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은 맛있던데, 왜 23호점은 맛 없을까 [사장의 맛]
퀄리티 콘트롤이 관건
매장 조도, 손님 응대 멘트까지 매뉴얼로
창업 과정을 다룬 서적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유튜브 동영상도 쏟아집니다. ‘사장의 맛’은 진짜 창업가가 자기 이야기를 전합니다. 실전 MBA인 셈이죠. 선배 창업가가 후배에게 알토란 비법을 공유합니다.
광화문, 여의도, 역삼동, 판교 등 주요 상권에서 규카츠, 오므라이스 맛집으로 자리잡은 후라토식당. (주)석찬의 채동찬 사장(38)은 외국계 기업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투잡’으로 후라토식당을 시작했습니다. 2022년 4월 현재 후라토식당은 전국 18개 매장이 영업 중입니다. 후라토식당 매장의 평균 크기는 24평, 평균 월매출은 6100만원 가량입니다. 지난해 후라토식당의 전체 매출은 91억7300만원. 채 사장은 후라토식당에 이어 광화문에서 홍콩음식점 ‘홍콩익스프레스’와 소규모 우동전문점 ‘우동스테이션’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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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토식당 18개 매장 중 직영은 4개, 나머지 14개는 가맹점입니다. 채 사장은 “가맹 사업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게 가능할까요? 가맹점 사장의 퀄리티 컨트롤을 매일 감시할 수도 없는데, 그게 가능할까요? 노하우가 있다고 합니다.

◇빠른 성장? 가맹사업이 답
채 사장은 2017년 광화문 본점을 열고, 다음 해에 2호점(판교아브뉴프랑점)을 냈습니다. 가맹점이었습니다. 이후 광교, 발산, 상암, 동탄, 대구, 성수, 용산 등에 오픈한 후라토식당 모두 가맹점입니다.
-가맹사업은 전문 ‘꾼’들이 하는 것 아닌가요?
“본점의 맛과 분위기를 가맹점에 이식할 수 있다면 가맹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본점의 맛과 멋을 가맹점에 이식한다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후라토식당은 2호점이 가맹점인데, 애초에 가맹사업을 계획한 건가요?
“본점을 열기 전부터 준비했습니다. 제가 하는 본점이 가맹사업본부로, 브랜드 관리에 집중하겠다 이런 전략이었습니다. 처음부터 가맹점에 쉽게 이식가능한 메뉴, 레시피, 인테리어를 짰습니다.”
-직영점을 더 내지 않고 가맹점을 낸 현실적인 이유가 있겠지요?
“돈과 시간이죠. 직영점을 추가로 내려면 1호점에서 돈을 충분히 벌어야 하잖아요. 애초에 전략적으로 가맹사업을 계획한 것도 그 돈과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였죠. 본점-가맹사업-이후 직영점 추가 이런 구도를 짰습니다. 빠른 성장을 위해선 가맹사업이 답이라고 생각했어요.”
-브랜드가 잘 안 알려져있는데, 누가 가맹점을 내고 싶어하나요?
“처음 가맹점 2개는 가게에 와 본 지인이 오픈했어요. 이후에는 입소문이 나자 문의가 오더라고요. 홍보도 따로 하지 않고, 매장에만 가맹점 브로셔를 놨는데도요. 식당은 사실 복잡하게 생각할 게 없어요. 둘러보고 맛 보면 내가 해도 되겠구나라고 느낄 수 있잖아요.”
후라토식당은 2019년 3개, 2020년 4개가 신규 오픈한 데 이어 2021년 8개가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가맹점을 빠르게 시작한 것 치고는 가맹점 증가 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 같은데요.
“순식간에 생겨났다가 눈 깜짝할 새 사라지는 가맹점들 많이 보셨죠. 저희는 무분별한 출점이 원인이라고 봤어요. ‘출점 속도’에 가장 신경 썼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한 달에 최대 한 개 새 점포를 낸다는 원칙입니다. 현재 5개의 매장이 오픈 대기 중입니다.”


◇조도, 음악 플레이스트까지 똑같이
사장의 맛이 1회로 소개한 바스버거는 초창기 지인이 오픈한 가맹점 2개를 제외하면 16개의 점포가 직영입니다. 바스버거를 운영하는 테이스터스 서경원 사장은 가맹점을 더 내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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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런(long run)하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퀄리티 콘트롤이 굉장히 중요하다. 가맹점은 아무래도 그게 쉽지 않죠. 가맹점 두 곳은 믿을 만한 지인을 통해 테스트 했는데 더 이상 가맹점은 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채 사장과 서 사장은 영업 철학이 다른 걸까요? 두 사람 다 ‘퀄리티 콘트롤’를 말하고 있는데요?
-가맹사업을 하면 상식적으로 퀄리티 콘트롤이 어려울 것 같은데요.
“가맹사업 단점이 ‘퀄리티 콘트롤이 어렵다’ 맞습니다. 반대로 퀄리티 콘트롤만 잘 한다면 빠르게 성장하고 브랜드 파워가 커집니다.”
-이해가 잘 안 됩니다.
“퀄리티 콘트롤, 정말 쉽지 않습니다. 직영점이든 가맹점이든 어딜 가더라도 똑같은 맛, 똑같은 분위기, 똑같은 서비스를 느낄 수 있는 퀄리티 콘트롤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뭘 했다는 거죠?
“시스템과 매뉴얼. 제가 11년 동안 다녔던 기업은 역사가 100년이 넘어요. 거기서 배운 게 시스템과 매뉴얼의 중요성이었습니다. 고객 만날 때 질문하거나 대화하는 것까지 매뉴얼로 정해져있던 회사였습니다. 후라토식당에도 시스템과 매뉴얼을 만들어 브랜드 퀄리티를 관리했습니다. ”
-후라토식당에 적용한 건 뭔가요.
“한 달에 최대 한 개의 신규 매장 출점 원칙에 더해 예비 점주는 한 달간 교육 받아야 합니다. 점주 포함 최소 3명이 직영점에서 한 달간 레시피, 손님 응대 교육을 받아요. 저희가 만든 체크리스트를 통과해야 합니다. 통과를 못하면 오픈을 연기합니다.”
-그 정도는 다들 하지 않나요.
“신규 점포 오픈 후에도 관리합니다. 본사에서 인터넷 리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합니다. 또 본사 슈퍼바이저가 한 달에 한 번 불시에 가맹점을 방문합니다. 청결 문제 등이 발견되면 구두경고하고, 이어서 공문을 보냅니다. 공문 2회 이상 발송시에는 물류공급을 중단합니다. 이런 내용을 가맹점 계약할 때 충분히 설명합니다. 실제 한 가맹점은 열흘간 문을 닫고 재정비해서 오픈했습니다.”
-그럼 어느 매장을 가든 퀄리티가 비슷하다고 자부할 수 있나요?
“네. 맛과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분위기도 일관되게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각 매장마다 직접 그린 벽화를 설치하고, 조도(照度)도 똑같이 맞춥니다. 매장 BGM도 같습니다. 3시간 분량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모든 매장에서 똑같이 재생합니다. 손님을 자리로 안내할 때 멘트나 웨이팅 관리 요령 등 접객 매뉴얼도 있습니다.”

후라토식당은 규카츠와 함께 나이프를 가져가면 쩍 갈라져서 밥 위에 퍼지는 오므라이스로 입소문이 났습니다. 채 사장이 사장의 맛 독자를 위해 집에서도 쉽게 반숙 오므라이스를 만드는 레시피를 공유합니다. 15일 금요일 레시피를 담은 기사와 동영상으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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