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만 '리셀'? 값싼 유니클로도 사재기.."2배에 되팔이"
나이키 한정판 신발에서 시작된 리셀(재판매)이 중저가 의류·생활용품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이나 반짝 세일할 때 대량 구매한 뒤 웃돈을 붙여 중고 시장에 내놓는 방식이다.
중고거래 앱을 통해 개인들도 쉽게 물건을 팔 수 있게 되면서 오픈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을 견디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부 리셀러들의 사재기로 정작 브랜드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이 구매를 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에서는 "우리가 리셀의 민족이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르메르의 창업자인 크리스토퍼 르메르는 에르메스와 라코스테의 여성복 디렉터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뒤 자신만의 브랜드를 신명품 반열에 올렸다. 르메르의 티셔츠 한벌 가격은 약 30만원. 시그니처 제품인 크로와상백의 경우 168만~248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유니클로에서 출시한 르메르 콜라보 여성용 봄 코트는 셔츠코트가 7만9900원, 나일론 코트가 12만9000원이었다. 유니클로 U 르메르 반팔 티셔츠의 경우 1만2900원, 1만9900원, 드로우스트링 숄더백은 3만9900원이었다.
자릿수가 다른 가격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출시 당일 드로우스트링 숄더백을 포함한 대부분의 제품이 '완판'됐다. 그러나 당일 오후부터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두배 가격으로 리셀 제품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입욕제 브랜드인 러쉬도 지난 7일부터 반값 세일에 돌입하자 구매자들이 몰렸다. 러시는 매년 1년에 한번씩 50% 세일을 한다. 온라인은 세일 시작과 동시에 많은 품목들이 빠르게 매진됐고, 매장 역시 구매를 위해 1시간 이상 긴 줄을 서야 했다.
러쉬 역시 당일 오후부터 중고거래 시장에 판매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50% 세일 가격에 커피값 정도의 웃돈을 붙여 반값보다는 비싸지만 정가보다는 싸게 사려는 수요를 노린 것이다. 러쉬의 배쓰밤은 개당 1만4000원, 버블바는 1만9000원, 컨디셔너는 3만6000원 수준이다.
러쉬 구매자 A씨는 "100만원어치를 사가는 손님도 있었다"며 "세일은 유통기한이 1년 미만으로 남은 제품이 중심인데 개인 사용이 목적이라고 보기 어려워보였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고거래에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점도 한 몫했다. 현행법상 사업자는 상품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시 부가가치세 10%와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에 따라 6~45%를 세금을 내야한다.
그러나 판매자가 사업성이 없는 개인인지, 전문 판매자인지 가리기는 쉽지 않다. 세금을 내는 기준도 구체적인 횟수나 금액의 기준이 없이 '반복적인 영리 추구'로 애매모호하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중고거래 플랫폼이 사실상 불법적인 탈세통로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구체적 과세기준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발표된 바는 없다.
중고거래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자 대기업까지 가세하고 있다.
국내 스니커즈 리셀 거래 1위인 크림은 2020년 네이버가 자회사 스노우를 통해 출범한 플랫폼이다. 크림은 지난해 100만명의 스니커즈 매니아가 가입돼 있는 네이버카페 '나이키매니아'를 8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일반인이 몇천만원짜리 한정판 스니커즈를 실물로 볼 수 있는 곳이 어디 있겠냐"며 "브그즈트 랩은 판매자체를 늘리기 위한 곳이라기보다 인지도와 플랫폼의 시장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고객을 끌어들여야 하는 백화점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고가품 뿐 아니라 중저가 제품에 대한 리셀이 늘어나자 이에 대한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정작 물품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정식 구매처를 통해 사지 못하고 판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리셀시장을 이용해야 하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당근마켓은 전문 판매업자로 의심되는 경우 이용자들이 직접 신고할 수 있지만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은 전문 판매업자의 참여 자체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
번개장터 측은 "통신판매업자의 경우 사업자등록증 및 통신판매업신고 번호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면서도 "번개장터는 개인 간의 거래 플랫폼으로 사업자 등록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거래를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유재석 "결혼한 김용만 나이트클럽 불러내다 형수에 걸려서 들은 말이..." - 머니투데이
- 고은아 "지인에게 호구 취급, 10년 넘게 3000만원 못 받아" - 머니투데이
- '96kg→52kg' 다이어트 성공한 최준희 "예쁜 옷 입는것만 생각했다" - 머니투데이
- "상화 어딨어요?"…고다이라-이상화, 4년만에 눈물 '펑펑' - 머니투데이
- "천천히 타면 되잖아 미XX아" 김보름에게 노선영이 한 욕설 - 머니투데이
- 건물 벽에서 전기 만든다…한국에 이런 건물이?[넷제로케이스스터디] - 머니투데이
- "272억 받고 일 하실 분" 직장인 연봉 어마어마...무슨 일이길래 - 머니투데이
- 김창민 감독 폭행男 '힙합곡' 발매…"양아치가 돼" 가사 담겨 - 머니투데이
- "벚꽃 보려고 1년 기다렸는데 뭐꼬" 부산 시민들 분노케한 촬영 - 머니투데이
- 만우절 아니고 진짜? 美 국가부채 39,000,000,000,000달러 돌파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