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감독 잔혹사' 왓포드, 포초 가문 10년 동안 '감독 교체만 15명'

정지훈 기자 2022. 1. 2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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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왓포드의 감독 잔혹사가 좀처럼 끊어지지 않고 있다. 2012년 포초 가문이 왓포드를 인수한 이후 선임한 감독 숫자는 이미 두 자릿수를 넘겼다. 감독 대행을 제외하더라도 벌써 15명의 정식 감독이 왓포드를 거쳐 갔다.


여기에 지난 25일(한국시간) 성적 부진의 이유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까지 경질했다. 라니에리 감독은 지난 10월 시스코 무뇨스 감독의 후임으로 왓포드의 지휘봉을 잡았으나 끝내 경질 대열에 합류해야 했다.


이탈리아 국적 구단주인 지노 포초와 그를 비롯한 포초 가문은 무분별한 감독 경질과 감독 교체로 악명이 높다. 지난 22일 노리치 시티와의 단두대 매치에서 0-3으로 패한 라니에리 감독은 칼바람의 가장 최근 희생자가 됐다.


이어 26일 왓포드는 곧바로 로이 호지슨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선임했다. 하지만, 74세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감독이 된 호지슨 감독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포포투는 영국 'PA 통신'과 함께 포초 가문의 운영하에 펼쳐진 왓포드의 감독 잔혹사를 파헤쳐 봤다.


# 라니에리 감독의 성적


라니에리 감독은 2015-16시즌 레스터 시티에서 동화 같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이끈 주인공이다. 당시 레스터는 직전 시즌까지 강등권을 헤매던 만년 하위권이었기에 더욱 기적과도 같았다. 그러나 풀럼과 왓포드에서 연달아 아쉬운 행보를 보이며 과거의 영광은 다소 흐려진 상태다.


왓포드는 라니에리 감독 체제에서 14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이 기간에 거둔 승리는 단 2승. 에버턴을 상대로 5-2 대승을 거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4-1로 이기며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경질을 견인하는 등 임팩트를 남기긴 했으나 처참한 성적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심지어 해당 두 경기를 제외하고 왓포드가 2골 이상 득점한 경기는 한 차례뿐이었다. 그마저도 라니에리 감독의 전 소속팀인 레스터에 2-4로 패배하며 끝이 났다. 이외 11경기 동안 무득점이나 1득점에 그치며 최악의 득점력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라니에리 감독은 14경기에서 무려 11패를 기록했다. 또한, 17득점을 하는 동안 34실점을 허용했다. 지난 16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후반 43분 주앙 페드로가 넣은 늦은 시간 동점골이 마지막 득점으로 남았다. 한편 라니에리 감독은 레스터에서의 우승 이후 EPL 53경기 중 10승 34패를 기록 중이다.


# 잦은 감독 교체


포초 가문은 스콧 덕스베리 회장과 함께 지안프랑코 졸라 감독을 시작으로 총 15명의 정식 감독을 선임했다. 여기에는 2014년 지노 포초가 구단주로 단독 부임한 이후 무려 37일 동안 3명의 감독을 선임한 사례도 포함됐다.


당시 오스카 가르시아 감독이 4경기 만에 건강 악화로 감독직을 내려놓은 것이 발단이 됐다. 이후 수석 코치였던 빌리 맥킨레이가 감독으로 선임됐으나 8일 만에 2경기 1승 1무의 성적으로 경질됐다.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경질 직후 슬라비샤 요카노비치 감독이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았다.


현재 왓포드에는 졸라 감독이 세운 75경기의 기록에 필적할 만한 감독이 없다. 그와 하비 그라시아 감독만이 단일 재임으로 50경기를 돌파했다. 키케 플로레스 감독의 경우 4년에 걸쳐 두 번 선임돼 2015년 첫 부임 당시 44경기, 2019년 2기 부임 당시 12경기를 기록했다.


엄밀히 말하면 왓포드는 감독의 성공 여부를 승률로 가르기 어렵다. 이들이 수년간 EPL과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을 오갔기 때문이다. 두 리그 간의 수준 차이로 인해 승률은 통계의 오류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챔피언십 시절 요카노비치 감독, 무뇨스 감독, 맥킨레이 감독 모두 50%가 넘는 승률을 기록했지만 정작 가장 큰 지지를 받았던 감독은 1부리그에서 팀을 이끈 그라시아 감독이었다. 당시 그라시아 감독의 승률은 37.9%에 불과했다.


그 외에도 주세페 산니노 감독, 발테르 마차리 감독, 마르코 실바 감독, 나이젤 피어슨 감독, 블라디미르 이비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으며 헤이든 멀린슨 감독은 2번의 감독 대행직을 수행했다.


# 이미 지나간 버스


포초 가문은 2012년 7월 왓포드를 인수한 직후 션 디쉬 감독을 경질하고 졸라 감독을 선임하며 첫 행보를 시작했다. 당시 디쉬 감독은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으나 보드진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권력의 희생양이 됐다. 그 이후에도 왓포드는 잦은 감독 교체를 단행했고 디쉬 감독은 경질된 지 4개월도 채 되지 않아 번리의 사령탑에 앉았다.


디쉬 감독은 번리를 이끌고 2013-14시즌 EPL 승격에 성공했다. 이후 2014-15시즌 리그 19위를 기록하며 한 시즌 만에 다시 챔피언십으로 강등됐으나 번리는 디쉬 감독에게 변치 않는 믿음을 보였다. 디쉬 감독은 그에 보답하듯 2015-16시즌 챔피언십 1위에 오르며 EPL로 직행했다. 이번 시즌 역시 힘든 잔류 경쟁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지지가 이어지는 중이다.


실제로 번리에서 장기 집권 중인 디쉬 감독은 팬들로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번리에 위치한 한 펍은 디쉬 감독의 이름을 따 '로얄 디쉬'라는 상호를 붙이기도 했다. 디쉬 감독은 현재 EPL에서 가장 오래 감독직을 맡은 감독으로 꼽히며 잉글랜드 프로리그 팀을 맡은 감독 가운데 재임 기간이 3번째로 길다. 그는 1위 해러것 타운의 사이먼 위버 감독, 2위 위컴 원더러스의 가레스 에인스워스 감독에 이어 3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역=유다현 에디터


사진=게티이미지, 포포투 UK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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