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연의 산행처방] 훈장님 회초리가 '사랑의 매'인 이유

글·사진 박호연 피트니스 한의원 원장 2022. 3. 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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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박호연의 산행처방 [종아리]
드라마, 특히 사극에서 남녀 불문하고 종아리를 걷게 하고 그 맨살에 체벌을 가하는 장면은 누구나 한 번쯤 봤을 법한 장면입니다. 지금은 당연히 사라졌지만 과거에는 아동뿐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 종아리 체벌이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궁중에서도 어떤 비행을 저지른 후궁과 궁녀에게 가해졌으며, 성균관 유생들이나 심지어 관리들을 회초리로 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왜 굳이 종아리였을지 의문이 생깁니다. 더군다나 종아리 체벌은 과거 한국사회에서만 유일하게 등장하는 독특한 체벌부위이기 때문에 종아리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집니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의문으로 가볍게 환기해 종아리 근육의 중요성을 의학적 측면에서 풀어보려고 합니다.
신체·인지 능력에 중요한 가자미근 자극
종아리 근육은 그림1의 단면에서 볼 수 있듯이 10개의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종아리를 이루는 근육들의 구조를 보았을 때 비복근과 가자미근에 대한 자극이 체벌의 목표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구조적으로 비복근과 가자미근은 아킬레스건을 공유하고 있지만 걸을 때 독립적으로 기능을 합니다.
가자미근은 지면 상태에 따른 경골의 불안정을 제어하고 무릎 굴곡을 제한하는 역할을 하는 반면, 비복근은 무릎을 굴곡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중 가자미근은 근력과 달리기 성능, ACL 스트레스, 아킬레스건 부상, 안짱다리, 심지어 인지 능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가자미근을 최대한 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이유는 노화에 따른 신체 및 인지 능력 감소에 가자미근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Paquette M, DeVita P, Williams D(2018)의 연구에 따르면, 고령의 달리기 선수의 속도 저하는 결국 엉덩이 또는 무릎 힘 출력의 감소가 아니라 가자미근 약화로 인한 힘 출력 감소 때문으로 밝혀졌습니다.
더불어 가자미근은 노화 관련 인지 저하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Dorn T, Schache A, Pandy M(2012)에 의하면 노화에 따른 인지 장애는 뇌 혈류 감소와 강한 상관 관계가 있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30~70세 사이에 뇌 혈류의 30~50%가 감소하는데, 이때 가벼운 운동으로 대뇌 순환을 향상시킴으로써 인지 기능 저하의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근육 활동은 심장으로의 정맥 반환량을 증가시키고, 이는 다시 심박출량을 향상시키기 때문입니다.
Padberg F(2001)에 의하면, 특히 종아리의 가자미근은 하지에서 심장으로 혈액을 되돌려 보내는 역할을 하는 신체의 주요 근육 펌프이기 때문에 이 근육을 운동시키는 것이 효과가 있음을 주장합니다.
가자미근 활동과 인지 사이의 잠재적인 관계를 평가하기 위해 McCleod K, Stromhaug A.(2017)는 저혈압 노인군에 4개월간 매일 1시간씩 가자미근을 수축시키는 기계적 자극을 사용했습니다. 실험이 끝날 무렵,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함으로써 가자미근 운동을 수행한 노인이 실행 기능 테스트에서 인지 수행의 현저한 개선을 보임을 밝혔습니다.
발뒤꿈치 나오게 계단에서 운동을
가자미근육 자극과 인지 수행 개선의 상관관계를 고려해 보았을 때 서당에서 학습 수행이 더딘 아이들에게 종아리를 체벌 부위로 선택했던 것은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구시대적 종아리 체벌 대신 어떻게 문명화된 방식으로 가자미근육을 자극할 수 있을까요.
가자미근육을 강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계단이나 폼 플랫폼의 끝에 발뒤꿈치가 나오게 선 후 무릎 굽힌 상태로 발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동작을 25회 반복하는 4세트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때 발뒤꿈치를 안쪽으로 바깥쪽으로 뒤틀어내면 가자미근의 서로 다른 여러 섬유들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그림 2처럼 뒤꿈치 들기를 수행하는 동안 환자가 적극적으로 발뒤꿈치를 안팎으로 틀도록 합니다.
가자미근육을 길게 한 자세로 운동하면 근력, 근육량 및 힘줄 탄력성이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에 발뒤꿈치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것과 관련해 중량을 들지 않고 가볍게 시행하는 25회 4세트의 운동 프로토콜은 무거운 중량을 드는 운동만큼 효과적입니다. 더욱이 가벼운 중량 운동은 부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산행은 다양한 형태의 오르막 단을 만나 가자미근육의 다양한 섬유를 자극할 수 있는 좋은 야외 운동입니다. ‘종아리 걷어’ 대신 함께 산을 찾아 신체와 인지 역량을 높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방법일 것입니다.
박호연 한의사
학력
경희대학교 한방재활의학 박사과정 수료
건양대학교 운동처방학 석사
동국대학교 한의학과 한의사
National University Medical Sciences(Spain) 오스테오파시 박사
National Academy of Osteopathy(Canada) 오스테오파시 디플로마
경력
피트니스 한의원 대표원장
National Academy of Osteopathy 한국대표
가압운동(KAATSU) 스페셜 리스트
건강운동관리사(구 생활체육지도자 1급)
대한 스포츠 한의학회 팀닥터
움직임 진단 (SFMA, FMS) LEVEL 2

본 기사는 월간산 2022년 3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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