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동계패럴림픽 출전만으로도 전율.. 많은 관심 가져주길" [세계초대석]
바이애슬론·휠체어컬링 등 메달 목표
과거와 달리 메달 색깔 떠나 열띤 응원
성적만 쫓던 체육계 문화 변화 긍정적
非장애인 스포츠와는 다른 특성 있어
전국체전 점수체계 개선 등 해법 고심

이런 ‘거사’를 앞두고 한국 장애인스포츠를 이끄는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을 지난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만났다.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은퇴 이후 체육행정에 투신해 한국장애인스포츠의 발전에 노력해온 그는 지난해 2월 한국 장애인 스포츠를 이끄는 수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도쿄 패럴림픽을 잘 치러냈고, 이어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도 꼼꼼히 준비해 출전 채비를 마쳤다. 3일 결전 장소인 베이징으로 떠나는 정 회장으로부터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과 한국 장애인스포츠의 현재와 미래 등에 대해 들어봤다.
―코로나19 여파 속 두 번의 메이저 이벤트를 치르는 등 숨가쁜 취임 1년을 보내셨는데 소회는.

“한국 동계 장애인스포츠는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로 선수들이 힘겹게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도 2018년 평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의 성과를 만든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모든 선수단이 최선을 다해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스키, 바이애슬론, 스노보드, 아이스하키, 휠체어컬링 등 6개 종목에서 32명의 선수가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미 지난달 25일 선수단이 출국해 현지에서 적응훈련 중이다. 물론, 경기에 참가해 좋은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안전이다. 모두가 안전하게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며, 모든 선수단이 원팀이 되어 서로 응원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 목표는 동메달 2개로 잡혀 있다. 대표팀이 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을 소개해준다면.
“바이애슬론, 휠체어컬링과 알파인스키 등에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동메달 획득을 목표하고 있다.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는 지난 평창대회 크로스컨트리에서 한국 동계 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딴 신의현이다. 이번에는 바이애슬론에 도전하는데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마지막 라운드까지 선두로 달리다 사격에서 실수해 4위에 머물렀다. 실수가 없다면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 만하다. 휠체어컬링은 소속 선수들의 성을 따 ‘장윤정 고백’이라고도 불리는 경기도 롤링스톤팀의 팀워크와 조직력이 매우 좋아 기대 중이다. 2018 평창 대회 때는 아쉽게 4위에 머물렀으나, 대회 현지적응을 잘 마친다면 메달 획득도 가능하다. 지난 1월 열린 노르웨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하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알파인스키의 최사라 선수도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금메달만을 쫓는 성적지상주의에 대한 반성이 국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이런 변화는 이번 패럴림픽에도 이어질 듯한데, 이런 한국스포츠 문화의 변화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처럼 IPC도 패럴림픽 기간에는 전쟁을 안 하는 것으로 협약이 돼 있다. 그렇기에 이번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 우크라이나가 동계종목이 강한데 정상적으로 참가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은 안 된다는 생각이다. 하나의 축제가 되어야 할 패럴림픽이 전쟁으로 묻히게 돼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지난 도쿄 패럴림픽 이후 “장애인 스포츠가 비장애인 시스템을 막연하게 따라간 부분이 있다”고 말씀하신 바가 있다. 장애인 스포츠 제도와 문화의 전반적인 개혁 의지를 밝히신 건데, 한국 장애인스포츠 개혁에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지.
“회장 취임 후 첫 빅 이벤트인 도쿄 패럴림픽을 치른 뒤 대한민국 장애인스포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까지 깊은 고민을 해봤다. 장애인스포츠는 선수육성 체계, 스포츠등급분류, 경기장비 등 비장애인 스포츠와 다른 특성이 있는데 기존의 스포츠 문법에 맞춰 행정을 해왔단 결론을 내렸다. 아직은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지만 현재 생활체육의 확산, 국제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점수체계 개선 등 여러 가지 고민을 하는 중이다. 국가대표 훈련의 혁신, 장애인특화 스포츠과학의 적용 등 향후 해야 할 일들이 정말 많다.”
―1년 만에 두 번의 패럴림픽을 치르느라 장기적인 과제 추진에는 아쉬움도 있었을 듯하다. 남은 임기 3년 동안 중점을 둬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교통사고로 22살에 하반신이 마비됐다. 1987년 사고로 병원에 누워있다 TV에서 방영된 휠체어 농구를 보고 재활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런데, 운동을 하니 몸이 건강해져 일도 하고 싶고, 새로운 꿈도 꾸게 되더라. 35년간 크게 아픈 것 없이 평범한 삶 살 수 있었던 것은 장애인 체육이 나에게 준 삶의 선물이다. 이런 경험을 꼭 선수가 아니더라도 모든 장애인들이 공유했으면 한다는 마음으로 장애인 체육의 발전을 위해 조금이라도 공헌하려 하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됐다.”
―동계패럴림픽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바라는 말씀이 있다면.
“모든 것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관심이 있어야 경기를 보게 되고, 경기를 봐야 어떤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국민들이 단 한 번이라도 인터넷에서 패럴림픽 검색해보시고, 응원해주시고 관심을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감동을 받으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면, 선수들도 힘이 나고, 좋은 성적을 만들 수 있다. 정부 정책도 마찬가지다. 별도의 정책을 만들어주시는 것도 좋지만 이동권 보장 등 장애인들이 좀 더 쉽게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것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함께 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는 게 저희들이 바라는 것이다.”
대담=박태해 문화체육부장, 정리=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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