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사회심리학]가짜뉴스에 쉽게 빠지는 사람의 특성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2022. 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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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사이언스DB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백신에 관한 가짜 뉴스부터 특정 음식이 효과에 좋다는 주장까지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정보 부족보다 정보 과잉, 특히 가짜 뉴스들이 넘쳐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리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더 쉽게 퍼지고 큰 영향력을 펼치게 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이렇게 가짜 뉴스가 판을 치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눈이 가는 것이 믿기에도 좋다

가짜 뉴스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일반적인 뉴스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정보의 형태를 모방하고 있지만 정보가 생산되는 과정과 의도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사실 전달과 거리가 먼 정보들. 허위 정보의 하위 장르”, 즉 뉴스처럼 보이는 아무말이다. 

가짜 뉴스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충격!! 코로나 바이러스의 실체”, “모 의사의 충격 고백” 같이 말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 일단 파격적인 소식을 담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시한 진짜 뉴스(확진자 수가 어떻고 백신 개발 현황이 어떻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떻고)보다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그 결과 진짜 뉴스보다 가짜뉴스가 단기간에 더 많은 주목을 받고 더 빨리 퍼져나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여러 감정들 중에서도 주로 분노나 공포 같은 강렬한 감정들을 자극하기 때문에 기억에 더 강렬하게 남으며 심지어 사람들의 기억을 조작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자신과 정치적으로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집단 사람들이 심각한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가짜 뉴스를 보여주고 분노케 만든다. 그러고 나서 사람들에게 이 사건을 실제로 보거나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 해당 뉴스는 연구자들이 가짜로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에 이 사건을 보거나 들은 사람은 없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치 실제로 이 사건을 경험한 것처럼 자기가 이 사건을 정확하게 기억한다며 상세하게 저들이 얼마나 나쁜짓을 했는지 서술해냈다. 이후 사람들에게 아까 그 뉴스가 거짓일 수 있다고 알려줘도 새로 생성된 가짜 기억은 잘 변하지 않았다. 

해외에서도 비슷하게 이민자와 외국인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그들이 저지르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는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이런 가짜 뉴스를 사실로 믿어버리는 일이 흔하다. 심지어 존재하지 않았던 대규모 학살사건을 진짜 있었던 것처럼 만들어낸 사례도 있다. 분노와 공포심을 자극하는 정보는 아무리 허황된 것일지라도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의 감정을 잘 자극하는 정도가 해당 뉴스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감’을 잘 하는 사람들, 즉 쉽게 감정적 자극을 받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가짜 뉴스를 잘 믿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우리로 하여금 충격, 슬픔, 분노처럼 불같이 마음을 지배해서 판단력을 흐리고 생각을 거치지 않은 반사적인 행동을 하게 만드는 정보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사실관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몰라서 믿는 게 아니라 믿고 싶기 때문에 믿는다

가짜 뉴스를 믿게 되는 데에는 해당 뉴스를 ‘믿고 싶어서’ 믿는다는 인지적 편향들도 한 몫 한다. 즉 속았다기보다 나름의 동기를 가지고 가짜 뉴스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서 나타나는 동기란 흔히 특정 집단 사람들을 배척하기 또는 자기 집단 정체성 지키기, 쉬운 타겟을 고름으로써 책임 전가하기, 또는 본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에 대해 납득할만한 설명 제공하기 등이다. 

가장 흔한 편향은 ‘확증 편향’으로 본인에게 유리한 정보들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편향이다. 예컨대 평소 특정 인물이나 집단에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우선 그 쪽을 먼저 의심해보고 이미 머리 속에 짜여진 의심에 부합되는 정보만 취합한다. 즉 증거  결론으로 가는 흐름이 아니라 결론  맞는 증거 수집의 흐름이다. 이 과정에서 교묘하게 맞는 부분과 틀린 부분을 섞어서 구색에 맞는 정보만 강조하는 행위도 나타난다. 그러다보면 심지어 지구는 평평하다는 류의 말도 안 되는 정보들도 사실처럼 믿을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편향은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찾는 편향이다. 특히 큰 사건을 마주하다 보면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에서 큰 사건에는 분명 그에 걸맞는 커다란 배후가 존재할 것이라는 편향이 나타난다. 그 과정에서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탔다거나 누군가 일부러 바이러스를 만들어낸 것이라는 등의 잘못된 설명들이 생겨난다. 

익숙한 것이 믿기에도 좋다

가짜 뉴스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는 '익숙함'이다.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정보라도 자꾸 노출시켜 자꾸 보게 만들면 사람들은 그 정보를 점점 더 “정확하다”고 평가하게 된다. 예컨대 사람들에게 트럼프가 모든 오락 TV 프로그램을 금지했다는 트럼프 치고도 좀 말이 안 되는 가짜 뉴스를 보게 한다.

그러면 처음에는 단 5%의 사람 만이 해당 뉴스가 믿을만 하다고 보고한다. 하지만 이 뉴스를 한 번 더 노출시켜 보게 만들면 이번에는 10%의 사람들이 이 소식이 사실인 것 같다고 말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주일이 지나도, 팩트 체크를 들이밀어도 이러한 현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평소 논리적 사고력이 뛰어난 사람들에게서도 잦은 노출은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는 경향을 보였다. 아주 비논리적인 가짜 뉴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주 공유되면 금새 많은 신자를 보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물론 여전히 평소 분석적·논리적 사고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를 잘 구분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인지적 구두쇠, 즉 세상 모든 정보를 공들여 처리하지 않고 정말 필요할 때에만 머리를 굴리는 동물이지만 (넘치는 정보를 모두 꼼꼼히 분석할 시간도 에너지도 없기 때문) 여기에도 개인차가 있어서 자극적인 정보를 신중하게 처리해버릇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감정이나 편향의 함정에 떨 빠지는 편이다.

일례로 공유하기 전에 해당 뉴스가 가짜일지 생각해보라고 하면 이것 만으로도 가짜 뉴스를 공유하는 횟수가 크게 줄었다는 발견이 있었다. 

관련해서 흔히 '열린 마음'이라고 하면 어떤 정보도 편견 없이 수용하는 태도를 말할 것 같지만 여기에도 차이가 있다. 생각하는 열린 마음과 반사적인 열린 마음이 서로 달라서 후자는 무비판적으로, 흥미 위주로 아무 정보나 수용하는 행동과 관련을 보이지만 전자는 어느 정도 기준을 세워 오염된 정보는 거르고 받아들이는 행동과 관련을 보인다.

아무 것에도 관심을 갖지 않고 아무 것도 새로 배우지 않는 등 완전히 닫힌 마음을 갖는 것이 가장 편하고, 그 다음이 생각 없는 반사적 열린 마음이다. 적응적인 열린 마음을 갖는 데에는 질 나쁜 정보를 끊임없이 걸러내는 부지런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래 논리력이 좋고 부지런히 생각하는 편이어도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어서정보에 충분히 신경을 쏟지 못할 때면 가짜 뉴스에 더 취약해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오만함과 자기 과시

가짜 뉴스에 쉽게 빠지게 되는 또 다른 요소에는 낮은 지적 겸손과 과장하는 태도, 자기 과시, 중요한 사실을 자기만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 소셜미디어에 대한 피로감이 있다. 예컨대 자신이 뭘 잘 모르거나 틀릴 가능성을 잘 고려하지 않고 미약한 근거로 지나치게 큰 주장을 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자극적인 주장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과시하려는 욕구가 큰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가짜 뉴스를 적극 소비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또 남들은 다 아는 사실을 자기만 모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가짜 뉴스를 소비하고 퍼나르는 사람들도 있다. SNS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 또한 수 많은 정보를 하나하나 따져볼 시간적 여유와 인지적 자원을 잃었기 때문인지 가짜 뉴스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편 SNS 계정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드러내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정보를 퍼트리는데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고 한다. 잘못된 정보 공유로 인해 자신의 평판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칙은 정보의 출처 확인하기이다. 검증 절차 없이 아무나 아무말이나 쓸 수 있는 블로그나 어디 게시판, SNS, 유튜브, 위키, 누가 그랬는데 등이 출처라면 진위를 좀 더 따져보도록 하자. 연구를 인용하는 경우 원문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관련자료

-Bago, B., Rand, D. G., & Pennycook, G. (2020). Fake news, fast and slow: Deliberation reduces belief in false (but not true) news headline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Advance online publication.  
-Fazio, L. K. (2020). Pausing to consider why a headline is true or false can help reduce the sharing of false news. The Harvard Kennedy School (HKS) Misinformation Review. 
-Lazer, D. M. J., Baum, M. A., Benkler, Y., Berinsky, A. J., Greenhill, K. M., Menczer, F., … Zittrain, J. L. (2018). The science of fake news. Science, 9, 1094–1096.
-Murphy, G., Loftus, E. F., Grady, R. H., Levine, L. J., & Greene, C. M. (2019). False Memories for Fake News During Ireland’s Abortion Referendum. Psychological science, 30, 1449-1459.
-Pennycook, G., Cannon, T. D., & Rand, D. G. (2018). Prior exposure increases perceived accuracy of fake new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47, 1865–1880.
-Pennycook, G., & Rand, D. G. (2019). Lazy, not biased: Susceptibility to partisan fake news is better explained by lack of reasoning than by motivated reasoning. Cognition, 188, 39-50.
-Pennycook, G., & Rand, D. G. (2020). Who falls for fake news? The roles of bullshit receptivity, overclaiming, familiarity, and analytic thinking. Journal of Personality, 88, 185-200.
-Senger, A. R., & Huynh, H. P. (2020). Intellectual humility’s association with vaccine attitudes and intentions. Psychology, Health & Medicine, 1-10.
-Vosoughi, S., Roy, D., & Aral, S. (2018). The spread of true and false news online. Science, 359, 1146-1151.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parkjy02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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