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태균' KIA에 있었네! 이창진의 도전[SS 인터뷰]

장강훈 2022. 6. 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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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출발했지만 빠르게 궤도에 진입했다.

KIA의 새 리드오프 이창진(31) 얘기다.

이창진은 "이범호 코치님께서 조심스럽게 타격폼 수정을 제안하셨다"고 말했다.

이창진은 "김태균 선배님의 타격폼도 많이 참고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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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창진이 지난달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 7회초 무사 2루에서 이승현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늦게 출발했지만 빠르게 궤도에 진입했다. 타격폼 수정을 단행하는 결단을 내리자 성적이 따라왔다. KIA의 새 리드오프 이창진(31) 얘기다.

이창진이 타석에 서 있는 모습은 한화 레전드 김태균(현 KBSN 해설위원)과 묘하게 닮았다. 하체에 체중을 싣는 대신 상체는 최대한 힘을 빼려고 노력한다. 공이 날아들기 시작하면, 왼발 뒤꿈치를 지면에서 들어 올리는 토탭으로 전환해 중심 이동을 준비한다. 회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체를 비트는데, 팔이 아닌 허리 회전으로 꼬임을 만든다. 5월18일 롯데전부터 선발출장을 시작해 22경기를 뛰었으니 체력이 떨어질 때도 됐다.

선발로 나선 25경기에서 홈런 네 방을 포함해 타율 0.303으로 ‘선발 체질’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햄스트링 등 크고작은 부상을 달고 있는 류지혁을 대신해 리드오프로 나서느라 체력은 더 떨어졌지만, 그라운드를 오가는 이창진의 표정은 밝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 외야 주전경쟁에서 한 발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잘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창진은 개막 무렵에는 좌익수 경쟁 후보에 포함되지 않았다.
KIA 이창진이 지난달 2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전에서 홈런을 때려낸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인고의 시간은 변화를 끌어냈다. 레그킥으로 타이밍을 잡다보니 정확성이 떨어졌다. 체력도 빨리 소진되는 것 같고, 무엇보다 과도한 중심이동 탓에 허리에 부하가 걸렸다. 이창진은 “이범호 코치님께서 조심스럽게 타격폼 수정을 제안하셨다”고 말했다. 레그킥을 버리고 토탭으로 전환했고, 팔이 아닌 골반과 허리의 회전력으로 타격하는 쪽으로 바꿨다.
타격폼 수정 후 생애 첫 한 경기 2홈런을 폭발하더니 3할대 타율(13일 현재 0.301)을 기록 중이다. 그는 “타석에서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서 있는 게 핵심이다. 내 몸을 잘 이용하려면 편안하게 서 있어야 한다는 게 이 코치님의 조언”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보니 김태균과 매우 흡사한 스윙을 한다. 이창진은 “김태균 선배님의 타격폼도 많이 참고했다”며 웃었다.
KIA 이창진(왼쪽)이 지난달 22일 광주 NC전에서 생애 첫 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뒤 나성범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KIA는 선발진 붕괴로 고난의 6월을 보내고 있다. 타선이 힘을내야 버티기를 할 수 있다. 그는 “1번 타순이 낯설지는 않다. KIA로 트레이드됐을 때 리드오프로 자주 나갔다”고 말했다. 공격 첨병역할이 익숙하다는 뜻이다. 출루율이 0.389에 이르니 선구안도 나쁜편이 아니다. 편안하게 서서 차분히 공을 지켜보니 유인구에 속는 빈도도 줄었다. 체력만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 출루와 해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강한 1번타자’가 될 수도 있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도 열심히 했다. KIA에 처음 왔을 때보다 훨씬 근육질로 변했다. 김선빈 나성범 황대인 등 뚜렷한 강점을 지닌 타자가 뒤에 있으니 출루만해도 활로가 뚫린다. 그는 “꾸준히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KIA가 잠시 잊었던 리드오프를 되찾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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