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컵 만족도 괜찮네".. 스타벅스, 종이컵 퇴출 예정대로 [뉴스+]

구현모 2022. 6. 14. 12: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회용컵 없앤 에코 커피숍 만족도 5점 만점에 3.42점
스벅 등 서울시청 일대 17개 매장 평균 회수율 80%
"반납 어려움" 불만도.. 스벅 서울 전 매장 연내 도입
1∼5월 스벅 매장 개인컵 주문은 2021년 대비 34% 증가
스타벅스의 1회용 종이컵.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카페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최대 커피 프렌차이즈 브랜드인 스타벅스는 올해까지 서울에 있는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퇴출할 계획이다. 지난 10일 시행 예정이었던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프렌차이즈 카페 가맹점주들의 반발로 6개월 연기되는 등 부침을 겪고 있지만 스타벅스는 이와 관계없이 일회용 컵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쪽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시는 SK텔레콤 등과 함께 지난해 11월부터 다회용 컵 시범사업을 실시하며 서울 시청 일대 17개 매장을 ‘일회용 컵 없는 에코매장’으로 운영해왔고, 이 중 12개 매장이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올해까지 서울의 모든 매장을 이런 에코매장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시범사업으로 실시했던 이 매장들에서 다회용 컵 사용은 성공적으로 안착했을까?

◆다회용 컵 반납률 80%, 개인컵 주문량도 늘어

에코 매장들은 음료를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할 경우 일회용 컵이 아닌 다회용 컵에 담아준다. 계산할 때 다회용 컵 보증금 1000원이 추가되고 음료를 다 마신 뒤 주요 매장에 설치된 무인 회수기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사용한 컵은 전문 세척업체를 통해 수거돼 세척-살균-소독 과정을 거쳐 카페에 다시 공급된다.
서울 중구 스타벅스 시청플러스점에서 한 직원이 리유저블 컵에 음료를 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서울시와 스타벅스 등에 따르면 해당 매장들을 다회용 컵 매장으로 전환한 지난해 11월부터 1월 말까지 석 달 동안 일회용 컵 44만5000개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다회용 컵 사용이 자리 잡았는지를 파악하려면 반납률도 중요하다. 반납률이 높다는 것은 컵이 잘 순환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회용 컵 반납률은 시행 초기부터 점점 높아졌고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평균 반납률은 약 80%로 조사됐다. 

스타벅스는 또 ‘개인 컵’ 사용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개인 컵 이용 시 음료를 400원 할인해 주는 등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매달 10일은 ‘일회용 컵 없는 날’로 지정해 이날 개인 컵을 가지고 오는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무료 음료 쿠폰을 준다. 이런 정책으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스타벅스 매장에서 개인 컵을 사용한 주문은 1140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했다. 

◆고객 만족도는 중상, 회수기 개수 부족하다는 지적도

만족도 평가는 중위값을 웃돈다. 서울시가 지난 2월9일 에코매장 이용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용 과정 전반의 만족도는 3.42점(5점 만점)을 기록했다. 향후 이용 의사에 대한 평가에서도 3.62점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AFP연합뉴스
에코매장이 확대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지만, 당장은 무인회수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아직 불편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직장인 안모(32)씨는 “출근할 때 회사 인근 스타벅스에 들러서 다회용 컵에 음료를 이용하는데 회사에서 마시고 퇴근할 때 주로 반납하고 있다”며 “중구 외 다른 지역에서도 반납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무인 회수기가 설치된 곳은 주로 서울 중구에 한정되어 있어 서울시 공무원들이나 인근 직장인들을 제외하고는 다회용 컵을 사용하기에 제약이 많다. 서울 시청 인근에서 근무하는 조모(28)씨는 “무인 회수기가 내가 일하는 곳 근처에 있다면 다회용 컵을 이용하겠지만 조금만 멀리 있다면 일회용 컵을 주는 카페에 갔을 것”이라며 “다회용 컵을 시청뿐만 아니라 서울의 모든 스타벅스 매장에서 반납할 수 있게끔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업무 때문에 시청을 방문했다는 김모(27)씨는 “커피를 사러 왔다가 다회용 컵에 준다고 해서 그냥 나왔다”며 “우리 동네에는 이런 매장이 없어서 다회용 컵을 반납하려면 또다시 시청으로 와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올해 안에 서울 모든 매장을 다회용 컵 매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지만 올해 상반기가 다 지나가도록 서울 시청 인근 12개 매장 외에 추가 도입 매장은 아직 없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제주도의 경우 모든 매장을 다회용 컵 매장으로 바꿨고 서울에서도 당초 설정했던 목표에 맞게 진행할 것”이라며 “다만 모든 매장을 한 번에 전환하는 것은 어렵고 순차적으로 전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