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징계 앞장섰던 '秋의 남자' 심재철 남부지검장도 "검수완박 중재안 반대"

서울남부지검 간부 검사들 입장문 발표
"경찰 수사 통제장치 없어.. 무엇 위한 입법인지 의구심"

2020년 10월 심재철 남부지검장(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국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조선DB

서울남부지검 간부 검사들이 박병석 국회의장이 낸 ‘검수완박’ 중재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울남부지검장은 심재철 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이던 시절에 윤 당선인에 대한 징계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심 지검장까지도 검수완박 중재안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서울남부지검 간부 검사단은 25일 “‘검수완박에 대한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중재안 중 전문가들조차 명확한 구별이 어려운 용어인 ‘단일성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만 보완 수사를 허용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 발견과 신속한 수사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사의 목적은 기소 여부다. 수사와 기소는 분리될 수 없다”며 “검사의 수사가 문제라면 똑같은 이유로 경찰의 수사도 문제인데, 이에 대한 아무런 통제 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기, 횡령, 배임 등 고도로 지능화된 재산범죄의 경우 다수의 시민을 속이거나 거액을 빼돌리기 위해 다양한 범행 수법이 동원된다”며 “단일성과 동일성만으로 보완 수사를 하게 되면 범행의 전모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또 이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피해구제를 위한 효율적인 사건처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당연히 진행됐어야 하는 경찰권력 비대화에 대한 견제조치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를 종국적으로 폐지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검찰 수사를 허용한 부패·경제 범죄와 그 밖의 공직자·선거 등 4개 범죄를 왜 달리 취급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재안대로라면 올해 9월 검찰의 선거범죄에 대한 수사권이 폐지되므로 선거일로부터 6개월 내 수사와 기소를 마무리해야 하는 선거범죄에서 자유로운 대상은 권력자들 뿐”이라고 했다.

이들은“1년 전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을 위한다는 주장 하에 형사사법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있었지만 이후 국민이 체감하는 피해구제를 위한 효율적인 사건처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당연히 진행됐어야 하는 경찰 권력 비대화에 대한 견제조치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입법이 과연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중재안에 대해 국민에게 왜, 어떻게 그리고 무엇이 좋은지를 먼저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수사권 박탈 입법 추진을 반대하고, 변화된 형사사법 체계의 문제점을 더 세밀하게 검토해 국민의 인권과 권익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향후 관련 법률이 개정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입장문은 심재철 검사장과 이진수 1차장검사, 박승대 2차장검사 등의 이름으로 공표됐다. 이 중 심 지검장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법무부 차원의 징계를 주도한 인물이다. 윤 당선인에 대한 징계 과정에서 제보자와 고소인, 검사, 징계위원, 증인까지 ‘1인 5역’을 맡으며 종횡무진 활약하며 추 전 장관의 최측근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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