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캐디' 도입 확산
- 캐디 대신 골프백 운반해 주는 로봇 카트
- 대여료 3만원으로 카트비·캐디피 절감
- 코스·자세 분석해 주는 AI 소프트웨어 적용 가능성도

골프 업계가 정보통신(IT)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요즘엔 골퍼들을 따라다니며 골프백을 자동으로 운반해 주는 ‘로봇 캐디(caddie)’가 그린을 누비고 있다. 최근 롯데스카이힐CC제주, 경주코오롱CC, 골프존카운티구미CC 등이 로봇 캐디를 도입했다. 로봇 캐디에 대해 알아봤다.
◇치솟은 카트비·캐디피 절약할 수 있는 방법


로봇 캐디란 골퍼를 따라다니며 골프백을 운반하는 캐디의 역할을 대신해 주는 로봇이다. 바퀴가 달린 운반 기구로, 자율주행하는 카트 형태다. 이용자가 샷을 칠 때는 정지해 있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구동 버튼을 누르면 이용자를 따라온다. 무거운 골프채를 운반해 주며 원활한 경기를 돕는다.
골프백 운반뿐 아니라 GPS(위치 추적) 기술을 활용해 홀컵(골프공을 넣는 구멍)까지의 거리 및 앞뒤 팀의 위치도 확인해 준다. 로봇 캐디에 장착된 태블릿PC 화면으로 라운딩 코스의 지도도 볼 수 있다.

로봇 캐디 사용 시 카트비와 캐디 비용(캐디피)을 절약할 수 있다. 로봇 캐디 1대의 대여료는 1인당 3만원 수준이다. 평균 10만원의 카트비와 15만원 내외로 형성된 캐디피를 더해 한 팀 당 25만원가량 부담했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셈이다.
실제로 ‘캐디 없는 골프장’이란 간판을 내건 곳이 증가하며 로봇 캐디 도입도 확장될 전망이다. 현재 캐디 없이 운영되는 골프장이 전국 100여곳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현상이 자리 잡은 동시에 캐디피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로봇이 캐디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

다만 로봇 캐디에도 단점이 있다. 로봇 캐디는 폭 70cm, 높이 80cm 수준의 크기에 불과해 적재함에 많은 골프채를 싣는 데 무리가 있다. 또한 골프장 경계 턱을 넘을 때 주행을 멈추는 경우가 있어 다소 불편하다.

기존 캐디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는 것도 한계점이다. 골프장 캐디는 골프백 운반 외에도 골프공과 골프채 관리를 돕는 역할을 한다. 코스의 특징을 설명하고 공을 칠 방향 및 거리에 대해 조언해 주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약점을 기술적 측면 보완으로 일부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소프트웨어를 꾸준히 업데이트하다 보면 로봇 캐디가 운신하는 폭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날씨 및 바람의 방향 데이터를 통해 코스 공략법을 추천하거나 채를 휘두르는 동작 궤도를 분석해 자세를 조언해 주는 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