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6000만달러 더 벌 수 있었는데, 테슬라 180만주 판 국민연금.. 왜?

홍준기 기자 2022. 1. 29. 12: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유했다면 2억6000만달러 추가 이익
자산별 비중 맞추려면 불가피한 매도
제2, 제3의 테슬라 찾을까?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국민연금이 2020년 초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테슬라 주식 보유량을 180만주 가까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액면분할 등을 고려하면 2019년 말 83.67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6월 말에는 679.7달러까지 올랐다. 국민연금이 큰 차익을 남기고 주식을 판 것이다.

하지만 이후로도 테슬라 주가는 1200달러를 돌파할만큼 올랐고, 금리 인상기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국면에서도 테슬라 주가는 800달러 이상이다. 조금 더 보유하고 있었다면 더 큰 수익을 노려볼 수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연기금의 경우 정해진 자산군별 비중 등을 유지해야 하고, 다양한 해외주식 투자 대안이 생긴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29일 국민연금공단이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테슬라 주식 보유량은 2020년말 289만4599주로 2019년 말(391만7335주) 대비 100만주 이상 줄어들었는데, 지난해 6월 말에는 212만2258주로 줄었다.

◇안 팔았다면 2억6000만달러 더 벌었겠지만

국민연금이 202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팔아버린 179만5077주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더라면 2억6639만달러의 차익을 더 거둘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말 대비 테슬라 주가는 148.4달러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테슬라 주식을 그대로 보유할 수 없었다. 국민연금의 경우 금융자산의 국내외 주식·채권 등 자산군별 목표비중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는 시기에 테슬라 보유 금액이 크게 늘어났다면 이들 주식을 팔아서 비중을 맞춰야 한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국민연금이 테슬라 주식을 판 것은 주가 급등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적절히 차익 실현도 하면서 자산별, 종목별 정해진 비중에 맞게 테슬라 비중을 줄여나간 것”이라고 했다. 비중 조절을 하면서 차익 실현도 했다는 의미다.

또한 증권가에서는 “해외 주식 중에서도 투자 대안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전기차 기업만 해도 루시드나 리비안 등 새로운 기업들이 계속 상장하고 있다. 또한 전자상거래, 바이오 등 업종에서 새로운 기업의 상장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테슬라에만 집착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2013년부터 테슬라 투자한 국민연금

국민연금은 테슬라의 가치를 빨리 알아봤다. 국민연금이 테슬라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이다. 외부 금융사에 투자를 맡기는 위탁 투자로 2013년 4월부터 투자를 시작해, 그해 말 테슬라 주식을 이미 106만3075주 보유하고 있었다. 2014년 2월에는 직접 투자도 시작해 그해 말에는 보유량이 179만2365주까지 늘었다. 국민연금의 테슬라 주식 보유량은 2019년 391만7335주까지 대체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액면분할을 고려한 수정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2013년 4월 테슬라 주가는 8.79달러였다. 현재 주가 수준의 100분의 1 수준이었던 셈이다. 이때부터 테슬라에 ‘장기 투자’ 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이미 테슬라에 대한 투자에서 많은 수익을 거둔 셈이다. 이제는 국민연금은 테슬라 투자에서 거둔 수익으로 제2, 제3의 테슬라를 찾아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지난해 많이 순매수한 주식은 쿠팡·모더나

지난해 상반기 테슬라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은 알파벳(구글)이다. 3억6024만달러 가량 순매수해 전체 해외주식 종목 중 1위였다. 상장지수펀드(ETF) 등은 제외하고 개별 주식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다. 순매수 2위는 트레이드 데스크(2억4819만달러)다. 디지털 광고 플랫폼 기업이다.

순매수 3위와 4위 기업은 우리에게 익숙한 기업이다. 3위는 쿠팡이고, 4위는 모더나다. 현재까지 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을 때 투자 수익률을 크게 엇갈린다. 국민연금은 쿠팡 주식을 1주에 평균 43.26달러에 순매수했는데, 현재 쿠팡 주가는 이보다 56.1% 낮은 18.99달러다. 작년 하반기 주식을 처분했다고 해도 손실을 보고 팔았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모너나 주식의 평균 순매수 가격은 133.94달러인데 현재 148.62달러다.

순매수 5위는 유니레버로 순매수 상위 5개 기업 중 유일하게 영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