행에 초점을 맞춘 고성능 모델인 911 GT3와 718 GT4 RS와 같은 모델까지 폭넓게 수동 변속기가 지원된다.

포르쉐의 수동 변속기는 7단이다. 대부분 6단 변속기보다 기어 단수가 많아 기어비를 보다 촘촘하게 활용할 수 있다. 포르쉐만의 특징이라면 일종의 진동 저감 마운트 기술인 PADM(Porsche Active Drivetrain Mounts)을 통해 변속 과정 중 울렁거림이나 충격을 최소화시켜 보다 부드러운 동력 전달이 가능하다.


토요타 GR 수프라 & GR 86 & GR 야리스 & GR 코롤라


GR 브랜드를 확장시키고 있는 토요타 라인업 중 GR 야리스와 GR 코롤라는 수동 변속기만 탑재된다. GR 86은 수동 변속기와 자동 변속기 모두 선택 가능하며, 자동 변속기만 탑재됐던 GR 수프라는 최근 수동 변속기 사양이 추가됐다.

수동 변속기는 모두 6단 구성을 갖는다. 공통적으로 종감속비를 짧게 만들어 보다 빠른 가속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튜닝 됐다. 기어 단수를 내릴 때 엔진 회전수를 자동으로 맞춰주는 레브 매칭 기능을 지원하며, 빠른 변속을 할 수 있도록 기어 레버 스트로크를 짧게 만들었다. 저저항 오일을 사용해 보다 부드러운 조작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다.


폭스바겐 골프 GTI & 골프 R


핫해치의 교과서 골프 GTI와 골프 R 모두 수동 변속기를 지원한다. 6단 기어를 가지며, 옵션으로 7단 듀얼 클러치가 준비된다.

골프 GTI에는 245마력과 37.7kgf·m의 토크를 만들어내는 4기통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골프 R에는 여기서 성능을 더 키워 315마력과 42.9kgf·m의 토크를 생성하고 4륜 시스템까지 추가된다.

여기에 탑재되는 수동 변속기는 차량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도록 해준다. 짧고 간결하며 절도감 있는 변속감을 비롯해 기어노브 부분도 수동 변속기만을 위해 새로 디자인했다.

오토뷰 |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