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른 김혜수 "'소년심판' 촬영, 서 있기 힘들 정도였다" [HI★인터뷰]

방송을 볼 때, 촬영을 할 때 정말 인상적이었거든요. 이름을 체크해뒀어요.
'소년심판' 속 젊은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배우 김혜수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더니 자신이 준비해온 메모를 확인했다. 신인 이연 황현정 강채영의 이름을 잊지 않고 언급한 김혜수는 그들의 연기력을 아낌없이 칭찬했다. 스스로 빛나려고 하기보단 다른 이들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려는 듯한 '진짜 어른'의 모습이었다.
4일 김혜수는 화상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김혜수)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소년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서 있기도 힘들었던 김혜수

김혜수가 맡은 역할인 심은석은 소년범을 혐오한다고 당당히 말하고, 냉정한 판단을 내리는 우배석 판사다. 슬픈 과거를 갖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마주한다. 표정과 말투에 소년범에 대한 증오와 굳은 의지를 담아내기까지 김혜수는 큰 노력을 기울였다. 작품에 진정성을 녹여내기 위해 애썼다는 그는 "실제 법관들을 만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년법정을 참관했다. 실제 소년범들을, 법정을 대하는 판사들의 방식, 태도를 많이 참고했다"고 밝혔다.
'소년심판'을 통해 소년범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조금이라도 달라지길 원했다. 모두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길 원했던 김혜수는 "현장에서 서 있을 기운이 없을 정도였다"고 자신이 했던 노력들을 떠올렸다. "촬영했던 걸 다시 확인하고 준비했어요. 6개월 정도 그 작업이 반복됐습니다. 그래도 현장에서 버틸 수 있던 건 작품이 포함하고 있는 메시지 덕분이었죠."
김무열·이정은과의 호흡

동료들은 이러한 김혜수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 줬다. 좌배석 판사 차태주 역을 맡은 김무열은 좋은 파트너였다. 김무열이 극 속 판사들의 대립이나 융화가 잘 보일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줬다는 것이 김혜수의 설명이다. 그는 "네 명의 판사들이 강성이다. 반면 차태주 판사는 부드럽고 진지하지만 조용하다. 본의 아니게 상대 배우들한테 눌리게 될 텐데 김무열씨가 에너지를 발산하는 방식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내적으로 집중하고 차태주의 디테일을 보더라"고 했다.
부장판사 나근희로 분한 이정은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다. 김혜수는 "이정은씨가 인간적으로도 참 어른스럽다. 좋은 배우, 좋은 사람과 작업을 통해 긴 시간 함께한다는 건 축복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과거 영화 '내가 죽던 날'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김혜수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이정은이 전작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으며, 이가 자극점이 됐다고 말했다.
소년범죄에 대한 솔직한 생각

작품을 촬영하는 동안 생각에 큰 변화가 생겼단다. 김혜수는 심은석 캐릭터를 준비하고 연기하며 자연스레 많은 걸 느끼고 얻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판사들의 막중한 책임감, 고뇌를 느꼈어요. 실제 그분들을 만나보고 얘기를 들었죠. 법정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법관들이 얼마나 무거운 사명감,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소년범죄'를 통해 달라진 김혜수는 소년법에 대해 조심스레 목소리를 냈다. 그는 "현실에 맞게 소년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건 일부분 동의한다. 다만 문제가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파악과 예방, 그리고 개정을 뒷받침해 주는 시스템이 함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예산과 인력 문제가 남아있는 듯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혜수가 생각하는 어른

'소년심판'은 여러모로 어른과 사회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김혜수는 시청자들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어른의 태도를 강요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함께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길 원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 작품을 보고 나서 부부, 부모와 자녀, 친구들 사이에서 소년범에 대한 의견, 현행법에 대한, 사회 현상에 대해 대화를 하기 시작한 듯하다. 우리가 가장 바랐던 방향이다"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러한 극을 이끈 김혜수는 어떤 어른일까. 많은 이들이 진짜 어른으로 여기는 그이지만 스스로를 칭찬하기보단 부족한 점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다. 그 다운 답변이었다. "제겐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지 않은 면들이 많아요. 내적으로, 외적으로 태도나 행동이 일관되지 않을 때도 있죠. 어떤 어른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감히 하지 않아요. 다만 살아가면서 순간, 그리고 앞에 놓인 상황과 대상에 집중하면서 스스로 성숙해지길 바라죠."
진짜 어른 김혜수의 진정성이 담긴 '소년심판'은 지난달 25일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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