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거트를 꽤나 좋아합니다. 어릴 때 저희 집엔 요거트 제조기가 있었고 항상 엄마가 그걸로 요거트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마트에서 산 요거트 한 팩과 우유를 붓고 발효시키면 무한 요거트가 생성이 되었죠. 그리고 저희 가족은 그 요거트를 ‘꼬모’라고 불렀습니다.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요거트를 만들 건데 왜 ‘이미 요거트인 것’ 을 넣느냐는 말이죠. 물론 이런 제 발언이 경악스러울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문과생이라 그래요. 이해해 주세요.

하여튼 최근까지도 저는 요거트를 만들어 먹곤 했습니다. 집에서 티벳 버섯을 키웠거든요. 고등학생 때 같은 반 친구가 사물함에 티벳버섯을 두고 키우면서 ‘유산균을 키운다’ 면서 매일 먹더라구요. 몽글몽글하게 생긴 게 우유를 주면 무럭무럭 자라나는 게 신기했습니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좀 이상하죠. 그걸 사물함에서 키우다니. 티벳버섯 학대 아닌가요?
그리고 그 후로 10년이 지난 어느 날, 문득 티벳버섯이 생각나더라구요. 검색해 보니 티벳버섯을 적게 덜어서 분양하시는 분들이 많길래 저도 그 중 한 분을 통해 버섯을 받아오게 됐습니다. 그리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여느 집과 마찬가지로 티벳 버섯 관리는 저희 엄마 담당이 되었죠...ㅎㅎㅎㅎ 티벳버섯을 키우는 건 귀찮긴 하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신기할 때도 많았죠. 이 친구들도 나름대로 취향이 있는지 먹이는 우유 종류에 따라 점성과 맛이 달라지거든요. 특히 저지방 우유를 아주 싫어합니다.

티벳 버섯의 외모만 보면 소중히 다루지 않으면 쉽게 시들어 버릴 것처럼 약하게 생겼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자라서 문제였습니다. 제 생각보다 더 빨리 거대 버섯이 되어버리더라구요. 결국 감당이 되지 않아 냉동실에 봉인시켰습니다. 혹시 필요하신 분 있다면 개인적으로 문의주세요...

꼬모부터 티벳 버섯까지 다양하게 요거트를 즐기는 동안 한 가지 꼭 지켜왔던 게 있습니다. 바로 플라스틱 숟가락을 사용하는 거였죠. 요거트가 쇠에 닿으면 유산균이 죽어버린다고 그랬거든요. 그리고 마트에서 주는 요플레 숟가락이 편하기도 하니까요. 그러다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냉동실에 얼리고 사물함에 가둬도 자라나는 유산균인데 겨우 쇠숟가락에 죽는다고?
이런 속설의 근거는 일단 이렇습니다. 쇠숟가락으로 요거트를 떠먹으면 유산균과 금속이 만나 산화 반응을 일으켜 유산균이 파괴된다는 거죠. 요거트의 시큼한 맞은 발효과정에서 생성되는 ‘젖산’ 때문인데 젖산의 산성 때문에 금속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합니다. 뭔가 그럴싸해 보이는 의견이네요.

하지만 실제로는 큰 의미 없는 주장이라고 합니다. 요거트의 산성은 수치로 나타냈을 때 4.3 ~ 4.4 정도로 미약한 수준이며, 요거트를 먹는데 걸리는 겨우 10분 정도의 시간 동안 산화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 역시 희박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숟가락은 잘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에 코팅을 한 형태라 요거트에 닿는다고 해서 산화 반응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네요. 애초에 요거트 제조 및 발효시설들의 장비가 스테인리스 스틸로 되어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티벳버섯에 쇠숟가락을 대진 않습니다. 뭔가 ‘버섯’이라고 부르니까 꼭 살아 있는 거 같잖아요. 실제로 살아있는 게 맞기도 하지만... 나중에 티벳버섯에 대해서도 더 상세히 남겨볼게요. 집에 반려 버섯 하나쯤 두는 것도 괜찮거든요.

하여튼 결론! 쇠숟가락으로 요거트를 먹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