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mark] 계약 후 빌트인 떼어간다는 매도인, 어떻게 하지?

얼마 전 김씨는 정든 집을 매매하고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매도인과 가격 협상도 잘 되어 기분 좋게 계약을 마쳤는데요. 사건은 다른 부분에서 일어났습니다.
계약 당시에는 별말 없던 매도인이 갑자기 잔금 당일에 빌트인으로 설치한 인덕션을 떼어가겠다며 분쟁을 일으킨 것입니다. 매도인은 산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인덕션이라 아까우니 가져가겠다고 항변했지만, 그렇게 되면 김씨는 새로운 인덕션이나 가스레인지를 설치해야 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김씨는 답답한 마음에 부동산 중개인에게 도움을 요청해봤지만, 중개인은 둘이 잘 합의하라는 말만 거듭해 오히려 속만 더 타들어 갔는데요. 부동산 매매 시 빌트인 문제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Remark] 부동산 부합물의 법칙

최근 각종 빌트인 가전이나 인테리어가 늘어나면서 매매 시 철거, 이전 등을 두고 매도인·매수인 간 갈등이 일어나는 일을 빈번하게 볼 수 있습니다. 매도인의 경우 내가 산 물건이니 소유권도 자신에게 있다는 식으로, 매수인은 계약 당시 따로 고지 안했다면 빌트인의 소유권은 인계되는 것이라며 다툼이 벌어지곤 하는데요.
부동산에는 ‘부합물’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부합물이란 지상의 수목이나 가옥의 부속물 등 통상 부동산에 부속돼 독립성을 잃고 일체가 된 물건을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부합물은 분리했을 경우, 물리적 구조나 용도, 경제적 효용 면에서 기존 시설 및 가치를 훼손하거나, 원상 복귀하는 데 있어 과다한 비용이 필요한 경우가 해당되는데요. 이를테면 싱크대를 비롯해 빌트인 가구, 빌트인 가전 제품 등을 부합물로 여깁니다.
이 논리를 뒷받침할 법률로는 민법 100조와 민법 256조를 들 수 있는데요. 민법 100조에 따르면, ① 물건의 소유자가 그 물건의 상용에 공하기 위하여 자기 소유인 다른 물건을 이에 부속하게 한 때에는 그 부속물은 종물이다 ② 종물은 주물의 처분에 따른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또, 민법 256조에서는 ‘부동산의 소유자는 그 부동산에 부합한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그러나 타인의 권원에 의하여 부속된 것은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해당 법률에 의하면 빌트인의 소유권은 매수인이 취득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Remark] 매도인이 빌트인 가져가려면?

하지만, 이런 경우 매도인에게도 억울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위의 사례처럼 매도인이 산 지 얼마 안 된 빌트인 가전 제품이 있다면 더더욱 아쉬울 수 있죠.
이 경우, 매도인이 빌트인 제품을 회수할 방법이 없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민법 256조는 ‘강행규정’(당사자 의사 여하에 불구하고 강제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이 아니므로 계약 당시 상호 합의가 있다면 매도인이 소유권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계약 당시 특약사항으로 부합물에 관한 내용을 명시해 놓으면 됩니다. 앞서 김씨의 사례를 되돌아보자면, 매도인이 계약 당시 특약사항에 ‘빌트인 인덕션은 매도인의 소유로 한다’는 내용을 넣었다면 문제가 없었겠죠. 다만 이런 경우, 매수인의 반발이 있을 수도 있으니, 원상복구 비용을 매도인이 부담하겠다는 내용을 추가해주면 좋고요.
반대로 매수인이 빌트인 인덕션 등 일체형 시설을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매수인은 특약사항에 ‘빌트인 인덕션은 매도인이 회수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철거 비용은 매도인이 부담한다’는 내용을 넣는다면 차후 분쟁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Remark] 경매 낙찰 시에는 어떨까?

다음으로 만일 경매에서 낙찰받았을 때는 어떨까요? 경매 낙찰 시 채무자인 전 소유자가 낙찰받은 물건 중 빌트인 가전이나 가구 등의 소유권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역시 앞서 민법 100조와 256조를 들어 빌트인 등 부합물의 소유권을 낙찰자가 주장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민법 358조에 따르면 ‘저당권의 효력은 저당부동산에 부합된 물건과 종물에 미친다. 그러나 법률에 특별한 규정 또는 설정행위에 다른 약정이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내용이 있는데요.
민법 358조에 명시된 내용처럼 경매 낙찰자는 건물에 부착된 부합물 또는 종물까지 포함해 낙찰받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므로 경매 낙찰자는 빌트인 가구나 가전에 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겠고요. 단, 빌트인이 아닌 TV나 식탁, 세탁기 등 독립된 동산은 개인 사유물이므로 전 소유자의 소유권이 인정됩니다. 게다가 만일 이들 동산이 제3자에게 압류된 경우라면 임의로 이동이나 처분이 불가하니 경매 낙찰 전 면밀히 확인하기를 권합니다.
[Remark] 멋대로 뜯어 가면 손해 배상할 수도…

금일은 주택 매매 또는 경매 낙찰 시 빌트인 등 부합물과 관련한 분쟁 시 해결법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만일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는데, 매도인이 매수인과 상의도 없이 임의로 부합물을 철거·이전해 가버렸다면 어떡해야 할까요?
대개 매매계약서에는 ‘현 시설 상태에서의 매매 계약’ 또는 ‘매수인이 확인한 현상 그대로 인도한다’란 문구를 넣습니다. 매도인이 따로 특약에 명시 없이 빌트인을 떼어갔다면 계약 위반을 이유로 매수인은 손해배상청구 또는 매매 대금의 일부 감액, 심한 경우 계약 해제도 요구할 수 있다고 알려진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 해제까지 간다면 서로 손해가 막심하겠죠? 그러므로 무엇보다 매매 계약 시 미리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계약서에 분명하게 명시해 훗날 분쟁을 막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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