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조롱 논란' 3년째 사과 없는 유니클로..정말 정치 중립적인가? [뉴스+]
'정치적 중립' 강조하며 국가 간 갈등 상황에 모호한 태도로 손해 막아

2019년 상반기까지 유니클로에서 아이 옷과 속옷을 자주 구매했던 직장인 김모(37)씨는 최근 ‘노재팬’으로 매출이 줄었던 일본 의류기업들의 회복세 소식에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는 “불매운동은 개인의 자유이니 남들을 설득할 생각은 없다. 또 그것 때문에 한 기업이 망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도 “사과 없이 논란이 잊혀지기를 바라며 어물쩍 넘어가려는 태도가 너무 실망스러워 유니클로는 계속 보이콧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서 ‘훨훨’…비결은 ‘정치 중립’?
23일 유니클로의 국내 사업을 영위하는 에프알엘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2020년 9월~2021년 8월) 매출액은 5824억원, 영업이익은 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019년 1994억원 흑자에서 2020년 883억원 적자로 폭락했다가 다시 흑자 전환됐다.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유니클로는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는 가운데 야나이 회장 3월 초 “의복은 생활필수품이다. 러시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생활할 권리가 있다”며 영업을 지속했다. 하지만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지난달 러시아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위안부 조롱’ 논란 후 2년 반…“입장 변화 없다”
한국에서는 어땠을까.

80년 전(1939년)은 한국 여성들이 일제 강점기 위안부에 끌려갔던 시기였다. 한국 광고에서만 이런 자막을 달았다는 점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비롯한 일제 전범 피해자들을 조롱한 것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유니클로는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최근 방영된 광고 관련 루머에 대해 해당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며 제기된 비판을 ‘루머’라고 표현했다. 또 “어떠한 정치적, 종교적 사안, 신념 및 단체와 연관관계도 없다. ‘80년’이라는 표현도 둘의 나이 차를 고려한 자막일 뿐 역사적인 배경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광고를 내렸다.
하지만 사과의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많은 분들께서 불편함을 느끼신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표현했을 뿐이다.

세계일보는 23일 한국 유니클로에 사과 여부를 다시 문의했다. 혹시 비판 여론 후 사과했지만 언론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간 건 아닐까 싶어서다. 이에 유니클로측은 2019년 해명과 같은 내용을 다시 보내며 “입장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사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조롱할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본사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잊고 다시 찾겠지…버티기 전략”
그간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던 유니클로로서는 사과가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자칫 강제 징용과 위안부를 부정하는 일본 정부 입장과 반대되는 것으로 비쳐 일본 내 반발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태도 변화 없이는 용서도 없다’며 불매운동을 지속하겠다는 의견이 여전히 적지 않다.
이전엔 종종 유니클로 옷을 구입했으나 광고 논란 이후 단 한번도 사지 않았다는 회사원 성모(40)씨는 “글로벌 기업은 정치적 중립이 중요한데 유니클로가 보인 태도는 매우 정치 편향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해 계속 사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기업에 재직 중인 이모(38)씨도 “민간기업이 사업을 영위할 때는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유니클로는 그러지 않았다”고 불매 이유를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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