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신이냐" '노마스크' 갈등에.. 오늘도 알바생은 웁니다
"마스크 써달라" 요청했다고 욕설
"바로 나갈건데 뭐 어떻냐" 억지도
직원들 "종일 안내하느라 진 빠져"
"코로나 감염 위험 불안" 토로도

서울 종로구 청계천 인근의 복권판매점에서 일하는 A(24)씨는 최근 매장을 방문한 50대 남성 손님에게 “시XX”이란 욕설을 들었다. 맨 얼굴로 들어온 손님에게 마스크를 써달라고 했다는 이유에서다. 손님은 아무도 없는데 왜 마스크를 끼라고 하냐며 언성을 높였고, A씨가 “저는 사람 아닌가,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자 다짜고짜 욕을 한 것이다. 손님은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A씨의 말을 듣고서야 매장에서 나갔다. A씨는 “청계천 주변이 산책로이다 보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다니는 분들이 워낙 많다. 매장에 오시는 분 2명 중 1명은 마스크를 안 쓰고 들어온다”며 “종일 마스크 써달라고 말하다 보니 다리보다 목이 더 아프다. 퇴근할 때 되면 입을 뗄 힘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 뒤로 상점 등 실내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이른바 ‘마스크 감정노동’을 호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는 일이 아르바이트생들의 새로운 고충으로 떠올랐는데, 실외 노마스크 시행 후 마스크를 아예 쓰지 않고 실내에 들어오는 고객과 갈등을 빚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방역을 위한 마스크 착용 안내를 아르바이트생들이 떠맡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천국’이 실외 노마스크 이후 아르바이트생 10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중복응답)에서 660명(62.5%)이 ‘알바 근무에 고충이 생겼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혼동하는 손님들을 안내하는 감정노동 증가(65%) △실내 마스크 착용 안내 업무 증가(64.5%)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대한 불안감(54.5%) 등을 꼽았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사회학)는 “아르바이트생은 권력관계에서 상대적 약자로 볼 수 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시민들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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