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이 남편보다 더 좋아"..엄마들 '우울증' 날리는 그 목소리
[편집자주] '찐'한 삶을 살고 있는 '찐'한 사람들을 인터뷰합니다. 유명한 사람이든, 무명의 사람이든 누구든 '찐'하게 만나겠습니다.

열과 성을 바쳐 키운 자식들은 모두 집을 떠났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를 맹세했던 남편과의 사이는 30~40년 전과 같지 않다. 그저 '엄마'이자 '주부'로 지내온 수십년. 내가 뭘 해왔는지, 심지어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어머니들이 60세가 넘으며 우울증에 빠지는 이유일 것이다.
이런 어머니들 앞에 2020년 '전문의'가 나타났다. 의사는 아니다. 가수 임영웅. TV조선 '미스터트롯'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사람. 이후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임영웅 신드롬'을 굳이 다시 읊을 필요는 없다. 그는 이 시점 가장 유명한 국내 가수 중 한 명이다.
- 임영웅이 왜 좋으신가.
▷"이유가 없다. 그냥 우상이다. 그냥 보면 좋다. 눈에 다른 누구도 안 들어온다. 오로지 임영웅만 들어온다."
- 이유가 딱히 없다는 게 신기하다.
▷"참 신기하죠? 모르겠다.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괜히 눈물이 나온다. 이해를 못할 거에요. 호호."
- 노래 잘하는 가수는 많지 않나.
▷"'미스터트롯'에 임영웅이 처음 나와 노래를 부른 순간을 기억한다. 노사연의 '바램'을 불렀었다. 그걸 듣는데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섰다. '어머' 이렇게 외치면서. 가슴이 미어지더라. 저 사람은 노래를 너무너무 잘한다고 생각했다."
- 우울증을 극복할 정도라는 평가도 있더라.
▷"사실 내가 그랬다. 우울증 때문에 맨날 누워만 지냈다. 매일매일 답답하고 그런 게 있었다.

김지선씨(가명)는 "내 주변에도 우울증 때문에 고생하다가 임영웅 노래를 듣고 나은 사람이 많다. 나는 우울증까지 앓지는 않았지만 그게 무슨 감정인지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임영웅이 노래를 부르면 나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 같다. 한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순영씨(가명)는 "들으면 황홀하다. 감미롭다. 특유의 그 감성이 있다"라며 "가슴에 와 닿는다"고 설명했다. 어떤 감정인지를 자세히 묻자 "설명하기 좀 어렵다. 어쨌든 그냥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하라"는 농담섞인 답이 돌아왔다.
'이유'에 대한 '힌트'는 인터뷰를 거듭할 수록 얻을 수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임영웅을 두고 '로망', '우상'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아이돌을 '우상'으로 삼는 10대와 20대들과 어머니들의 감정이 차이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번씩 "아들 같아서 좋아한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아들 같은 감정과는 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정지영씨(가명)는 10대 소녀와 같은 말을 기자에게 건넸다. 그는 "로망이지 뭐. '내가 저런 사람과 알고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뭐 이런 마음"이라고 언급했다. 그냥 그 사람과 알고 싶다, 친하고 싶다, 교감하고 싶다, 그런 순수한 마음.

30대부터 50대의 시간. 육아에, 남편 뒷바라지에, 살림에 쫓기며 나 자신을 잃어버린 '중년'이라는 터널. 그 터널을 정신없이 지난 이후 맞이한 60대. 잃어버린 나 자신의 모습에 가슴이 공허해지는 시간. 그때 '임영웅'이라는 가수가 갑자기 눈에 들어온 것이다. 뛰어난 가창력과, 잘생긴 외모와, 특별한 스토리를 갖춘 사람. 잊고 있던 나의 '로망'과 '우상'이 되기에 최적화된 인물.
특히 임영웅은 어머니 팬들의 10대와 20대를 다시 떠오르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그때 그 시절' 노래를 많이 불렀다. 조용필의 '일편단심 민들레야'(1981년),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1987년), 김목경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1990년), 주현미의 '울면서 후회하네'(1992년), 도성의 '배신자'(1972년) 등. 임영웅이 지난해 낸 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도 어머니 팬들의 향수를 자연스레 자극할 수 있는 트로트 노래다.
그렇게 어머니 팬들은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가수에 대한 '덕질'을 하며 위로받기 시작했다. 이는 선한 영향력으로도 이어진다. 각종 기부자 리스트에서 '영웅시대' 등 임영웅 팬클럽의 이름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임영웅이 다음달 2일 컴백을 앞두고 있어서, 신드롬이 다시 한 번 거세게 찾아올 가능성도 높다. 중년 여성이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은 이미 그의 컴백 소식에 들썩이고 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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