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역전승' 홍명보는 딱 20년전 스페인전처럼 환호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엄원상의 역전 결승골을 보고 환호하는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의 모습은 많은 한국인의 추억 속 명장면을 불러일으켰다. 정확히 20년 전 이날 2002년 스페인과의 맞대결에서 한국의 월드컵 4강을 본인의 손으로 확정 지으며 좋아했던 축구 영웅은 20년 후 제자의 득점에 다시 한번 날아갈 듯 기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2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7라운드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전반 5분 조영욱의 패스를 받은 서울 팔로세비치의 감아차기 골이 터졌지만 후반 30분 바코의 감아차기 득점과 후반 43분 엄원상의 결승골이 나온 울산이 역전승에 성공했다.
울산은 이 승리로 서울 상대 14경기 연속 무패(11승 3무) 기록을 이어갔다. 직전 전북 현대와 현대가 더비에서 당한 참패의 충격을 어느 정도 씻어냈다.
양 팀이 1-1로 맞서던 후반 43분 레오나르도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울산의 페널티 박스 안에 진입한 이청용이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을 가져갔지만 서울 양한빈 골키퍼가 막아냈다. 하지만 이 공은 문전으로 쇄도하던 엄원상의 앞으로 흘렀고 엄원상이 이를 오른발로 가볍게 마무리하며 울산의 역전을 만들었다. 경기는 그대로 울산의 2-1 승리로 끝났다.
엄원상의 골에 누구보다 환호하는 이가 있었다. 바로 울산의 홍명보 감독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엄원상의 득점이 터지자 가벼운 발걸음과 함게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좋아했다. 이어 벤치에 있던 박주영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그런데 홍명보 감독의 이 모습은 어딘가 익숙했다. 그 출처는 바로 정확히 20년 전인 2002년 6월 22일에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한일월드컵 8강전 한국과 스페인의 경기였다. 당시 연장전까지 0-0으로 마치고 맞이한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의 네 번째 키커 호아킨이 이운재의 선방에 막힌 상황, 홍명보는 한국의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섰다. 성공하면 한국의 4강행이 확정되는 순간에 홍명보의 오른발 슈팅이 골문 오른쪽 상단에 꽂혔고 그렇게 한국 축구는 4강 신화를 썼다.
홍명보는 킥을 성공시키고서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며 질주했다. 이후 오른팔을 붕붕 돌리고 점프하며 환호하는 등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모습으로 한국 축구의 역사적인 순간을 즐겼다.
승부를 결정 짓는 득점에 열광하는 홍명보의 모습은 2002 한일월드컵 스페인전과 이날을 잇는 매개체가 됐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경기장에 나서는 홍명보지만 그의 세리머니는 지켜보는 팬들로 하여금 20년 전 붉었던 여름의 전율을 다시 느끼게 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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