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 욘사마→투자계 큰 손 되기까지 [엔터-Biz]

김지현 기자 2022. 2. 1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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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기록 경신 신호탄을 쏜 6여 년 전 배용준, 박수진 부부가 이들의 콘서트 현장을 찾은 사진이 온라인 뉴스를 장식한 적 있다. 매체들은 ‘부부가 성덕했다’며 떠들었지만, 사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건 팬심이 작용한 것도 우연한 만남 때문도 아니다.

이제 배용준에게 배우라는 타이틀은 어색한 호칭이 됐다. 사업가, 정확히는 투자 전문가라 부르는 게 맞다. 2002년 욘사마 신드롬이 시작된 시절부터 사업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배용준의 투자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BTS는 물론 SM의 수장 이수만부터 JYP를 이끄는 박진영까지 많은 인연을 확인할 수 있다.

매개물은 투자다. 배용준은 욘사마로 얻은 모든 명성과 자본을 사업에 투자하며 자산을 불리는데 성공했다. 배용준은 어떻게 1호 한류 배우에서 국내 엔터 산업계의 큰 손이 된 것일까.

日 기업 DA 인수 - 배용준을 만든 신의 한 수

배용준이 SM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주주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그는 2018년 자신이 설립한 회사이자 1대 주주로 있던 엔터테인먼트사 키이스트의 지분(25.12%) 전량을 SM에 매각, 500억 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실현했다. 배용준은 이중 350억원 가량을 다시 SM에 투자했다. 150억원은 현금으로 지불하고 나머지는 신주로 배정 받아 SM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SM은 왜 배용준의 지분 전량을 인수한 것일까.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욘사마 신드롬을 통해 일본 콘텐츠 시장의 중요성을 경험한 배용준은 2009년 키이스트를 통해 일본 콘텐츠 제작업체인 DA(디지털어드벤처)를 전격 인수했다. 배용준의 투자사에서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한 '신의 한 수'가 바로 DA 인수다. 키이스트는 DA를 한국 콘텐츠 수출의 징검다리로 활용하면서 외형적으로 성장했고 매출과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후 DA는 일본 최대 한류 전문채널인 KNTV를 인수하고 새로운 채널 DATV를 론칭하며 적극적으로 한국 콘텐츠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드라마 방영은 물론 한국 인기 아이돌의 공연 및 팬미팅을 개최하는 등 한류를 관리, 소개하는 에이전시 역할을 하며 크게는 수 천억 원의 매출을 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2017년 방탄소년단의 일본 매니지먼트를 DA가 전담하게 되면서 키이스트는 'BTS 테마주'로 묶이며 하이브가 상장(2021년)하기 전까지 큰 수혜를 입는다.

키이스트 - 욘사마 배용준, 사업가로 성장하다

2000년대 초반 욘사마를 통해 큰 사업 자금을 확보한 배용준은 키이스트 설립으로 본격적인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된다. 2004년 자신의 매니저였던 양근환 대표(현 어썸이엔티 대표)와 함께 BOF엔터테인먼트를 세운 그는 코스닥 진출을 위해 2006년 상장사인 오토윈테크에 90억 원을 출자,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코리아와 손잡고 이를 130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배용준은 회사명을 키이스트로 변경하고 인생의 2막을 연다.

키이스트는 배용준이 배우가 아닌 리더로서의 역량을 인정받는 무대가 됐다. 비슷한 시기 설립된 BH엔터테인먼트의 이병헌이 사업 대신 연기에 집중하며 명실상부 연기파 배우로 거듭난 것과 달리 배용준은 사업에 몰두, 연예 시장에서 '능력 있는 사업가'로 명성을 떨치게 된다.



배용준이 키이스트에서 보여준 성과는 DA 인수, 매니지먼트, 제작 분야 등이다. DA 인수, 확장은 키이스트가 일본 내 한류 시장을 선점하는 주춧돌이 됐다. 본업인 매니지먼트 성적은 어떨까.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예가 김수현을 스타로 성장 시킨 일이다. 김수현이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드림하이’를 제작한 배용준은 이를 홍보하기 위해 ‘태왕사신기’ 후 마다했던 드라마 출연까지 자처했다. JYP 수장 박진영과의 인연은 이 작품에서 비롯된다. 두 사람은 '드림하이'가 크게 성공하자 2009년 50%씩 자본을 출자해 제작사 홀림을 설립한다. (하지만 크게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5년 만에 문을 닫는다.) 현재는 독립했지만 김수현은 키이스트에 몸 담던 시절 한 해에만 수백 억 대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승승장구하며 수 년간 키이스트의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지아 역시 키이스트가 온전히 발굴한 스타고 이나영, 정려원, 임수정, 최강희, 박서준, 김현중, 주지훈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배용준이 키이스트의 1대 주주일 때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배용준은 투자 본능이 강한 사업가다. 수익의 일부는 반드시 재투자했다. 키이스트 지분 매각 후 SM 지분을 사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콘텐츠 제작 역시 배용준이 주력했던 사업 중 하나다. 배용준은 '드림하이' 흥행을 계기로 드라마 제작을 전담할 자회사 콘텐츠K를 설립,‘학교2013’, ‘울랄라부부’ 등을 만들었고 이는 현재 키이스트가 주요 제작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된 배경이 됐다.

실패가 약으로, 신 사업 선두에 집중

사업이 늘 성공 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고 어리숙한 시절도 있었다. 욘사마의 인기가 한창이던 2006년 배용준은 일본에 한국음식전문점 고시레를 론칭했고, 2008년에는 한국전통술집 고시레 화를 오픈하기도 했다. 직접 식당을 찾아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홍보에 적극 나섰지만, 투자자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손님을 유치하는 동력이 될 수는 없었다. 도쿄의 높은 임대비, 인건비 등이 가중되자 식당은 자취를 감췄다. 이 같은 경험은 배용준이 아티스트, 콘텐츠 사업에만 몰두하는 배경이 된다. 당시 주요 엔터사들이 푸드 프랜차이즈 사업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 결국 손해만 본 점을 감안하면 작은 실패가 큰 약이 된 셈이다.

배용준이 최근 투자한 회사는 ‘피규어’ 제작사다. 키이스트 시절 자신의 주요 측근 중 한 명인 배성웅 대표가 설립한 B사를 통해 새로운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2010년 설립된 B사는 인형, 장난감 및 캐릭터 피규어를 제작하는 회사로 지난해 12월 대신밸런스제9호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인수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합병 상장됐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거래소 두나무와 NFT(대체불가능한토큰) 플랫폼 협력 계약을 체결한 곳이다.


B사는 배용준의 투자를 홍보에 전면 내세웠다. 하지만 합병 거래일 첫 날 거래가가 전일 보다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고 이후 회사는 1월 두나무와 협력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한 달 후인 2월에는 배용준이 지분(3만 1158주)을 추가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배용준 효과 덕일까. 주가는 일시 8% 상승하며 반등을 보이는 듯 하더니 다시 약세(한국거래소 2월 14일 기준) 나타내는 중이다.

투자에 투자 거듭, SM 수혜있을까

한류 1호 배우, 키이스트 설립 등 역사를 거듭하며 막대한 자본을 손에 쥔 배용준은 이를 다양한 사업에 재투자 중이다. 미래 사업으로 주목 받는 사물인터넷(IoT)도 그가 주목하는 시장 중 하나다. IoT 방식을 접목한 공기관리앱 A사에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고, E스포츠 기업인 D사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신인 시절부터 게임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한 배용준의 개인적 관심이 투자로 이어졌다. 커피 사업도 소규모로 진행 중이다. 2017년 서울 성수동에 C커피를 개점해 운영 중이다.

반면 부동산 투자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그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배용준의 부동자산은 현재 아내 박수진과 거주하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 소재의 2층짜리 자택이 전부. 배용준은 2010년 60억원대에 해당 집을 매입했는데 현 시가는 95억~100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터계에 종사하는 자본가들이 빌딩 매입에 관심을 갖는 것과 달리 배용준은 빌딩 투자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 하다. 수백 억 원의 돈이 묶이는 빌딩 대신 신사업에 이를 투자하고 빠르게 거두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소 수백억 대의 자산가로 추정되는 배용준의 자산은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그가 주요 주주로 있는 SM은 올해 3월 카카오, CJ ENM 인수설이 유력하다. 어떤 기업이든 인수가 공식화 될 경우 배용준 역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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