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도 '친환경' 있을까? 휴가 전에 체크 [에코노트]

박상은 입력 2022. 6. 25. 18: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한 여행업체 설문조사에서 ‘3개월 안에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은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86%에 달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서 해외여행 욕구도 점점 커지고 있는 거죠. 독자분들 중에서도 다음 여행을 위해 항공권 예약 사이트를 둘러보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항공기는 그 무게와 크기만큼이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이동수단입니다. 하지만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선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해외로 나가기가 쉽지 않죠. 그렇다면 항공권 살 때 조금이라도 ‘환경에 이로운’ 티켓을 선택해보면 어떨까요?

항공편 검색하면 탄소 배출량 표시… ‘친환경 옵션’ 분류도
게티이미지뱅크

구글은 지난해 10월부터 항공편을 검색할 때 구체적인 탄소 배출량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글 항공편’ 사이트에서 여행 일정을 검색하면 항공사별로 비행 스케줄이 나열되고 가격, 비행시간과 함께 예상 탄소 배출량이 수치로 표시됩니다.

검색 결과를 분류하는 필터에 ‘낮은 배출량’ 옵션이 있어서 탄소 배출이 적은 항공편만 모아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경유를 해서 비행시간이 길면 무조건 탄소 배출량이 높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비행기 기종 등에 따라 수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비행기 예약플랫폼 스카이스캐너도 2019년부터 ‘친환경 옵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항공편을 검색하면 탄소 배출량이 평균 이하인 항공권을 눈에 띄게 표시해주는 거죠. 스카이스캐너는 2019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6800만명이 탄소 배출이 적은 항공권을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시험 삼아 구글에서 서울과 파리를 오가는 항공편을 검색해봤는데요. 상단에 ‘최적 항공권’으로 노출된 A사, B사, C사를 비교해봤더니 C사가 비행시간은 가장 짧았지만 탄소는 평균보다 12% 더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사는 C사보다 1시간10분 더 오래 비행하는 대신 탄소 배출량은 ‘평균’에 해당했어요. 가격도 C사보다 저렴해서 만약 여행을 떠난다면 A사를 먼저 고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여행플랫폼에서 나에게 맞는 항공편을 몇 개 고른 뒤, 탄소 배출량만 따로 검색해 비교할 수도 있겠죠. 항공권을 직접 구입하는 여행자가 많아진 만큼 앞으로는 탄소 배출량을 표시해주는 서비스가 ‘기본 옵션’이 되면 좋겠습니다.

탄소 배출량 어떻게 계산? 연비↑ 온실가스↓
게티이미지뱅크

항공기의 탄소 배출량은 연식, 화물 운송량, 운항 거리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최신 항공기 모델은 노후 모델보다 무게가 가볍고 연비가 좋습니다. 자연히 탄소도 적게 배출하겠죠. 반면 화물을 가득 실으면 무게가 늘어나서 연료를 많이 쓰고, 탄소 배출량은 늘어나게 됩니다.

장거리 비행과 단거리 비행 중에선 어느 쪽의 탄소 배출이 많을까요? 항공기는 이착륙할 때 가장 많은 탄소발자국이 생겨납니다. 이륙, 착륙 과정에서 연료 효율이 가장 낮거든요. 그래서 거리당 탄소배출량으로 따지면 보통 장거리보다 단거리 비행의 탄소 배출량이 더 높습니다.

좌석 등급도 영향을 미칩니다. 비즈니스나 퍼스트 클래스는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가격이 비싸서 빈자리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이런 고가 좌석이 많은 비행기는 탄소 배출량이 높은 항공편으로 분류됩니다.

경량화·대체 연료·항로 변경도… 항공업계 ‘탄소 줄이기’ 실험
게티이미지뱅크

상업용 항공기가 내뿜는 탄소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탄소 배출량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렇게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항공업계에도 여러 변화가 생기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석유나 석탄 대신 동식물성 기름, 해조류 등을 이용한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쓰는 겁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지난해 12월 최초로 100% SAF를 사용해서 여객기를 운항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엔진 2개 중 1개에는 기존 연료, 다른 엔진 1개에 SAF 연료를 사용했는데 항공사 측은 엔진 성능에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에티하드 항공도 2021년 10월 영국과 아랍에미리트를 오가는 항공편의 탄소 배출을 72%나 줄이는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당시 항공기는 SAF를 혼합한 연료를 썼을 뿐 아니라 ‘비행운’을 적게 만드는 우회 항로를 선택했습니다.

비행운은 항공기가 지나는 길에 생기는 인공적인 구름으로, 지구에서 방출되는 열을 대기에 가둬서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칩니다.

델타항공은 올해 2월부터 여행 편의용품이나 기내 침구류 등에 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한 원단을 사용하고, 식기류도 친환경 제품으로 리뉴얼했습니다. 이외에 기내 좌석이나 식기를 경량화하고 수화물을 줄이는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항공사도 늘고 있습니다.

그 나라, 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환경이 사라진다면 여행의 가치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비행기 안에서 이륙을 기다리는 순간, 그때의 설렘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이제는 ‘친환경 비행’이 일상이 되길 바라봅니다.

‘환경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 하죠?’ 매일 들어도 헷갈리는 환경 이슈, 지구를 지키는 착한 소비 노하우를 [에코노트]에서 풀어드립니다. 환경과 관련된 생활 속 궁금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