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게만 보이던 전기차가 불과 몇 년 사이에 일상 속으로 들어왔고,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던 브랜드들이 이제는 전기차 신제품으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이렇게 커진 시장을 대변하듯 국내 출시된 전기차를 한자리에 모은 전시회가 코로나 시국에서도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xEV 트렌드 코리아 2022가 지난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환경부가 주최하고 코엑스, 한국전지산업협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150개사가 참가한 가운데 총 38,000명 넘는 관람객이 현장을 찾았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순수전기차는 물론이고 하이브리드까지 직‧간접적으로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모든 자동차를 대상으로 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충전 인프라, 전기차 부품 등 전기차 관련 업체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또한 전시와 함께 현장 시승도 진행했으며, 국내 출시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자동차 전문가를 비롯해 일반인들이 다양한 항목을 평가해 올해의 전기차를 선정하는 xEV 트렌드 코리아 어워즈도 진행했다.
부대행사로 전기차에 대한 정책과 미래 전망에 대해 알아보는 EV 360 컨퍼런스, 전기차 산업 현황과 미래 시장의 가능성, 국내외 산업 이슈와 투자 현황 등을 살펴보는 배터리 xEV 투자 세미나도 개최되어 업계 관계자들뿐 아니라 투자 등에 관심 있는 일반인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완성차 업체 중에선 현대자동차, 기아, 볼보가 현장에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들을 맞았다. 관람객들이 각 브랜드의 전기차 내외부를 꼼꼼하게 살피는 모습에서 전기차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자동차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전기차 구매 의사를 갖고 미리 제품을 살펴보기 위해 방문한 중장년층의 관람객들도 다수 볼 수 있었는데, 앞으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아지는 것이 분명한 만큼 xEV 트렌드 코리아가 브랜드와 소비자를 잇는 또 하나의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터사이클 관련 업체 중에선 대림오토바이에서 상호를 변경한 디앤에이모터스가 참가해 제품을 전시했다. 특히 최근 출시한 전기 모터사이클 EM-1S와 함께 충전 인프라인 D-스테이션을 함께 소개해 모터사이클에 관심 있는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아이오닉 브랜드 팬 파크’를 주제로 전시 공간을 꾸몄지만, 맨 앞에서 가장 먼저 손님을 맞은 것은 콘셉트카인 프로페시였다. 아이오닉을 주제로 했다면서 왜 프로페시냐고 생각하겠지만, 이걸 바탕으로 제작한 새로운 아이오닉 6가 올 여름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 양산차에선 모습이 조금은 달라지겠지만, 높은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공기저항을 낮추는 유선형의 디자인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니를 오마주한 아이오닉 5와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인데, 제네시스처럼 별도의 디자인 통일성을 부여하기보단 다양성을 바탕으로 라인업을 늘려나가려는 것으로 예상된다.

뒤로는 아이오닉 5가 2대 전시됐는데, 하나는 제품 자체를 보여주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차의 충전 서비스를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국 주요 고속도로 충전소에 ‘E-pit’이라는 초고속 충전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어 800V 충전이 가능한 모델은 단 18분 만에 배터리의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므로 휴게소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충분한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 전기차의 약점으로 지목받아온 충전시간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현대차는 그동안 운영해온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소개했다. V2V(차량에서 차량으로)의 충전 기술에도 급속 충전 기술을 새롭게 개발해 충전 시간을 기존 아이오닉 일렉트릭 대비 20%도 안 되는 수준으로 크게 단축해 오래 기다릴 필요 없이 빠르게 충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세계적인 수준에서 앞서가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한 이동식 충전기 등 전기차 충전 관련 인프라를 소개하는가 하면, 차량에 사용되는 소재들을 기반으로 한 업사이클링 제품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기아

‘지속가능성’의 메시지를 담은 기아 전시부스의 주인공은 당연히 다양한 시상식을 휩쓸며 올해 전기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EV6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전면에 앞세운 것은 출시를 앞둔 신형 니로 EV였다.

지난해 11월 서울 모빌리티 쇼에서 처음 공개한 신형 니로 EV는 다른 기아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을 적용했으며, ‘하바니로’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이어받아 미래지향적인 스타일로 다듬어졌다.

뒤쪽으로는 EV6와 EV6 GT라인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한쪽은 대표 편의기능 중 하나인 V2L을 활용해 ‘차박’을 테마로 꾸민 EV6가 전시되어 있었으며, EV6 GT라인은 질주하는 느낌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차량 앞쪽에 스크린을 배치, 스포티함을 높인 GT 라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EV6는 최근 유럽 올해의 차 수상을 비롯해 레드닷 어워드 디자인 분야 최우수상, 각종 해외 매체들의 연이은 호평으로 성능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이번 전시와 함께 진행된 xEV 트렌드 코리아 어워즈 2022에서 올해까지 출시된 전기차 가운데 성능과 디자인 등 총 10개 항목에 걸친 평가를 토대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1위에 오르며 환경부 장관상인 ‘올해의 전기차’를 수상하기도 했다. 여기에 올 하반기에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성능의 EV6 GT 출시도 예고된 만큼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다져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볼보

볼보는 브랜드 최초의 쿠페형 모델이자 처음부터 전기차로 개발된 첫 번째 모델 C40 리차지와 함께 xEV 트렌드 코리아 2022를 찾았다. 관람객들은 차량의 외관 뿐 아니라 인포테인먼트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티맵과 함께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음성인식 기술이 더해져 있어 내비게이션 외에도 차량 공조장치 제어, 정보 검색 등이 가능하며, 전기차에 필요한 충전소 안내, 잔여 배터리로 주행가능 거리 조회, 배터리 상태 모니터링 등 전기차에 특화된 기능들을 함께 제공한다.

C40 리차지는 408마력의 듀얼 모터와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각종 첨단 안전시스템과 프리미엄 편의사양을 탑재하고도 미국보다도 890만 원이나 낮은 6,391만 원의 가격을 책정, 국내 시장의 동급 라이벌 모델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미 본격 출시 전 사전 계약에서 1,500대 물량이 단 5일 만에 완판을 기록한 것에서도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DNA모터스

DNA모터스는 대림오토바이에서 사명을 바꾸고 새 출발을 알리는 첫 번째 대외 활동으로 이번 xEV 트렌드 코리아를 선택했다. DNA모터스는 이번 전시에 전기 스쿠터 신제품 EM-1S와 함께 배터리 교체 시스템인 D-스테이션을 함께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EM-1S는 먼저 선보인 EM-1과 달리 분리 가능한 배터리를 탑재해 분리한 후 집안이나 사무실 등에서 편리하게 충전할 수도 있으며, D-스테이션을 이용할 경우 충전이 완료된 배터리와 교체해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 없이 즉각적으로 운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D-스테이션은 서울 및 경기 주요 거점 85개소에 설치되어 있으며, 올해 말까지 200여 개를 추가 설치해 올해 말까지 전국에 300개의 D-스테이션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상용에 초점을 둔 EM-1D, 승용 전기 스쿠터인 이모트와 재피 2, 전기 ATV e올코트 100,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전기 삼륜차와 전기 자전거, 전동 킥보드 등을 함께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를 뜨겁게 달군 전기차들, EV AWARDS COLLECTION 2022

전시장 한쪽에 유독 많은 사람들이 몰린 그곳, 바로 올해의 전기차 후보에 올랐던 모델들이 한자리에 모여있었다. 쟁쟁한 모델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기아 EV6가 ‘올해의 전기차’를 수상했지만, 이에 비견될만큼 빼어난 디자인과 우수한 성능을 갖춘 모델들이 경합을 벌였다. 올해의 전기차를 놓고 어떤 모델들이 경쟁을 펼쳤는지 확인해보자.
제네시스 GV60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제네시스의 첫 순수 전기차로, 고유의 2줄 패밀리룩 디자인을 더한 쿠페형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클램쉘 후드와 크리스탈 스피어 등 독창적인 디자인 요소들과 함께 고성능 듀얼 모터, 페이스 커넥트와 지문 인증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더해 차별화된 전기차 경험을 제공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QS

전기차 전용 모듈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작된 브랜드 최초의 모델로,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을 비롯한 각종 디자인 요소들로 ‘진보적인 럭셔리’를 보여주고 있으며, 실내에서는 일체형 MBUX 하이퍼 스크린을 비롯한 첨단 장치를 더했다. 리어 액슬 스티어링과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 등으로 뛰어난 승차감을 제공하고 럭셔리 세단에 걸맞은 다양한 편의장비를 더했다.
BMW iX

BMW의 플래그십 전기 SUV로, 순수전기차 최초로 스키 슬로프를 등판하는 모습으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전기차로 구현했음을 보여주었다. 차체 곳곳에 카본 강화 플라스틱을 적용해 안전성 향상과 함께 경량화를 통해 뛰어난 운동성능을 제공하며, 세계적인 작곡가 한스 짐머와 공동 개발한 주행 사운드가 더해져 주행 경험을 극대화한다.
아우디 RS e-트론 GT

아우디 전기차 라인업 중에서 가장 강력한 고성능 세단으로, 기본형인 e-트론 GT보다 116마력 높은 646마력의 최고출력과 19.4kg‧m 높은 84.7kg‧m의 최대토크로 제로백(0-100km/h) 3.6초, 부스트 모드 사용시엔 3.3초만에 가속한다. 뛰어난 주행 성능과 함께 아우디 고유의 첨단 라이트가 적용되었으며, 각종 편의‧안전 기능들도 더해졌다.
포르쉐 타이칸

스포츠카도 전동화를 통해 충분한 승산이 있음을 보여준 포르쉐의 순수전기차. 디자인에서도 포르쉐의 DNA를 이어받았찌만, 성능에서도 포르쉐 제품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기본형인 4S 모델은 530마력의 성능을 내지만, 터보 S는 761마력에 달한다. 전기차의 정숙성을 극복하기 위한 타이칸의 가상 사운드는 주행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
폴스타 2

전기차 시장을 이끌어갈 ‘길잡이 별’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폴스타의 첫 번째 순수전기차. 디자이너 출신 CEO가 이끄는 브랜드답게 간결하면서도 포인트를 강조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유로 앤캡 자동차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 등급은 물론이고 전기차 부문 최고 평점을 획득한 안전성이 손꼽힌다. 구글의 자동차 시스템을 탑재한 첫 번째 모델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
테슬라 모델 Y

테슬라의 엔트리(?) 급 SUV지만, 제로백 3.7초에 최고속도 250km/h(퍼포먼스 트림 기준)로 여전히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실내외 모두 심플한 디자인이 특징으로, 모델 3과 마찬가지로 15인치 센터 스크린이 계기판의 역할을 겸한다. 동급 중 최고의 적재공간을 갖추고 있어 5인승 외에도 7인승으로 시트를 구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