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강남도 못버텼다..특급호텔 폐업 속출에 '토종'은 역주행

유승목 기자 2022. 2.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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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호캉스 전략으로 호텔신라·GS리테일 호텔부문 4Q 흑자전환..조선호텔, 스위트룸부터 예약 동나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지난해 5월 오픈한 조선 팰리스 메인 입구인 웰컴로비의 팰리스 게이트. /사진제공=조선호텔앤리조트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휴·폐업한 관광숙박업소(호텔·콘도)는 99곳에 달한다. 지난해 문을 닫은 호텔·콘도는 코로나19(COVID-19)를 맞닥뜨리기 전인 2019년보다 63% 늘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로 고강도 방역조치가 지속되며 2020년에 이어 '호텔 잔혹사'가 계속됐다. 올해만 해도 벌써 25곳이 휴·폐업을 결정했다.

1~3성급 뿐 아니라 4~5성급의 굵직한 대형호텔들까지 줄줄이 쓰러졌다. 서울 명동에 이어 호텔 '강남불패' 신화도 깨졌다. 버닝썬 사태를 견뎠던 르메르디앙(역삼)과 강남 첫 특급호텔로 유명한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반포)이 문을 닫았고, 도산대로 앞 프리마호텔(청담)도 매각됐다. 임피리얼 팰리스(논현) 역시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호텔하면 떠오르는 고품격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솟구치는데 투숙객 발길은 뚝 끊기며 돈줄이 말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호텔이 불황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 토종 특급호텔로 통하는 호텔신라와 조선호텔앤리조트(이하 조선호텔), GS리테일의 호텔사업은 프리미엄 호캉스 전략으로 실적 역주행을 하며 코로나 내성이 생긴 모습이다.
대기업 토종 호텔 연말 성적표 '好'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토종 호텔업체들의 실적이 상승세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4분기 호텔·레저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122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020년 1분기부터 시작한 적자기조를 지난해 3분기 끊어낸 이후 연속 분기 흑자를 내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비즈니스 브랜드 나인트리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호텔사업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689억원으로 55.8% 성장했고, 영업익도 105억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호텔 신세계'를 선언하고 호텔사업 확장을 추진해 온 조선호텔앤리조트도 이마트의 '아픈 손가락' 꼬리표를 떼고 있단 평가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성장한 1032억원이다. 영업손실은 37억원으로 적자폭을 196억이나 축소했다.

업계 안팎에선 예상 외의 빠른 회복세란 반응이다. 당초 코로나 장기화로 해외여행길이 복구되지 않았단 점에서 해외출장 등 방한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컸던 해당 호텔들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이었다. 객실 수만 654실에 달하는 인터컨 코엑스만 해도 해외에서 사업이나 국제회의 등을 위해 코엑스를 찾은 고객들로 객실을 채웠는데, 이 수요가 뚝 끊기면서 1년 이상 어려움을 겪었다.
위드코로나에 프리미엄 호캉스 '通'
/사진제공=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그러나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에 맞춰 폭발한 국내여행 소비특수에 맞춰 설계한 호캉스 전략이 통하며 성과를 냈다. 외국인에 집중했던 사업방향을 프리미엄 소비에 눈을 뜬 2030 호캉스족으로 틀자 효과를 봤다. 서울 신라호텔의 경우 33%까지 떨어졌던 객실점유율(OCC)이 49%로 치솟았다. 방역을 위해 객실운영을 70%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단 점에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특히 인터컨은 럭셔리 호텔의 자존심까지 버리고 호캉스 상품군을 확대해 재미를 봤다. 특급호텔 금기로 통했던 '대실(반나절 호캉스)', '늦은 체크아웃'을 활용한 패키지를 선보이며 20%대였던 OCC를 5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호텔 관계자는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이 주 타깃이라 국내 투숙객의 호텔 경험이 적은 게 약점이었는데 젊은 세대를 겨냥한 호캉스 상품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조선호텔은 럭셔리 전략을 밀어붙이며 가장 큰 성과를 냈다. 코로나 초반 모회사인 이마트로부터 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수혈을 받으면서도 지난 2년 간 5개의 특급호텔을 오픈한 이후 초고가 상품을 내놓으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강남권 호텔들이 줄줄이 휴·폐업하는 와중에 역삼동에 문을 연 조선 팰리스가 대표적이다. 최대 1600만원의 스위트룸을 전진 배치하고 호텔 뷔페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책정했는데, 매출 1등 공신이 됐다. 조선 팰리스에 따르면 지난 연말연시 시즌 동안 고가의 객실부터 먼저 예약이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신라나 조선, 인터컨 같은 토종 호텔들은 주력 사업이나 모회사가 소비 흐름에 민감한 유통업에 강세를 가지고 있다"면서 "해외여행 제한과 거리두기로 보복소비에 굶주린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소비 트렌드에 맞춘 호캉스 전략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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