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이 남편보다 더 좋아"..엄마들 '우울증' 날리는 그 목소리

최경민 기자 2022. 4. 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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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터뷰 : ZZINTERVIEW]10-①임영웅에 위로받는 어머니들

[편집자주] '찐'한 삶을 살고 있는 '찐'한 사람들을 인터뷰합니다. 유명한 사람이든, 무명의 사람이든 누구든 '찐'하게 만나겠습니다.

가수 임영웅이 2일 오후 방송된 2021 Asia Artist Awards(2021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2021 AAA) 시상식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뉴스가 주최하고 AAA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AAA는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전 세계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 명실상부 NO.1 글로벌 시상식으로 거듭났다 /사진=AAA 기자 star@

열과 성을 바쳐 키운 자식들은 모두 집을 떠났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를 맹세했던 남편과의 사이는 30~40년 전과 같지 않다. 그저 '엄마'이자 '주부'로 지내온 수십년. 내가 뭘 해왔는지, 심지어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어머니들이 60세가 넘으며 우울증에 빠지는 이유일 것이다.

이런 어머니들 앞에 2020년 '전문의'가 나타났다. 의사는 아니다. 가수 임영웅. TV조선 '미스터트롯'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사람. 이후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임영웅 신드롬'을 굳이 다시 읊을 필요는 없다. 그는 이 시점 가장 유명한 국내 가수 중 한 명이다.

그런데 우리의 어머니들은 임영웅을 단순 '슈퍼스타' 그 이상으로 본다. 그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위로받는다. "우울증에서 회복됐다"고 말하는 이들도 적잖다. 왜, 무엇 때문일까. '찐터뷰'는 궁금증에 지난달 8일 '임영웅 성지'로 유명한 경기 남양주의 한 카페를 찾아 60세 이상 어머니들을 인터뷰했다. 이 카페는 임영웅이 한 번 다녀간 이후 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임영웅 노래 듣고 벌떡 일어나…우울증 이겨내"
이 '임영웅 성지' 카페에서 실제 우울증이 나았다는 이영미씨(가명)와 다음처럼 얘기를 나눠봤다. 그는 이 카페에만 5번째 왔다고 설명했다.

- 임영웅이 왜 좋으신가.
▷"이유가 없다. 그냥 우상이다. 그냥 보면 좋다. 눈에 다른 누구도 안 들어온다. 오로지 임영웅만 들어온다."

- 이유가 딱히 없다는 게 신기하다.
▷"참 신기하죠? 모르겠다.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괜히 눈물이 나온다. 이해를 못할 거에요. 호호."

- 노래 잘하는 가수는 많지 않나.
▷"'미스터트롯'에 임영웅이 처음 나와 노래를 부른 순간을 기억한다. 노사연의 '바램'을 불렀었다. 그걸 듣는데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섰다. '어머' 이렇게 외치면서. 가슴이 미어지더라. 저 사람은 노래를 너무너무 잘한다고 생각했다."

- 우울증을 극복할 정도라는 평가도 있더라.
▷"사실 내가 그랬다. 우울증 때문에 맨날 누워만 지냈다. 매일매일 답답하고 그런 게 있었다.

이런 경험을 이영미씨만 한 게 아니다. '할미넴'으로 불리는 배우 김영옥씨(85세)도 지난 1월 한 방송에 나와 "그동안 많이 침체되고 우울증도 올 뻔했다. 그럴 때 임영웅의 노래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임영웅의 어머니는 지난 2020년 방송에 나와 "우울증 환자인데 영웅씨 노래를 듣고 치유했다고 우시던 분이 있었다. 내가 감사해 같이 울었다"고 밝혔던 적 있다.
배우 김영옥씨와 임영웅/사진=TV조선 캡처
소녀로 돌아가는 어머니들…"임영웅은 로망이자 우상"
'임영웅이 나를 위로해주는 이유'를 물었을 때 돌아오는 답은 거의 모두 비슷했다. 이유가 없다는 것. 그냥 노래를 너무 잘한다는 것. 목소리 자체가 특별하는 것.

김지선씨(가명)는 "내 주변에도 우울증 때문에 고생하다가 임영웅 노래를 듣고 나은 사람이 많다. 나는 우울증까지 앓지는 않았지만 그게 무슨 감정인지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임영웅이 노래를 부르면 나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 같다. 한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순영씨(가명)는 "들으면 황홀하다. 감미롭다. 특유의 그 감성이 있다"라며 "가슴에 와 닿는다"고 설명했다. 어떤 감정인지를 자세히 묻자 "설명하기 좀 어렵다. 어쨌든 그냥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하라"는 농담섞인 답이 돌아왔다.

'이유'에 대한 '힌트'는 인터뷰를 거듭할 수록 얻을 수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임영웅을 두고 '로망', '우상'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아이돌을 '우상'으로 삼는 10대와 20대들과 어머니들의 감정이 차이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번씩 "아들 같아서 좋아한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아들 같은 감정과는 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정지영씨(가명)는 10대 소녀와 같은 말을 기자에게 건넸다. 그는 "로망이지 뭐. '내가 저런 사람과 알고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뭐 이런 마음"이라고 언급했다. 그냥 그 사람과 알고 싶다, 친하고 싶다, 교감하고 싶다, 그런 순수한 마음.

'로망'과 '우상'이 되려면 단순 노래만 잘해서는 불가능하다. 노래만 잘하는 가수는 한국에 너무나도 많지 않은가. 임영웅에게는 분명 '가창력 플러스 알파'가 있었다. 실제 어머니 팬들은 △서글서글한 외모 △'미스터트롯' 동료들과 친하게 잘 지내는 붙임성 △군고구마를 팔 정도로 어렵게 살다가 결국 스타가 된 개인사 △매사에 열심인 모습 등을 임영웅의 매력으로 꼽았다. '로망'이자 '우상'이 될 법한 스토리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임영웅 인기의 비결. 서글서글한 외모, 붙임성있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 /사진=TV조선
잊고 있던 나를 찾게해준 사람…"남편 보다 더 좋아"
어머니 팬들은 '임영웅'을 통해 10대로, 20대로, 혹은 30대 초반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우리 어머니들의 '중년'을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대다수의 어머니 팬들은 "별다른 취미없이 살아왔다. 좋아하는 음악도 없었다"고 했다. 김지선씨는 "30대 시절 김건모의 노래를 즐겨들은 뒤로 별달리 좋아해본 가수가 없다. 그 이후 임영웅이 처음"이라고 했다.

30대부터 50대의 시간. 육아에, 남편 뒷바라지에, 살림에 쫓기며 나 자신을 잃어버린 '중년'이라는 터널. 그 터널을 정신없이 지난 이후 맞이한 60대. 잃어버린 나 자신의 모습에 가슴이 공허해지는 시간. 그때 '임영웅'이라는 가수가 갑자기 눈에 들어온 것이다. 뛰어난 가창력과, 잘생긴 외모와, 특별한 스토리를 갖춘 사람. 잊고 있던 나의 '로망'과 '우상'이 되기에 최적화된 인물.

특히 임영웅은 어머니 팬들의 10대와 20대를 다시 떠오르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그때 그 시절' 노래를 많이 불렀다. 조용필의 '일편단심 민들레야'(1981년),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1987년), 김목경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1990년), 주현미의 '울면서 후회하네'(1992년), 도성의 '배신자'(1972년) 등. 임영웅이 지난해 낸 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도 어머니 팬들의 향수를 자연스레 자극할 수 있는 트로트 노래다.

그렇게 어머니 팬들은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가수에 대한 '덕질'을 하며 위로받기 시작했다. 이는 선한 영향력으로도 이어진다. 각종 기부자 리스트에서 '영웅시대' 등 임영웅 팬클럽의 이름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임영웅이 다음달 2일 컴백을 앞두고 있어서, 신드롬이 다시 한 번 거세게 찾아올 가능성도 높다. 중년 여성이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은 이미 그의 컴백 소식에 들썩이고 있다.

우울증을 극복한 이영미씨도 '임영웅 콘서트'를 기대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한 번도 콘서트를 가지 못했다면서. 그는 '인생에서 이렇게 좋아해본 사람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없다. 남편보다 더 좋다. 남편도 이렇게 좋아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우울증을 극복하게 해줘서 우리 가족, 식구들도 임영웅을 다 좋아한다. 어디 가면 임영웅 노래부터 틀어준다"고 웃어보였다.
가수 임영웅이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KBS 아레나에서 열린 2021 Asia Artist Awards (2021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2021 AAA) 시상식에서 AAA 올해의 트로트 부문 대상을수상하고 소감을 전하고 있다. 스타뉴스가 주최하고 AAA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AAA는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전 세계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 명실상부 NO.1 글로벌 시상식으로 거듭났다. /사진=AAA 기자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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