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썰] '12만원 구찌 가방' 들고 명품 수선집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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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명품백 단돈 13만원" 단속 비웃는 '짝퉁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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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선 의뢰 100개 중 10개는 가품"

그런데 수선 의뢰가 들어오면 100개 중 10개는 가품이라고 합니다. 이 대표는 "가품을 들고 온 손님 대부분 모르고 계신다"며 "선물 받았거나, 누가 줬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습니다.

전문가의 눈으로 볼 땐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실제 구찌 매장에서 정품을 샀다면 315만원이지만, 가품 시장에선 12~13만원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 눈으로 구별 어려운 '가짜' 샤넬
가방을 보자마자 이 대표는 "퀄리티가 낮다"고 했습니다. 봉제선, 가죽, 장식, 안감 소재 모두 차이가 크게 난다는 겁니다. 가품의 경우 생산 단가를 많이 낮춰야 해 당연히 질이 떨어지는데, 이 제품은 그중에서도 특히 많이 티가 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취재진에게 가방 두 개를 꺼내 보였습니다. 샤넬의 가장 대표적인 디자인 가방이었습니다. 만져도 보고, 열어도 보고, 들어도 봤지만, 여느 샤넬 가방과 차이를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가품이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나사 모양도 달랐고, 안감의 재질도 달랐습니다. 이 샤넬 가품 가방들은 주인이 없는 것들이라고 했습니다. 수선을 맡기러 온 손님들이 가품인걸 알게 되자 "그냥 버려주세요" 했다는군요.
■ 명품값 고공행진에 '리폼' 요청 많아져

"남편의 첫 선물이라든가, 선물해 준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든가 다양한 사연이 있어요. 들고 다니진 않더라도 유품이라 보관만 하기 위해 수선이라도 해달라고 하기도 하고요."
가품 시장도 점점 발전하고, 그 수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온라인 사이트,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제 제품과 똑같다고 강조하며 다양한 가품을 팔고 있지요.
동시에 명품은 그 몸값을 더 높이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 디올은 지난주 대표 제품인 레이디백, 북토트 등의 가격을 최대 20% 인상했습니다. 레이디 디올 미디엄 백은 하루아침에 650만원에서 760만원이 됐습니다. 지난해 4차례나 제품 가격을 올린 샤넬은 이번 달에 또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이 대표는 명품의 가치는 인정한다면서도 "이 가격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과도하게 비싼 경우도 있다"며 "브랜드가 과하게 부풀려졌단 생각도 든다"고 했습니다.
■ "이게 제일 똑같다"며 사고 팔리는 가품

친구 사이로 보이는 젊은 손님들은 "이건 너무 티 난다", "이 프라다가 예쁘다"며 신중하게 지갑을 골랐고, 부부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진짜 루이비통이라고 생각하고 입을게"라며 서로 옷을 골라줬습니다.
상인들은 얼마나 진품과 똑같은지 정품의 사진을 보여주며 홍보했고, "여기밖에 없다"는 걸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단속하더라도 뭔가 이익이 있거나 그렇기 때문에 계속 영업을 하겠죠. 우리가 365일 지킬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인원 세 명으로."
■ 보도 이후 한 상인이 보내온 메일

우리 법원은 상표권 침해 범행은 상표권자의 신뢰를 훼손하고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중한 범죄라고 보고 있습니다. 상표법 위반 행위는 징역 7년 이하,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흥미로운 구경거리일 수 있지만, 엄연히 불법의 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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