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40년, 영구 결번 스토리|선동열, 이종범 이은 영구결번은 누구?


타이거즈 40년 역사에 영구결번은 단 두 명에게만 허락됐다. 주인공은 선동열과 이종범이다. 선동열의 18번과 이종범의 7번은 타이거즈에서 누구도 사용할 수 없다. 한국시리즈 역대 최다 11회 우승을 자랑하는 KBO리그 최고 명문구단. 수 많은 스타가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벗었다. 그러나 영구결번은 아무에게나 허락하지 않는 '신성 불가침 영역'과도 같다.


그래서 권위가 넘친다. 선동열과 이종범은 영구결번으로 대접 받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선동열 전 감독은 1985년 데뷔, 1995년까지 11년간 367경기서 146승40패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을 찍었다. 완봉 29회 포함 완투 68회를 기록했다. 통산 1647이닝을 소화했고, 1698탈삼진을 솎아냈다. 연간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았던 시즌이 1994년의 2.73이었다. 0점대 평균자책점만 무려 5회. 1992년에는 11경기서 0.28이라는 비현실적 수치를 남겼다. 아울러 세 차례 20승 이상 거뒀다. MVP 3회, 골든글러브 6회, 다승왕 4회, 평균자책점 1위 8회를 자랑한다.


선동열은 1996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로 옮겨 1999년까지 활약한 뒤 은퇴했다. 타이거즈에 남아있었다면 더 대단한 성적을 남겼을 것이다. 주니치에서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고, 실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도 성공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체 중심의 안정적인 투구를 하며 누구보다 익스텐션이 길었다. 같은 150km 패스트볼이라도 선동열의 그것은 훨씬 위압감 있었다. 슬라이더를 논할 때 절대 빠져선 안 될 레전드다. 커브, 커터성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종범은 1993년 데뷔해 2011시즌까지 총 16시즌간 뛰었다. 1998~1999년에는 일본 주니치에 몸 담았다. 야구계 명언 '투수는 선동열,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의 주인공이다. 통산 1706경기서 타율 0.297 194홈런 730타점 1100득점 510도루를 기록했다. 1994년 타율 0.393으로 타격왕을 차지할 때는 아쉬움이 있었다. 4할 타율에 도전했으나 시즌막판 배탈에 의한 부진으로 실패했다. 그래도 당시 84도루는 지금도 깨지지 않은 한 시즌 최다기록이다. 타격 5관왕으로 MVP에 선정됐다. 1997년에는 30홈런 64도루라는 역대급 기록을 남겼다. MVP 1회, 골든글러브 6회, 최다안타왕 1회, 도루왕 4회, 득점왕 5회를 차지했다.


이종범은 일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뒤 서서히 하향세를 그렸다. 그래도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끄는 등 오랫동안 타이거즈의 정신적 지주이자 덕아웃 리더로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2012시즌을 앞두고 팀 내 입지가 흔들리는 것을 감지하자 쿨하게 은퇴를 선언했다.


아깝게 영구결번이 되지 못한 선수도 있다. 김성한과 이강철, 이대진이 대표적이다. 김성한은 1982년 데뷔, 1995년까지 1336경기서 타율 0.286 207홈런 782타점 762득점했다. 1986년까지는 투수도 병행했다. 41경기서 15승10패2세이드 평균자책점 2.96으로 수준급이었다. 1982년 데뷔하자마자 10승을 따냈다. 데뷔 시즌 '10승-10홈런'이라는 진기록의 주인공.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도 못한 걸 김성한은 해냈다. '오리궁둥이' 타법으로 유명했다.


이강철은 1989년 데뷔, 2005년까지 602경기서 152승112패53세이브33홀드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완봉 18회 포함 완투 65회를 자랑한다. 1989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낼 정도로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역대 최고 사이드암 투수였고, 선동열에 이어 '타이거즈 넘버2' 레전드 투수였다. 2000년에 삼성에서 뛰었지만, 사실상 프랜차이즈 스타다.


이대진은 부상이 아쉬운 케이스다. 1993년 데뷔, 283경기서 100승74패22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1998년 5월14일 현대전서 10타자 연속 탈삼진을 솎아낼 정도로 전성기 위력이 대단했다. '폭포수 커브'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1999년 어깨 통증이 찾아온 뒤 약 7년간 수술과 재활로 고생한 끝에 선수생명도 다했다.


이후 타이거즈에선 이범호, 최형우 등 이적생들이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서재응, 최희섭, 김병현 등 메이저리거들도 거쳐갔다. 그러나 이들이 영구결번급 임팩트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윤석민은 FA 계약 이후 어깨부상으로 퍼포먼스가 많이 떨어졌다.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타이거즈 영구결번 3호'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진 선수가 있다. 양현종이다. 2007년 데뷔, 2020년까지 14시즌간 타이거즈에 몸 담았다. 425경기서 147승95패9홀드 평균자책점 3.83. 완봉 4회 포함 완투 13회를 기록했다.


2021년에 미국에서 도전의 시간을 가졌다. 올 겨울 FA 4년 103억원 계약을 맺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올 시즌 이강철의 152승을 넘어 타이거즈 역대 최다승을 예약했다. 또한, 1986이닝으로 역대 7번째 통산 2000이닝을 눈 앞에 뒀다. 넉넉잡아 내년이면 2204.2이닝의 이강철을 넘어 타이거즈 통산 최다이닝 투수가 될 전망이다.


양현종은 그만큼 꾸준했다. 데뷔 후 부상으로 장기간 쉬어본 적이 거의 없었다. 올 시즌에도 토종 에이스로서 '뉴 타이거즈'를 이끈다. 34~37세 시즌에도 아프지 않고 이름값을 해내면 또 한번의 FA 대박은 물론, 타이거즈 영구결번 3호를 사실상 예약한다.


<글. 마이데일리 김진성 기자/사진.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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