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전기차의 이면
- 전기차 배터리 원료 생산에서 모순적으로 발생하는 환경 오염
- 현재 기술로는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적이라는 의견도 있어
- 폐배터리 활용 방안 모색 시급

전기 배터리로 모터를 작동 시켜 운행하는 전기차는 주행 중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습니다. 휘발유나 경유를 태워 달리는 내연 기관차와 다르죠.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주고 전기차 시장을 키우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전기차를 만드는 과정까지 고려하면 탄소 배출에 대한 이야기가 달라지는데요. 차세대 모빌리티로 떠오른 전기차가 정말 친환경적인지 카츄라이더가 알아봤습니다.
◇원료 채굴 과정에서 드러난 민낯

전기차를 구동하는 핵심 부품은 배터리입니다. 전기차의 심장이죠. 내연기관차의 엔진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동력을 저장할 뿐만 아니라, 배터리의 전압에 따라 모터의 회전수와 회전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배터리의 주원료는 니켈, 리튬, 코발트 등 광물 자원입니다. 전기차의 수요가 늘면서 배터리 원료비도 크게 올랐습니다. 니켈, 리튬, 코발트 모두 가격이 폭등해 역대 최고가에 거래되고 있죠. 생산 원가에서 배터리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주원료들은 러시아, 세르비아, 아르헨티나, 콩고,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채굴되고 있습니다. 자원을 보유한 국가가 광산 개발 사업에 몰두하자, 예상 밖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일부 국가의 자원 채굴 과정에서 인근 지역의 환경 오염을 초래했기 때문입니다.

광산에서 캐낸 코발트 원석은 불순물을 걸러내기 위한 추출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때 황산과 같은 화학 물질이 쓰이죠. 코발트 생산량의 70%를 담당하는 콩고에서는 황산 등의 중금속 산업 폐수가 별도의 처리 과정 없이 강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주민의 생활용수와 식수가 되죠. 그 결과 최근 몇 년 사이 콩고 코발트 광산 인근 마을의 기형아 출생률이 급격하게 늘었다는 보고가 들려옵니다.
세르비아도 광산 분진으로 인한 대기오염 수준이 심각합니다. 리튬 광산 산업으로 인해 세르비아의 대도시 ‘베오그라드’는 유럽에서 가장 오염된 지역 1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죠. 유럽환경청에 따르면 ‘환경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 당 175명으로 세르비아가 유럽 국가 중 1위입니다. 결국 작년에는 리튬 채굴로 인한 환경오염을 우려해 리튬 광산 채굴 반대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올해 1월 리튬 채굴권 허가가 취소됐죠.
◇전 주기적 평가로 탄소 배출량을 비교해보면

전기차 제작 과정뿐만 아니라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 전기차를 폐차 또는 재활용하는 과정을 포함해 총체적인 탄소 배출량을 평가하는 것을 ‘전 주기적 평가(Life Cycle Assessment)’라고 합니다. 일본의 완성차 업체 도요타는 2021년 9월 온라인 탄소 중립 전략 발표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보다 더 친환경적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도요타가 밝힌 도요타 하이브리드차의 총 판매량은 1810만대입니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주행 중 배출가스가 평균 30~40% 적습니다. 반면 1810만대에 들어간 배터리의 양이 전기차 26만대에 들어가는 양에 불과했죠. 전 주기적 평가에 의한 탄소 배출 정도를 따져보면 전기차 550만대를 판 것과 같은 수치라고 합니다. 배터리는 더 적게 사용하면서 효율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인 거죠.
◇전기차 산업 확장하려면 폐배터리 활용안부터 내놔야

효용을 다한 전기차 배터리도 골칫거리입니다. 배터리는 소모품입니다. 충전과 방전이 반복되면 효율이 떨어지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 승용차인 테슬라 모델 3에는 무려 스마트폰 5000대 분량의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을 7~10년으로 보고 있는데요.
폐배터리는 내부 리튬을 재추출하는 방식으로 활용이 가능하지만 현재 기술력으로는 효율에 한계가 있습니다. 폐배터리를 모아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 저장 장치) 설치에 이용하는 재사용 방식도 있습니다. 그러나 연간 늘어나는 폐배터리 발생량보다 재활용량이 적어 국내 전기차 폐배터리는 일산, 제주, 경북 테크노파크 창고에 저장된 상황입니다.
미 메릴랜드대 전기컴퓨터공학 박사인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는 “리튬 매장량은 구리의 매장량보다 적은 수준”이라며 “전기차 시장이 확장되려면 신소재를 이용한 배터리 개발이 시급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친환경의 정의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전기차의 실효성이 달라질 수 있다”며 “전기차가 지구의 광물 자원을 고갈시키고 채굴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점, 전기차 충전소에 공급하는 전기가 대부분 화석 연료를 이용한 발전(發電)에 의해 생성되는 등의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기차가 진정한 무공해차가 되기 위해선 전기차의 전기 사용량 효율 강화, 신재생에너지 발전, 폐배터리 활용 등 기반 기술에 대한 연구가 선결돼야겠습니다.
/김영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