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에도 말은 안 죽였다"..'태종 이방원' 논란에 재조명된 '용의 눈물'

이가영 기자 2022. 1. 21. 07: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96년 방영된 KBS 드라마 '용의 눈물' 속 태조 이성계 낙마 장면. /KBS1

KBS가 자사 대하사극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후 말이 사망했다며 사과했다. KBS는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으나 이성계 낙마 장면은 KBS 드라마에서 이미 여러 차례 방영됐다.

20일 KBS는 공식 입장을 통해 지난해 11월 2일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방영된 이성계의 낙마 장면을 촬영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KBS는 “낙마 장면 촬영은 매우 어려운 촬영”이라며 “제작진은 며칠 전부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준비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실제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당시에는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어 돌려보냈으나 촬영 1주일쯤 뒤 안타깝게도 사망했다는 게 KBS 측의 설명이다.

동물자유연대가 20일 공개한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 촬영 현장 영상/인스타그램

동물권 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가 20일 공개한 낙마 장면 촬영 현장 영상을 보면 말의 다리에 와이어가 묶여 있다. 뒤쪽에 있는 스태프들이 이를 잡아당겨 말을 강제로 넘어뜨렸다. 이 과정에서 말은 심하게 고꾸라지며 몸체가 뒤집혀 땅에 떨어졌다.

KBS는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에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1996년 방영된 KBS 드라마 ‘용의 눈물’ 속 이성계 낙마 장면에서는 말이 고꾸라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성계 역할을 한 배우가 놀라는 장면에 이어 스턴트 배우가 말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붙여 낙마 장면을 연출했다. 이미 16년 전에도 안전하게 낙마 장면을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이 사용된 셈이다.

2014년 방영된 KBS 드라마 '정도전' 속 태조 이성계 낙마 장면. /KBS1

2014년 방영된 KBS 드라마 ‘정도전’의 낙마 장면도 비슷하다. 말은 그대로인 채 스턴트 배우가 말에서 떨어진다. 달리는 말의 다리 장면을 함께 보여줘 빠르게 달리는 말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도록 연출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다른 드라마에서는 이성계만 말에서 떨어뜨리고 말은 멀쩡하다” “16년 전에도 말을 죽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이 제일 어색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네티즌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국내 연예계 소식을 주로 다루는 매체 ‘올케이팝’이 ‘태종 이방원’의 동물 학대 논란을 보도하자 해외 네티즌들은 “2022년에 CG를 사용 안 했나. 아직도 이런 방법을 쓰다니 믿을 수 없다” “이건 배우와 동물이 모두 위험에 처하는 방식이다. 전문적인 촬영 방법이 아니다” “끔찍하다. 저 불쌍한 말은 자신이 왜 발을 헛디뎌 다쳤는지 이유도 알지 못한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