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슷한 제품이 난무한 시장에서 가격 경쟁은 차별화할 기회를 찾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좀 더 효과적으로 B2B 영업할 방법 없을까요?
고객의 관점으로 시장을 나누어 공략한 Lafarge와 Cisco
다국적 화장품 기업 로레알을 20여 년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린제이 오언 존스(Lindsay Owen Jones)는 “시장 세분화로 성과가 향상되지 않는 제품은 없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시장세분화(market segmentation)란 전체 시장을 비슷한 특성을 가진 몇 개의 고객집단으로 나누는 과정을 말하죠. 사실 B2C업계에서 이건 너무나도 당연하고 기본적인 절차인데요.
그렇다면 B2B에서는 어떨까요?
이들에게 시장 세분화는 줄곧 먼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B2B 고객들의 니즈는 비교적 단순해서 복잡한 분석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시멘트나 비료처럼 여기저기서 널리 쓰이는 범용상품은 ‘가격’, 첨단 소재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은 ‘품질과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고객의 니즈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맥킨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합니다. 맥킨지는 산업용 레진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당시 업계 대다수의 기업들은 레진을 찾는 고객들은 가격만 신경 쓸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하지만 조사결과는 달랐습니다. 무려 70%의 고객사가 품질의 일관성이나 기술지원 수준과 같은 가격 이외의 요소에 따라 구매를 결정한다고 응답했죠. 즉, B2B에서도 고객사별 니즈를 파악하고 이에 따라 시장을 분류해 공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여기 이걸 잘 해 성공을 거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 굴지의 시멘트 기업 라파즈(Lafarge)입니다. 2000년대 초반, 점점 회사의 성장이 느려지자 이들은 돌파구를 찾고 나섰습니다. 우선 이들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결과 구매방식에 따라 고객들을 각기 다른 니즈를 가진 집단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가격 중시형, 관계 중시형, 품질 중시형으로 말이죠.


이에 맞춰 영업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기존에는 생산 원가와 경쟁사 가격을 고려해 모두에게 똑 같은 가격을 제시했는데요. 시장세분화 이후에는 각각의 고객집단 별로 접근법을 다르게 한 거죠. 우선 가격 중시형 고객에게는 기본적인 품질의 제품을 최대한 저렴하게 공급했습니다. 품질 중시형 고객에게는 양질의 시멘트를 좀 더 비싼 가격에 파는 것을 목표로 했고요. 관계 중시형 고객은 골프나 낚시와 같은 취미를 파악해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며 관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효과는 어땠을까요? 고객의 특성에 맞는 영업활동을 시작한 이후 라파즈는 제로에 가깝던 매출성장률이 1년 만에 약 4%가량 상승했죠. 특히 영국 시장의 경우 마진률이 2.4% 가량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네트워크 장비와 IT 솔루션을 판매하는 글로벌 회사 시스코(Cisco) 역시 시장 세분화를 통해 성장을 이끌어 냈는데요. 시스코는 원래 회사의 규모에 따라 고객을 나누어 왔었죠. 직원 수 250명 이하의 중소기업 고객들도 모두 하나로 묶어 영업을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거기다 이들에게는 대형 고객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보니 거기서 나오는 매출도 많지 않았죠.

이런 문제점을 파악한 시스코는 우선 기존 중소기업 고객들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Smart Business Roadmap’이라는 맞춤형 영업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고객들을 크게 Foundation, Growth, Optimized의 단계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각 단계별 고객들의 니즈에 꼭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죠. 우선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에 신경 써야 하는 Foundation단계의 고객들에게는 정보보안 및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솔루션을 어필했습니다. 사업을 확장하는 Growth 단계의 고객들에게는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집중적으로 판매했죠. 차별화된 프로세스 구축이 필요한 Optimized 단계의 고객들에게는 CRM과 같이 고객 대응 능력 (Customer responsiveness)을 향상시키기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고요. 시스코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B2B영업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며 매출을 끌어올렸다고 하죠.

Lafarge와 Cisco처럼 고정관념을 깨고 고객사의 관점에서
다시 시장을 나누어 접근해보세요.
훨씬 더 효과적인 영업 전략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