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현 가야금도, 산조아쟁도 전통 국악기 아냐.. 국악기 개량의 역사
국악관현악 연주회를 가면 한쪽 구석에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자리해 있는 걸 자주 본다. 국악기 중에 탄탄한 중저음을 낼 수 있는 현악기가 없기 때문에 양악기로 저음을 보강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근 국악 대중화 트렌드로 국악기에 대한 관심이 전에 없이 높아진 상황에서 청자의 마음을 울리는 중저음 영역의 보강이 시급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악기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은 살리기 위한 개량 악기 40여 점을 ‘악기 개량의 길을 따라서’, ‘국악기, 음역을 넓히다’, ‘국악기 음량을 조절하다’, ‘국악기의 구조와 재료를 탐구하다’, ‘국악기, 교실안으로 들어가다’ 등의 총 5가지 주제로 구분해 소개한다.



60여년에 걸친 국악기 개량의 역사를 돌아보는 방식으로 꾸며진 전시 중에서도 우선 전통 국악기의 음역과 음량에 대한 개량 국악기가 눈길을 끈다. 1960년대 국악관현악단이 창단되면서 전통 국악기에서 취약했던 저음역대의 표현을 비롯해 다양한 음악을 수용하기 위한 보다 폭넓은 음역대의 악기가 개발됐다.
현악기로는 25현 가야금(전통은 12현)과 9현 아쟁(전통은 7현), 관악기로는 저음역을 확대한 대피리와 중음·저음 태평소, 저음 나발 등이 이번 국악기 전시에서 선보인다. 타악기에서도 대취타 등에서 연주하는 운라를 개량한 17개·24개(전통은 10개 운라편) 운라와 3가지 음정을 내는 징을 소개한다.
음량을 확성하기 위해 울림통을 키우고 공명혈(共鳴血, 울림통 내부의 소리를 밖으로 내보내는 구멍)의 위치와 개수를 늘린 개량 가야금과 개량 아쟁, 개량 거문고, 개량 해금을 전시하고 객석 방향으로 현악기의 음량을 확성시키는 반사판을 덧댄 현악기 받침대도 볼 수 있다. 실내에서도 연주할 수 있도록 음량을 감소시킨 실내악용 태평소와 음량 저감 장구와 꽹과리채도 함께 전시한다.
구하기 어려운 자연 재료로 된 국악기의 보급을 목적으로 구조와 재료를 개량한 국악기도 선보인다. 천연 대나무 재료로만 제작했던 단소, 소금, 대금, 피리 등의 관악기는 각각 PVC(폴리염화비닐)와 철재, 일반 목재 등을 활용한 악기로 만날 수 있고, 구하기 어려운 소라 껍질 대신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로 제작한 나각도 전시한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악기 개량은 연주자의 음악적 필요에 의해 제안되고 기술적으로 제작자가 뒷받침하는게 이상적”이라면서 “이번 전시회도 젊은 국악인들에게 악기 개량 의지가 강한 지금 시점에 과거의 개량이 어떤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는지 공감하고 연주자와 제작자들이 보다 긴밀하게 연결되도록 국악원이 방향을 모색하는 차원”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유주현 기자 yj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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