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켤레에 억, 억, 억.. 예술이 된 운동화들
농구의 전설 마이클 조던의 친필 사인이 들어 있는 ‘1985년판 에어조던 1 시카고’,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천재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의 친필이 적힌 ‘나이키 에어포스1 로 오프화이트….’

스니커즈(sneakers·운동화) ‘덕후’들 사이에서도 평생 실물 한 번 제대로 보기 어렵다는 ‘희귀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호아드 갤러리에서 무료로 열리는 ‘아트 스니커즈+넥 브레이커스(Neck Breakers)’ 전시회다. 소유자들이 스니커즈 문화를 알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준비한 기획. 판매가 아닌 오로지 전시 목적으로 갤러리에서 열리는 ‘스니커즈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에 나온 100여 점은 제공자들 스스로 ‘가보’라 말할 정도로 아끼는 신발들. 전시 제목인 ‘넥 브레이커’는 ‘환상적으로 멋지다’는 영어 표현이다. 흔히 멋진 남녀가 지나갈 때 목이 돌아갈 정도로 고개를 돌려 쳐다보는 모습에서 나온 속어로, 눈에 띄는 신발을 가리키기도 한다. 지난 주말엔 1000여 명의 발길이 몰렸다.
1층 ‘아트 스니커즈 홀’에서 특히 화제가 된 제품은 마이클 조던 친필 사인이 신발 양측에 기재돼 있는 ‘1985년판 에어조던 1 시카고’. 호아드 갤러리 측에 따르면 “얼마 전 1억원에 팔라는 제안이 소유자에게 왔지만 팔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가격보다 제품의 역사적 가치를 굉장히 중히 여겨 대중에게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이베이에서는 조던 사인이 한쪽에만 돼 있는 ‘에어 조던 1 OG 시카고 플레이어 샘플’ 제품이 25만달러(약 2억9782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2층에 있는 ‘넥 브레이커스’ 전시는 국내 스니커즈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인 ‘스택하우스’와 협업해 1982년 나이키 ‘에어포스1′에서부터 최근 제품까지 시대별 주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1년 선보인 ‘나이키 맥’의 경우 영화 ‘백투더퓨처’(1985)에서 등장한 신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제품.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배우 마이클 제이 폭스 연구 재단을 위한 기금을 모으려는 목적으로 1500족이 발매됐다. 당시 경매로 470만달러(현재 약 55억원)가 모였다.
이번 전시회를 연 호아드 갤러리 조창호 대표는 “어린 시절 마이클 조던 경기를 보면서 그의 운동화를 갖고 싶어 했던 X세대(1990년대에 20대였던 1970년대)에겐 로망과 추억을 되찾아주고, MZ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에겐 생소했던 역사적 의미를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는 후기가 많다”면서 “스니커즈가 단순히 돈벌이 수단이 아닌, 시대를 풍미하는 문화의 매개체이자 소장가치 높은 예술작품으로서 갖는 의미를 되살리고 함께 즐겨보자는 의미로 기획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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