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반과 캠핑카는 시작점부터 다르다. 자체적인 동력, 엔진이 있고 그 위에 만들어진 생활공간은 캠핑카, 자체적인 동력이 없어 피견인형으로 제작된 RV는 카라반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피견인형이란 말이 생소할 수 있지만 견인되어 끌려가는 형태를 의미한다. 이 말은 카라반 선택에 있어 앞에서 끌고가는 자동차(견인차로 불림)의 성능과 무게가 주요한 핵심 포인트라는 점을 의미한다.
견인차의 무게를 100%으로 보았을 때 뒤에서 끌려가는 카라반은 견인차 총중량의 70% 이하가 안전하고 최대 80% 이상은 피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 이 범위를 벗어나는 예외도 있지만 하체보강, 견인차의 성능이 월등한 경우가 아니라면 초보는 따라하지 않길 바란다.

가끔은 인터넷상에서 2,000cc 이상의 SUV가 아니라면 '차체가 찢어지네', '미션이 나가네', '국산 자동차로는 견인이 불가능하네' 등의 댓글이 달리는데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이다.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견인장치 연결 부위가 손상될 수 있다는 의미이며 동일한 차량이라도 카라반(피견인차)의 무게와 자동차의 연식, 사용 조건, 운전 습관, 보강 유무, 견인장치의 종류 등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SUV가 더 낫다는 것은 승용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겁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중량대비 선택 범위가 넓고 토크가 더 낫기 때문에 견인에 유리한 것이지 승용차라서 안되는 것은 아니다.

카라반이 수평인 상태에서 견인볼에 가해지는 무게는 불과 60kg 전후지만 도로의 상황에 따라 위아래로 순간적인 하중은 2~3배에 달한다. 과속 방지턱을 서행으로 통과하지 않고 넘어갈 경우, 60kg x 3배, 약180kg이 견인장치에 충격으로 전해지고 이런 순간적인 충격들은 견인장치와 연결된 자동차의 차체에 서서히 누적 피로도로 쌓이게 되는 셈이다.
또한 견인차는 공차중량 + 승차 정원 + 적재 무게 = 총중량인데 여기에 적재 무게만큼의 순간적인 피로도가 쌓인다면 가장 취약한 부분과 볼트, 너트, 모노코크 바디의 연결부위는 진동과 함께 마찰로 인한 손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페인트가 벗겨지고 녹이 발생할 경우, 필연적으로 이 부위의 유격은 점점 벌어지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연결 부위의 추가 보강과 스프링 보강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카라반은 주행 시 수평 상태가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최저지상고가 낮은 승용차, 세단에 견인할 경우, 카라반 앞부분이 숙여진 상태로 운행하게 되고 뒤는 상당히 들린 상태가 되기 쉽다.
이럴 경우, 두 가지 정도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과속 방지턱 혹은 경사로에서 도로와 카라반의 쟈키휠, 하단부 범퍼가 충돌, 마찰 등으로 손상될 수 있다는 점과 카라반의 무게가 견인장치로 쏠릴 수 있다는 점이다.
대처방법 tip // 견인장치가 아닌 견인볼의 높이를 올려 수평을 잡는 방법과 후륜에 강성 스프링을 끼워 차체의 기본 높이를 올려주는 방법이다. 사각형 히치 타입은 2~3cm 단위로 세부 조정, 교체가 가능하지만 유럽 스완넥 타입은 견인볼을 구하기 쉽지 않아 전체적인 세팅과 높이 조절에 주의해야 한다.

견인차와 카라반을 연결한 후 측면에서 바라보면 현재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카라반이 앞으로 숙여졌는지, 수평인지 확인하면 된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견인차 휠 하우스의 빈공간이 동일한지를 같이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전체적인 상태는 일정하지만 전륜의 휠하우스가 주먹 두 개가 들어갈 정도로 들려있다면 후륜의 스프링이 약하거나 카라반의 수직하중이 너무 무겁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알쏭달쏭한 카라반 무게 // 카라반에 있어 전면부 수직하중 증가의 원인은 레이아웃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하지만 무게가 1:1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10kg 가스통 2개를 실었다고 해서 수직하중이 대략 20kg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카라반의 총중량은 44kg이 증가한다? (10kg 철제 가스통 자체 무게 11.8kg + 가스 10kg 완충시 약 22kg)
카라반의 구조상 타이어를 기준으로 시소로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사진상 카라반의 공차중량은 1,197kg, 총중량은 1,347kg이다. 총중량을 기준으로 안전한 견인차의 중량은 1,900kg 선이다.
렉스턴 스포츠 공차중량 2,024kg, 펠리세이드 1,955kg, 싼타페 1,885kg, 모하비 2,265kg, 쏘렌토 1,755kg, 카니발 2,030kg, 콜로라도 1,960kg, 볼보 xc90 2,160kg,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 1,850kg 등을 살펴보면 대략적인 견인차의 조건이 보일 것이다.
견인차의 무게와 더불어 고려해야 할 것은 내가 견인하고자 하는 피견인차의 무게와 활용도, 형식, 제조사, 제조국에 따라 일부 사항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750kg 미만의 소형 카고를 견인한다면 어떤 종류든 상관없겠지만 미국식은 2인치(50.8mm)의 견인볼에 7핀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기 브레이크 시스템을 적용해야 하므로 별도의 추가 비용이 들 수 있다. 커플러 형태에 따라서도 약간의 제약이 더해지는데 이런 세부적인 사항을 간과하게 되면 이중 지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에는 카라반의 무게 배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본다. 실내의 레이아웃과 상관없이 카라반은 정확한 무게 배분이 이루어져야 안전한 주행이 가능해진다.
무게 배분 시 주의사항 // 후면부에 절대로 무거운 것을 싣지 말라. 후면부 끝에 무게가 실리면 스웨이 현상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가장 무거운 것은 타이어 위에 가까운 곳에 실어야 한다. 무거운 물건은 바닥에 가벼운 물건은 상단 수납장이 적합하다. 대부분의 카라반은 전면부 서비스 도어에 가스통 등 부피가 큰 물품들을 수납하게 되는데 가정용 에어컨을 장착한 모델은 실외기를 이 공간에 넣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바닥면의 파손과 손상, 무게 치우침으로 인한 부작용은 감내해야 한다.

유럽 아드리아 카라반의 실내 모습이다. 최근들어 인산철을 비롯해 배터리의 용량을 과하게 늘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경우, 실내의 수납공간 영향으로 한 쪽으로 치우쳐 무게가 실리는 부작용을 겪게 된다.
카라반은 메인 출입구를 기준으로 어닝이 배치된다. 또한 침대 하단부, 소파 하단부 등에 서비스 도어가 있어 그 위치에 물품 적재가 이루어져 불균형이 가중될 수 있다. 차라리 실내에 매트리스를 깔고 바닥면에 부피가 큰 용품을 쌓고 움직이지 않도록 잘 고정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주행 시 주의사항 // 초보 알비어는 가끔 이런 질문을 해온다. 외부의 기온이 낮아 도착 후 추운데 실내 히터를 가동하고 이동해도 되냐는 질문이다. 이 이야기는 '가스를 켠 상태에서 주행하다가 충격을 받으면 폭발하지 않을까요'라는 질문과 같다. 당연히 안된다. 주행 중에 히터가 꺼지면 실내에는 가스가 가득 찰 것이고 작은 불꽃만으로도 폭발, 화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카라반 견인에 있어 후방의 시야 확보는 상당히 중요하지만 많은 알비어들이 이 부분을 놓치고 있다. 견인차의 후방 미러만으로 폭이 넓은 카라반의 좌우, 후면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후방 카메라를 설치한 알비어라면 정체되고 있는지, 후진 시 장애물까지 파악할 수 있지만 차선 변경, 고속도로 진출입로 구간에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경험을 한두 번은 해보았을 것이다. 가장 쉬운 것은 확장 미러를 장착하는 것이다. 기존 미러 위에 별도의 미러를 부착해 시야를 더욱 넓히는 간단한 원리지만 과하게 튀어나오거나 장착, 흔들림, 순정 미러의 손상을 걱정해 창작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부 픽업트럭에는 순정으로 장착되기도 한다.

도로 위에서는 사각지대를 줄여줄지 몰라도 후진 상황에서 카라반 상단부와 나무, 지붕, 장애물들과의 충돌, 파손을 모두 파악하기란 불가능해 또 한 명의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의외로 도착 전후에 이런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견인이라는 조건은 일반적인 자동차 운행보다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아지고 피로감도 크다. 하지만 카라반이 갖는 장점을 생각한다면 캠핑카보다 낫다는 의견도 많을 것이다. 반대로 카라반 견인이 힘들어 일체형 캠핑카로 넘어왔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RV는 생업이 아닌 레저이자 여행의 한 수단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과속을 하기보다 가족과 함께 안전한 여행길이 되길 바라본다. 좁은 길에서 길게 정체된다면 적당한 위치를 골라 후속 차량을 먼저 보내는 서로간의 배려도 필요한 시점이다. 올바른 알빙문화가 정착되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