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다" 들썩..교회 방역 풀리자 쾌재 부른 '의외의 업계'

이소아 입력 2022. 4. 17. 22:13 수정 2022. 4. 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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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금요일 늦은 오후.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문의한 결과 오는 25일부터 마트 내 시식·시음이 허용된다는 해석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시 시식코너를 열게 된다면 2020년 8월 말,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이후 약 600여일 만이다.


립스틱 바르고, 유모차 끌고 ‘밖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18일부터 해제되면서 유통가 전반에 소비 진작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분야별로는 코로나19 상황과 달라진 소비행태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방안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전면 해제를 앞둔 17일 서울의 한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진행된 백화점의 봄 정기 세일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했으며, 패션ㆍ레저ㆍ색조화장품 등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연합뉴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는 이달 말에서 5월 초 일제히 화장품 행사를 열기로 하고 준비에 한창이다. 선물 수요가 늘어나는 ‘가정의 달’인 데다 거리두기 완화로 나들이 등 야외활동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해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이달 들어 14일까지 립스틱 등 색조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40%나 늘었다. 백화점들은 조만간 화장품을 발라보거나 향수를 뿌려 맡아보는 ‘테스터(tester)’사용도 허용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작업에도 착수했다.
17일 낮 서울의 한 백화점을 찾은 사람들이 의류 등 나들이 용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롯데백화점은 대대적인 유아·아동 상품 기획행사를 계획 중이다. 실제 지난 3월 이후 관련 상품 매출이 40~50%씩 증가하기 시작했다. 2년 동안 훌쩍 커버린 아이들을 위한 용품 수요가 몰린 까닭이다. 롯데 관계자는 “방역지침과 계절 등 나들이 환경이 갖춰지면서 100만~300만원에 가까운 고가 유모차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패션업계에선 ‘종교활동 정상화’를 의외의 호재로 보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종교시설 수용인원을 70% 범위로 제한해오다 이를 완전히 해제했다. 국내패션 업계 관계자는 “특히 교회와 성당에 갈 때는 정장에 가까운 차림을 갖추고 가는 분들이 많다”며 “2년간 ‘입고 갈 데가 없다’며 옷을 사지 않던 소비자들의 의류구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쟁여놓던’ 간편식 사라지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자취를 감췄던 시식코너도 오는 25일 이후엔 가능해진다. 관련업계는 테이블 한 칸 띄우기, 칸막이 설치 등을 완화하고 시음·시식 재개 여부와 방식 등을 논의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그동안 식품 협력사 분들이 ‘한번 드셔보세요’ 말도 못하고 움직이는 광고판처럼 피켓을 들고 군만두, 돈가스 등을 홍보했다”며 “아무래도 직접 드셔보고 설명도 듣고 하는 것과 (판매효과가) 완전 다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17일 낮 서울 이마트 미아점에서 손님들이 식료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다만 방역제한이 풀려 ‘집밥’ 수요가 외식으로 빠져나갈 경우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이나 밀키트 등의 판매가 줄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HMR 시장은 4조3000억원 규모로, 코로나 전인 2019년 3조5000억원에서 23% 증가했다. 올해는 5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 이에 식품·식자재업계는 물론 외식업계, 호텔업계까지 간편식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한 마트 관계자는 “그동안 내식(집밥)으로 간편식을 대량으로 사서 ‘쟁여놓는 소비’의 수혜를 받은 게 사실”이라며 “일상회복에 따라 간편식 판매가 크게 줄어들지, 매장 손님이 늘어나 그 손실을 상쇄할지, 예상과 달리 간편식 판매에 큰 변동이 없을지 5~6월이 지나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명품, 백화점이냐 면세점이냐


명품도 이번 변화에 민감하다. 백화점 업계는 해외여행 제한에 막힌 명품구매 수요가 백화점으로 쏠리면서 ‘코로나 속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경우 이런 수요가 면세점 등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

전망은 엇갈린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구매경험이 있는 고객은 해외여행이 재개돼도 계속 백화점을 찾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면세한도 1인당 600달러(약 73만원)로 제한 ▶달러강세 ▶정품보장 ▶백화점 VIP고객 혜택 등을 들었다. 그는 “코로나로 미룬 혼수시장이 살아나며 명품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라며 “백화점의 명품 고성장세가 더뎌질 수는 있지만 아예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은 각국 공항마다 가격이 다르고 면세점마다 가격을 차별화할 여지도 있다”며 “소비자들이 면세점과 백화점의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는 데다, 명품들이 계속 가격을 올리면 백화점 명품 구매고객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 2년을 거치면서 사람들의 생활양식이 적지 않게 변했다”며 “특히 개인주의, 편의주의 성향이 늘어나면서 인테리어나 가정간편식 수요 등은 코로나가 끝나도 증가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국내 유통업계도 내수 외에 해외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명암에 대응하기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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