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cc의 위대함, 야마하 엔맥스 155 with 엔맥스 125


30cc의 위대함


YAMAHA
NMAX 155 with
NMAX 125

어릴 적 감기에 걸렸을 때 먹었던 빨간 물약이 담겼던 병.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잡아도 작게만 느껴지던 물약병의 사이즈가 30cc다. 엔맥스 155의 엔진은 기존의 엔맥스 125와 고작 30cc 차이가 나는데 이건 감기를 낫게 만드는 것 이상의 힘을 갖고 있다.



엔맥스 155가 메인이다

우리나라에는 엔맥스 125가 줄곧 수입되었기 때문에 엔맥스 155가 배기량을 키운 버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완전히 틀린 이야기다. 사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는 소형 모델의 배기량 기준을 155cc로 설정하고 있다. 차량의 판매량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에 사실 엔맥스155가 대표 모델이다. 이후 우리나라와 일본의 원동기기준에 맞게 배기량을 낮춘 엔맥스 125가 출시되는 것이다. 덕분에 엔맥스 155는 엔진을 제외한 프레임, 서스펜션, 브레이크 등이 늘어난 출력을 감당하지 못할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여전한 고급스러움

기본적으로 엔맥스 155는 외형 디자인상 엔맥스 125와 다른 점이 없다. 그저 외장 페어링에 짙은 녹색의 다크 페트롤 컬러가 적용되었다는 점과 시트 밑 엔맥스 엠블럼에 155가 더해진 것으로 구별할 수 있다. 무광페인팅과 날렵한 라인들이 어우러져 고급스러움을 자아내고 DRL이 더해진 LED 헤드라이트는 공격적인 인상을 과시한다. 후미등은 맥스 시리즈를 잇는 디자인의 LED 라이트가 적용됐다. 여기에 청동 컬러의 휠을 적용하여 고급스러움을 완성했다. 디지털 계기반은 화려하지 않지만 다양한 정보를 또렷하게 전달한다. 일체형 시트는 착좌감이 우수하고 플로어 패널은 신장179cm의 라이더가 편안하게 다리를 올려놓을 수 있다. 엔맥스 125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키가 적용되어 간편하게 시동을 걸 수 있고 셀 버튼을 누르면 큰 저항감없이 ‘부르르릉’ 소리를 내며 엔진을 깨운다. 엔진의 배기량이 30cc 커졌지만, 진동과 소음에서는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스로틀을 돌리면 바이크가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움직인다.

기존 로고가 있는 자리에 155 스티커가 추가되어 엔맥스155임을 나타낸다
연료 주입구는 스마트키를 소지한 상태로 마련된 버튼을 누르면 열 수 있고 주유구 마개를 거치할 수 있다
날렵한 디자인의 DRL이 포함된 LED 헤드라이트는 강렬한 인상을 띈다

엔맥스 155가 국내 출시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첫 번째로 든 생각은 ‘굳이?’였다. 우리나라의 면허 체계는 125cc를 기준으로 원동기와 2종 소형으로 나뉘고 세금과 보험에도 금액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125cc 이하인 스쿠터는 자동차 면허로도 주행이 가능하지만, 엔맥스 155는 2종 소형에 속하기 때문에 꼭 별도의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야마하 모터사이클 수입원인 ㈜한국모터트레이딩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해소하고자 엔맥스 155를 추가로 공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기가 막힌 한 수가 되었다.

30cc의 여유

시승은 엔맥스 125와 번갈아가면서 진행했고 엔진의 출력 차이를 중점으로 테스트했다. 먼저, 정지 상태에서 움직임이 시작되는 순간, 한결 여유 있는 토크를 발휘한다. 덕분에 차량이 많은 시내에서 가고 서기를 반복하거나 좁은 골목길을 천천히 통과할 때마다 바이크를 더 미세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 또한, 엔진의 전체 구간에서 가속력이 향상된 느낌인데 도심 규정 속도까지 빠르게 가속하고 크루징 하는 것이 수월하다. 엔맥스 125와 동시에 같이 가속했을 때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엔맥스 155는 풀스로틀을 당기는 일이 적다. 일반적인 원동기 스쿠터는 배기량의 한계 때문에 풀스로틀, 풀브레이킹을 반복하게 되지만, 엔맥스 155는 한 체급 위 모델을 다루듯 스로틀을 나눠서 사용해도 도심 속 차량들과 속도를 맞출 수 있었다. 또한, 오르막을 오르막에서 토크의 차이가 명확해진다.

맥스 시리즈를 나타내는 LED 후미등은 시인성이 좋다
230mm싱글디스크 프런트 브레이크는 제동력이 우수하고 ABS가 적용됐다
리어 쇽은 마련된 다이얼을 돌려 1인 승차와 2인 승차에 맞게 프리로드를 조절할 수 있다

엔맥스 125는 경사로가 가파르거나 길게 이어지다 보면 가속이 되지 않고 차량이 힘겨워하는 걸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엔맥스 155는 웬만한 오르막에서도 꾸준한 가속이 가능하다. 누군가는 오르막에서 출력차이가 크게 중요한가 의문을 품을 테지만 다른 차량을 추월해야 하는 상황은 평지뿐만이 아니라 오르막에서 자주 존재한다. 도로의 흐름에 방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건 안전과도 이어지는 문제다. 근래 도심 규정 속도가 낮아져서 원동기 모델들이 도로를 한결 수월하게 달릴 수 있고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출력이 더 높으면 한참 더 편안하다는 걸 실감했다.

안전과 편안함

주행 중 물에 젖어 미끄러운 노면을 밟는 일이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바이크가 가속되지 않고 계기반에 TC램프가 깜빡였다. 엔맥스 125와 마찬가지로 트랙션 컨트롤이 적용되어 미끄러운 노면에서 리어 휠이 과도하게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한다. 이는 대형 모터사이클에서 기본처럼 여겨지는 기능이지만, 원동기 스쿠터에서는 거의 유일하다. 생각보다 개입이 매우 빠른 편이라서 조작이 서툰 초보 라이더나 다양한 날씨를 접하는 라이더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말했듯 엔맥스 155기준으로 개발된 모델이지만 엔맥스125에 비해 겨우 1kg 차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전후 적용된 2채널 ABS는 타이어가 미끄러지기 전까지 개입하지 않으면서 라이더의 의도대로 감속할 수 있게 돕는다. 재미있는 점은 제동 시 프런트 포크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일반적인 모터사이클을 주행하는 감각을 연출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프런트의 하중을 이해하기 쉽다. 그 상태에서 더 강한 제동을 걸어주면 ABS가 빠르게 개입하며 바이크를 안정적으로 제동시킨다.

좌측 글러브 박스 안쪽에 12V 시거잭이 마련되어 있다
트렁크 용량은 엔맥스 125와 동일하며 풀페이스 헬멧 한 개를 수납할 수 있다
스마트키와 야마하 전용 가죽 홀더

이때 ABS의 이질감이 적고 바이크 자체의 밸런스가 좋아서 감속에 대한 부담이 제로에 가까웠다. 도심에서 신호에 걸려 정차하면 그 즉시 아이들링 스톱이 작동한다. 엔맥스 155의 진동과 소음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시동이 꺼지니 확실히 쾌적하다. 일반적으로 신호에 걸리면 1~2분 정도를 정차하게 되는데 그만큼 공회전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연비 향상에도 영향을 준다. 다시 출발 신호를 받고 움직여야 할 때 스로틀을 살짝 쥐는 순간 시동을 바로 걸고 나아간다. 반 속도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답답함을 느끼지 못했다. 냉간 상태에서는 시동이 걸릴 때 약간의 진동이 들어오지만, 예열이 끝났다면 재시동 상황에서의 진동이 거의 없다.

명차와 명차

엔맥스 155는 결과적으로 엔맥스 125 보다 모든 면이 뛰어나다. 엔맥스 125가 갖춘 완성도 높은 디자인, 편의장치, 전자장치 등을 모두 포함하고 더 강한 엔진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가격 차이는 38만 원으로 475만 원에 책정되었다. 그렇다면 엔맥스 125의 상품성이 부족할까? 전혀. 엔맥스 125는 국내 수입과 동시에 계속 완판되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차량 가격, 보험 비용, 간편한 면허 체계, 뛰어난 연비 등은 여전한 강점이다. 엔맥스 155는 2종소형을 보유하고 있어서 면허 체계에 구애받지 않고 정 이상의 비용을 더 지불하여 조금 더 여유로운 주행을 원하는 라이더에게 알맞다. 만약 엔맥스 155가 엔맥스 125를 기반으로 설계되어 프레임,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의 성능이 부족했다면 혹평을 받았을 것이다. 다시 하지만, 엔맥스는 155가 ‘기준’이고 ‘찐’이다.

벌브 타입의 방향지시등은 차체에 매립된 형태로 깔끔하다
플로어 패널은 두 가지 포지션으로 사용할 수 있다

Y-커넥트

엔맥스 155에도 Y-커넥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량의 상태와 라이더의 운행 스타일을 전용클라우드로 공유하여 엔진오일 및 소모품 교체시기 등을 체크할 수 있고 다양한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는 엔맥스에서 처음으로 사용하게 되었으며 한글을 지원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IOS 기반 모두 사용 가능하며 각 앱 스토어에서 Y-Conncet로 검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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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AHA N-MAX 155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SOHC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58 × 58.7(mm) 배기량 155cc 압축비 11.6 : 1 최고출력 15hp / 8,000rpm 최대토크 13.9Nm / 6,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7.1ℓ 변속기 V벨트 오토매틱 서스펜션 (F)정립식 (R)유닛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10/70 13 (R)130/70 13 브레이크 (F)230mm싱글디스크 (R)23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1,935×740×1,160 휠베이스 1,340mm 시트높이 765mm 건조중량 132kg 판매가격 475만 원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한국모터트레이딩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