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감시]'단순 실수'라지만..출연연 포함된 논문 이미지 복제로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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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과 정부 출연연구기관 연구자가 참여해 발표한 국제 논문이 이미지 중복 사용을 이유로 철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임 교수는 "첫 심사 때 제출했던 논문을 봤을 때 제대로 된 이미지가 사용됐던 점, 당시 제출했던 로우 데이터 등을 보면 단순 실수인 점을 알 수 있는데 편집부는 무조건적인 철회 결정을 내렸다"며 "실수의 책임은 우리에게 있지만 통보식 철회는 가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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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과 정부 출연연구기관 연구자가 참여해 발표한 국제 논문이 이미지 중복 사용을 이유로 철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일한 실험결과 이미지를 2개의 서로 다른 이미지처럼 논문에 사용했다. 이미지 중복 사용 외에 실험 이미지 순서도 잘못 나열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단순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논문 사진 중복 등은 논문조작의 주요 수법으로 활용되는 만큼 엄밀성을 강조하는 과학 논문 제출이 안이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21일 논문 감시 사이트 ‘리트랙션워치’에 따르면 임선희 동아대 바이오메디컬학과 교수와 이병주 울산대 생명과학부 교수, 김승일 기초과학지원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지난 2013년 7월 5일 국제학술지 ‘DNA와 세포생물학’에 발표한 종양 유전자 관련 논문이 이 같은 이유로 이달 4일 철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논문은 ‘E2F1’라는 종양 유전자가 암 세포 속 ‘NELL2’라는 단백질 효소를 조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암 세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E2F1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석한 연구결과다. 김 책임연구원은 “임 교수 연구팀은 유전체학 분석을, 기초과학지원연 연구팀은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단백질체학 분석을 진행했다”며 “더 정확한 연구결과를 내기 위한 것으로 공저자로 연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미지 복제 문제는 2020년 4월 연구논문 사후검증 웹사이트 ‘펍피어’에서 먼저 제기됐다. 한 제보자가 ‘그림 5A’에 반복된 이미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학술지 편집부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올해 4월 확인하고 논문에 명시된 저자들에게 모두 연락을 해 해명을 요청했다.
연구팀은 “도형을 작업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고의로 이미지를 복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림 5A를 다시 검토하는 과정에서 순서가 잘못됐다는 점도 발견했다”며 “수정된 그림 5A를 전달한다. 철회 재고를 바란다”고 밝혔다.
학술지 편집부 측은 연구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편집부는 “새로 제공된 그림과 연구팀의 답변을 검토한 결과, 편집부는 저자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게재된 논문의 전면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같은 편집부 결정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임 교수는 “2013년 논문을 심사를 위해 제출했을 때는 이미지 중복 사용이 없는 올바른 이미지를 제출했었다”며 “심사를 거치며 추가 이미지 요청이 들어왔고, 그 과정에서 이미지를 중복 사용하고 순서가 잘못되는 실수가 벌어졌다”고 해명했다. 임 교수는 “첫 심사 때 제출했던 논문을 봤을 때 제대로 된 이미지가 사용됐던 점, 당시 제출했던 로우 데이터 등을 보면 단순 실수인 점을 알 수 있는데 편집부는 무조건적인 철회 결정을 내렸다”며 “실수의 책임은 우리에게 있지만 통보식 철회는 가혹하다”고 덧붙였다.
한 과학계 관계자는 “논문을 심사한 학술지 측도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고 보여진다”며 “체계적 논문 검증 시스템의 부재로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자들의 1차적 책임은 벗어나기 어렵다. 황우석 박사 사태 이후 한참이 지난 뒤 이뤄진 연구이고 특히 연구 윤리에서 엄밀해야할 출연연구기관이 포함된 연구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논문 사진 중복 사용 등은 2005년 한국 과학자 사회를 강타한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사건에서도 주요 수법으로 널리 알려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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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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