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정기구독 '꾸까' "커피의 스타벅스처럼 꽃 산업 키울래요"[스타트업노트]
[경향신문]

꽃 소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2014년 창업한 꾸까(핀란드어로 ‘꽃’이라는 뜻)다. 꾸까는 온라인으로 꽃을 주문하면 전국 어디든 배송해주는 플랫폼이다. 국내에 처음 꽃 정기구독을 도입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꾸까 잠실점에서 박춘화 대표(40)를 만났다.
박 대표는 화장품 정기구독 사업을 했던 경험을 살려 꾸까를 창업했다. “꽃을 일상에서 즐기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꽃을 포함한 미화용 식물을 파는 국내 화훼산업은 여러 한계를 안고 있었다. 3~4일 지나면 시들어 보관이 어렵고, 수작업이니 대량 생산이 안됐다. 졸·입학, 결혼, 장례 등 경·조사 때 집중적으로 소비되고 평소엔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꾸까는 이 한계를 넘어서려 했다. 2주에 한 번 원하는 꽃을 보내주는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동네에 꽃집이 없어도 꽃을 받아볼 수 있도록 이커머스를 기반으로 하는 전국 배송망을 구축했다. 꽃을 싱싱하게 저장할 저온 창고를 마련하고, 배송 중 박스 안에서 꽃의 모양을 유지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제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꽃을 주기적으로 받아보는 사람이 조금씩 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후 꾸까 매출은 전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일상에서의 꽃 수요가 늘고, 비대면 거래가 많아진 영향이었다. 박 대표는 “화훼 농가는 경·조사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새로운 유통채널이 생겨 고마워했고, 지방에 사는 고객들은 ‘꽃을 더 쉽게 살 수 있게 됐다’고 반겨주셨다”고 말했다.

꾸까는 이제 매달 3만~4만 다발을 파는 꽃 커머스가 됐다. 투자사들로부터 2018년 30억원의 초기 투자에 이어 최근 11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도 받았다. 투자사들은 꾸까의 꽃 구독과 온라인 판매 모델, 플랫폼에 축적되는 데이터를 높게 평가했다.
다른 업종에서 그렇듯 화훼산업에서도 온라인으로 유통의 중심이 옮겨가는데 대한 반발은 있다. 박 대표는 “꾸까는 화훼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꾸까가 꽃을 사는 문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주시는 분도 많이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화훼 산업을 화장품, 패션 산업처럼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꾸까가 내달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준비하는 이유다. 꾸까는 꽃을 형상화한 회사 심볼을 만들고, 오프라인 매장인 서울 광화문점엔 꽃을 작품처럼 전시하고 와인과 커피를 즐기는 쇼룸을 꾸미고 있다. 박 대표는 “동네 다방이 중심이던 커피 시장이 다수의 커피전문점으로 커지는 과정에는 ‘스타벅스’와 같은 대표 브랜드가 있었다”며 “화훼 산업을 키우려면 꽃 하면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브랜드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꾸까가 화훼 산업의 ‘스타벅스’가 돼 후속 브랜드가 나올 수 있는 길을 트겠다는 것이다. 리브랜딩은 고객에게 꾸까에 대한 팬덤을 만들려는 시도다.
박 대표는 “꽃이 좋아 화훼를 전공했는데 업계 전망이 불투명하다보니 졸업 후 무엇을 할 지 방황하는 20대가 많다”며 “이들이 전공을 살려 일할 기회를 주고, K팝처럼 ‘K꽃’이 세계에서 유명하게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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