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기도, '법카'로 긁은 김혜경 초밥값 '직원 격려비'로 둔갑

공성윤 기자 2022. 2. 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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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식사 심부름'을 시키면서 법인카드로 쓴 돈을 내부에서 '부서 격려비' 등으로 기록한 정황이 드러났다.

최근 KBS는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배아무개씨(5급)가 비서실 전 직원 A씨(7급)에게 김씨의 약 대리 처방과 음식 배달 등을 지시한 정황을 보도했다.

직원 격려 목적으로 썼다고 밝힌 비용이 사실은 김씨를 위해 결제된 초밥값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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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보니..지난 4월 고깃값·6월 초밥값 모두 직원 위해 쓴 것으로 나와

(시사저널=공성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식사 심부름'을 시키면서 법인카드로 쓴 돈을 내부에서 '부서 격려비' 등으로 기록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씨를 위해 빠져나간 공금이 정상적인 목적에 쓰인 것처럼 둔갑된 것이다.

국민의힘 유상범 법률지원단장과 이두아 부단장 등이 2월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민원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 전 경기도청 5급 공무원 배모 씨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강요죄, 의료법위반죄 등 고발장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최근 KBS는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배아무개씨(5급)가 비서실 전 직원 A씨(7급)에게 김씨의 약 대리 처방과 음식 배달 등을 지시한 정황을 보도했다. 여기에 따르면, 배씨는 지난해 6월16일 김씨에게 "내일 샐러드 3개 초밥 회덮밥 오후에"라고 텔레그램으로 문자를 보냈다. 곧이어 통화에서는 "사모님(김씨)이 내일 초밥 올려달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지시를 받은 A씨는 본인 카드로 먼저 결제하고 취소한 뒤, 이를 다시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결제 당일 경기도청이 공개한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는 실제 초밥을 결제한 사실이 나와 있다. 사용처는 'S초밥 등 4개소'이고 금액은 총 42만4200원이다. 그런데 그 집행 대상자는 '자치행정과 ○○○ 등'으로 나와 있고, 집행 목적은 '현안 업무추진 노고부서 격려 경비 지급'으로 적혀 있다. 직원 격려 목적으로 썼다고 밝힌 비용이 사실은 김씨를 위해 결제된 초밥값이었던 셈이다. 직원 격려는 업무추진비의 적절한 용례에 해당한다.

또 지난해 4월13일 배씨는 A씨에게 "고깃집에 (소고기) 안심 4팩 얘기해놓았다. 가격표 떼고 랩 씌워서 아이스박스에 넣어달라고 하면 된다"며 "수내로 이동하라"고 지시했다. '수내'는 이 후보 부부의 자택이 있는 성남시 수내동을 뜻한다. 해당 지시는 다음날인 4월14일 실제 결제로 이어졌다. KBS가 공개한 영수증에는 A씨가 개인카드로 낮 12시40분에 고깃값 11만8000원을 결제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곧바로 12시41분에 법인카드로 같은 금액을 다시 긁은 내용이 확인됐다. 초밥을 살 때와 마찬가지로 '카드 바꿔치기'를 한 것이다.

그러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서는 해당 결제 기록을 확인할 수 없다. 당일 집행내역을 보면 'H마트'에서 총 40만원을 쓴 게 전부다. 그 집행 대상과 목적은 각각 '생활치료센터 근무자' '경기도 제7호 생활치료센터 근무자 격려'로 기재돼 있다. 이 40만원에 고깃값(11만8000원)이 포함됐거나 아예 누락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KBS는 김혜경씨 측이 지난해 4월14일 경기도 법인카드를 이용해 고깃값을 부당 결제했다는 정황이 담긴 영수증을 2월3일 공개했다. ⓒ KBS 캡처

국가재정법·정보공개법 위반 소지 있어

국가재정법에 근거한 정부의 '2021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의하면, 지자체 업무추진비는 '클린카드'란 이름의 법인카드로만 쓰게 돼 있다. 이를 사적 용도로 써서는 안 된다. 또 정보공개법에 따라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은 각 기관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법인카드로 산 물품이 김씨를 위해 쓰였다면 국가재정법 위반이고, 그 사용 내역을 숨겼다면 정보공개법 위반 소지가 있다.

그 밖에도 이 후보가 도지사로 있었던 지난 3년 동안 경기도청이 공개한 업무추진비 집행 목적 중 대다수는 '직원 격려비'였다. 많게는 하루에 총 1700여만원(지난해 2월16일)을 썼는데, 그 중 1668만원이 역시 '설 명절 현장근무자 격려비'로 과일가게에서 소비됐다.

한편 배씨는 의혹이 불거지자 입장문을 통해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며 사과했다. 배씨는 "도지사 음식 배달 등 여러 심부름도 제 치기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도 뒤이어 내놓은 입장문에서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고 "배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으나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시사저널은 경기도청 담당관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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