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세대 신형으로 거듭난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를 시승했다. 국내 출시한 모델은 C200 4매틱 아방가르드와 C300 AMG 라인 두 가지. 두 차 모두 타볼 수 있었다. 과연 6세대는 이전과 비교해 어떤 부문에서 변화했을까?
글 강준기 기자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강준기
아마 가격 이야기 듣고 눈살 찌푸린 독자들 많이 계실 듯하다. C200 4매틱 아방가르드는 6,150만 원, C300 AMG 라인은 6,800만 원으로 전보다 꽤 올랐다. 심지어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E250이 6,700만 원. C300보다 100만 원 더 저렴하다. ‘기왕이면 큰 차’ 좋아하는 대다수 소비자에게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까?
①익스테리어


먼저 외모 소개부터. 이전 세대 C-클래스와 비슷하게 신형 역시 ‘맏형’ S-클래스를 축소한 분위기다. 대신 헤드램프 안쪽에 각을 더 세워 젊은 감각이다. 200과 300 구별하는 방법은 그릴에서 찾을 수 있다. C200은 세로 형태 그릴이 평범하게 들어갔다. 반면, C300은 벤츠 고유의 ‘세 꼭지 별’ 패턴이 빼곡하게 들어갔다. 범퍼 디자인도 한층 입체적이다. ‘환자’들은 램프 안쪽을 보고 구별할 수도 있다. C300에만 S-클래스에서 최초로 선보인 디지털 라이트가 들어간다. 130만 개 마이크로 미러로 빛을 주물러 260만 픽셀 이상의 해상도를 뽐낸다.

내가 생각하는 이번 C-클래스의 ‘얼짱각도’는 옆모습. 부드럽게 호를 그리는 윈도 라인은 이전과 비슷한데, 25㎜ 확장한 휠베이스와 짧은 프론트 오버행 덕분에 제법 스포티한 분위기가 물씬하다. 휠은 C200이 18인치, C300이 19인치를 쓴다. 뒷모습은 최신 메르세데스-벤츠 테마다. 가로로 길게 펼친 램프를 중심으로 간결하게 구성했다. 전체적으로 곡선 위주의 풍만한 양감이 돋보인다.
C-클래스는 준중형 세단이 아닌 D 세그먼트 중형 세단이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795×1,820×1,455㎜(C300 기준). 이전 세대보다 95㎜ 길고 10㎜씩 넓고 높다. 휠베이스는 2,865㎜. BMW 3시리즈와 비교하면 85㎜ 길고 20㎜ 높다. 확실히 신형 C-클래스의 외모를 보면 라이트급이 아닌 웰터급 선수처럼 보인다.
②인테리어

아마 이번 C-클래스에 관심 있는 소비자는 실내 변화에 높은 점수를 줄 듯하다. 확실히 신형의 핵심은 인테리어에 있다. 11.9인치 세로형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등의 구성은 S-클래스와 ‘판박이’다. 또한, S-클래스를 통해 최초 선보인 2세대 MBUX도 심었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은 터치로 조작하는 버튼을 담았다. 아울러 중앙 디스플레이 아래엔 지문 스캐너를 달아, 부부가 함께 차를 쓸 때 각 운전자에 맞게 개인 설정과 데이터를 지문인식으로 간편하게 불러올 수 있다.


국내 소비자는 넉넉한 2열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C-클래스의 변화가 반갑다. 25㎜ 키운 휠베이스와 오목하게 파낸 1열 등받이 덕분에 건장한 남자 성인이 앉아도 부족함 없다. 시트 가죽의 질감과 쿠션도 괜찮다. 또한, 머리공간도 답답하지 않아 부부와 자녀 1~2명으로 구성된 가족의 패밀리카로도 손색없다. 초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쾌적한 공기를 유지하는 공기청정 패키지도 기본 사양으로 들어갔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455L. 수치보다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꼼꼼한 마감이 돋보인다. 특히 트렁크에서도 2열 시트를 스위치로 간편하게 접을 수 있다. 필요에 따라 부피가 큰 짐도 수월하게 실을 수 있다. 단,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참고로 3시리즈의 트렁크 용량은 480L, 아우디 A4는 460L, 볼보 S60은 442L다.
③파워트레인 및 섀시

C200과 C300 모두 코드네임 M254의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쓴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C200이 각각 204마력, 30.6㎏‧m. C300은 각각 258마력, 40.8㎏‧m를 뿜는다. 모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맞물려, 가속할 때 전기 모터가 20마력을 보탠다. 0→시속 100㎞ 가속 성능은 C200이 7.1초, C300이 6.0초. 물론 MHEV 덕분에 연료효율도 전보다 소폭 좋다. 복합연비는 C200이 11.3㎞/L, C300이 11.8㎞/L.
신형 C-클래스의 차체는 이전 세대의 개선 버전이다. 아마 이번 세대가 마지막 내연기관 C-클래스가 될 전망이다. 재미있는 건 국내 판매 모델의 경우, 아랫급인 C200에 상시 사륜구동 4매틱을 맞물렸고 C300은 후륜구동으로 출시했다는 점이다. 과연 실제 두 차의 주행 특성은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④주행성능

먼저 C200 4매틱 아방가르드의 운전대를 잡았다. 확실히 ‘확’ 달라진 실내 분위기가 묘한 즐거움을 준다. 길이 4.7m대 세단을 끌기에 204마력은 전혀 부족하지 않다. 30.6㎏‧m에 달하는 넉넉한 토크가 저회전부터 줄기차게 토하기 때문에, 마치 디젤차처럼 두둑한 토크를 이용해 기운차게 차를 끈다. 4기통 엔진이지만 고회전에서 부드러운 회전 질감도 돋보인다.
파트너는 9단 자동기어. 다단화 변속기의 강점은 고속 항속주행 상황에서 느낄 수 있다. 시속 100㎞ 부근에서 9단 기어 물으면 엔진 회전수가 1,200rpm에 불과하다. 덕분에 고속에서 실내가 조용하며 연비도 좋다. 시속 80~110㎞ 정도로 항속 주행할 때 C200의 순간 연비는 1L 당 21~23㎞ 사이를 오갈 정도로 효율이 상당히 좋다.

변속기 반응속도도 과거 벤츠 자동기어와 다르다. 전보다 응답속도가 빠르다. 가령, 시속 100㎞ 9단 기어로 달리다가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순식간에 5단을 내려 3단 기어를 물고 맹렬하게 속도를 붙인다. 지체 없이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이 괜찮았다.
이번 C-클래스의 핵심은 주행 안정감이다. 확실히 과거 독일차처럼 탄탄한 맛은 없다. 부드러운 승차감이 돋보인다. 3시리즈, G70과 비교해도 좀 더 부드럽다. 그러나 속도를 높일수록 바닥에 진득하게 들러붙는 안정감이 남다르다. 나긋나긋하고 깔끔한 움직임은 E, S클래스와 빼닮았다. 즉, 덩치가 작은 엔트리 모델이라고 해서 차급에 따라 저렴한 느낌을 주는 게 아닌, ‘작은 S-클래스’처럼 고급스럽다. 그래서 마음에 든다.

그러나 운전이 재미있는 차는 아니다. 굽잇길에서 짜릿한 손맛 즐기고 싶으면 320i가 나은 선택이다. 반면, C300은 200에 없는 운전재미를 한 스푼 얹었다. 54마력 더 높은 출력도 있지만, 그보다 사륜구동이 아닌 후륜구동 특유의 날쌘 움직임이 더 즐겁다. 확실히 C200의 4매틱과 비교해 앞머리 움직임이 경쾌하다. 258마력이 절대적으로 높은 출력은 아니다. 그러나 안정감이 좋고 든든한 섀시 덕분에, 고회전까지 쥐어짜며 달리는 맛이 좋다. 330i와 1:1로 비교하면 어떨지 매우 궁금하다. 이전 세대는 비교할 생각조차 안 했지만.
⑤총평

두 모델을 모두 경험하니 벤츠의 모델 구성에 수긍이 간다. 사계절 가리지 않고 적당한 출력과 든든한 안정감을 원하는 대다수의 소비자는 200이 더 맞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없지만 앞좌석 통풍 시트와 동반석 메모리 시트, 파노라마 선루프, 앰비언트 라이트 등 과거 벤츠 입문형 모델과 달리 사양이 풍부하다. 단, 좀 더 역동적인 걸 좋아하는 젊은 남성, 하루에 50대씩 마주치는 E250이 싫은 사람은 C300이 좋은 선택이다.
<메르세데스-벤츠 6세대 C-클래스>
장점
1)남다른 고속주행 안정감
2)부드럽고 풍요로운 승차감
3)의외로 뛰어난 연비
단점
1)USB 포트가 앞좌석에 1개밖에 없다. 뒷좌석은 아예 없다.
2)정숙성 & 방음성능은 아무래도 E-클래스보다 떨어진다.
3)중앙 모니터는 보기엔 예쁜데, 위치가 다소 아래에 있다. 내비게이션 경로를 볼 때, 운전자의 시선 이동범위가 크다.
<제원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