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전문가가 만든 특별한 무지향 스피커와 만나다
Audio Mania Econo Design Clinic - 이건호 교수
그동안 여러 오디오파일들을 만나 봤는데, 이 분은 진정 취미의 세계를 넘어서는 전문가 수준의 오디오파일이었다. 왜냐하면 젊었을 때부터 오디오 취미를 해 온 오랜 경력을 바탕에 두고, 자신의 디자인 능력을 더해 스피커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호 산업디자이너 교수가 이번 만남의 주인공이다. 그는 일본 국립 지바대학 공학부 디자인공학과 연구교수로 시작해 중앙대, 숙명여대, 세종대, 성신여대 학생들을 가르쳤고, 명지전문대 산업정보디자인과 교수로 퇴임했다. 그리고 일본 디자인학회 정회원, 88 서울올림픽 기념조형물 심의의원, 한국산업디자인 환경·제품 심사위원, 한국 특허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디자인 전문가. 또 그는 어릴 때 부산에서 일본의 문화와 미군 하야리아 부대 군수 물품, 삼촌의 일본 산수이 전축 등으로 음악과 오디오의 세계에 발을 디뎠고, 디자인 공부를 하면서 일본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해 회현동에서 수많은 오디오를 사고팔고 해 온 오랜 경력의 오디오파일.
그가 만든 스피커는 무지향 스피커다. ‘소리음의 으뜸은 인간의 목소리다. 모델 로메 트라이앵글(Rhome Triangle) 시스템 무지향성 스피커 디자인의 콘셉트는 인간의 신체 구조를 응용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이다.’ 그리고 ‘무지향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다이렉트 방식의 스피커보다 깨끗하고, 무지향 스피커의 매력에 빠지면 다이렉트 스피커를 못 듣습니다’ 라고 무지향 스피커를 만들게 된 이유를 소개했다. 그리고 에너지 효율이 높고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으며, 조형적으로 실내 인테리어에 맞는 디자인이라는 생각에 이쪽 방향으로 스피커를 개발했다고 한다.
그는 아마추어 수준에서 스피커를 제작한 것이 아니다. 직접 작품성 있는 조형성과 음악성이 결합된, 음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디자인을 했다. 그리고 인클로저 금형도 제작하고, 여러 공장에 부품을 주문하고 직접 조립해 제작했으며, 앰프 모듈을 해외에서 직수입해서 액티브 방식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직접 스피커들을 디자인하면서 특허(디자인등록번호 제30-2020-0031727, 30-2014-613591, 30-0771661, 30-0267097-00-00과 발명특허등록번호 제10-2011-1816381)를 획득한 바 있다. 또한 2014 서울국제오디오쇼, 제2·3회 이코노 교수작품전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신의 스피커를 소개했다.
그의 집에서 직접 만든 비콘(Beacon) Ⅰ, Ⅱ 두 가지 무지향 스피커를 만났다. 먼저 비콘 Ⅰ은 6.5인치 드라이버와 트위터로 구성된 2웨이 스피커이며, 인클로저는 소뼈, 아크릴, PVC, 금속이 합성된 소재로 되어 있고 사출 성형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블루투스, 와이파이, 디지털, 아날로그 입력 모두 가능한 액티브 스피커다.
비콘 Ⅱ는 3인치 풀레인지 1개로 제작되었으며, 블루투스로 음악을 재생한다. 이 스피커는 다양한 스탠드 옵션이 있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가장 긴 것은 거실용, 중간 크기는 사무실용, 가장 작은 것은 침대 옆에 협탁에 놓고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 외에도 벽에 달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그리고 흰색뿐만 아니라 랩핑을 통해 다양한 마감으로 완성되었다.
그가 만든 스피커의 특징은 덕트라고 할 수 있다. 내부에 흡음재를 사용하지 않으며, 일반적인 덕트와는 다르게 디자인되었다. 이 스피커의 덕트는 흐르는 공기를 모아서 다시 위로 올려서 내보내서 그 압력으로 저음이 더욱 강해진다고 한다. 또한 사운드 웨이브 플레이트(Sound Wave Plate)라는 음향 패널을 적용해 기류에 회절이 발생하지 않게 했으며, 안에 들어 있는 반사판의 각도도 유닛의 특성에 맞췄다.
그는 이 스피커 외에도 12개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데, 본인의 특허를 기반으로 과학적으로 제품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과 만나 제품을 본격적으로 제조해 상품화하고 싶다고 포부를 이야기했다. 특히 스피커에 나온 음을 고스란히 반사시켜 내보낼 수 있는 음향적인 소재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업체와 만나고 싶다고. 글 |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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