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연기한 아이돌 이준영 "'너의 밤이 되어줄게', 닮은 듯 달랐던 윤태인과 이준영" [스경X인터뷰]
[스포츠경향]

배우가 배우 역할을 연기하는 것만큼 아이돌이 아이돌을 연기하는 것 역시 호기심을 자아낸다. 그런 의미에서 배우 이준영의 행보는 흥미롭다. 지난해 5월 출연한 KBS2 드라마 ‘이미테이션’에서 K팝 아이돌의 정점에 서있는 ‘샥스’의 멤버 권력을 연기한 후 다시 지난달 막을 내린 SBS 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줄게’에서 인기 아이돌 밴드 ‘루나’의 멤버 윤태인을 연기했다.
연달아 가수 역할을 연기한 것은 접근이 쉬웠기 때문이 아니고 다분히 개인적인 욕심 때문이었다. 이들의 직업보다는 인물들의 내면을 표현하는데 욕심이 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윤태인의 역할에서는 ‘치유’가 두드러졌다. ‘너의 밤이 되어줄게’의 윤태인은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불면증 그리고 몽유병에 시달리는 인물이었다. 여러가지로 이준영의 입장에서는 도전해 보고픈 욕심이 났다.
“윤태인이라는 친구의 성격이 꽤나 저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괴팍하거나 예민하진 않지만 남들에게 힘들다며 저의 어떤 것을 이야기하는 성격이 아니라 제 모습을 투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이 역할을 맡고자 마음을 먹었어요. 물론 아이돌의 이야기를 연달아 연기하게 돼 소재 자체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작품을 보시면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춤과 노래가 우선이었던 ‘이미테이션’의 연기와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밴드였다. 그래서 조금 더 음악적인 부분이 부각됐다. 직접 라이브에서 악기를 연주해야 했기에 기타 연습도 열심히 했다. 그리고 함께 나온 ‘루나’의 멤버들이 연기경력이 많으면 가수연기 경험이 없고, 가수경력이 많으면 연기경력이 짧아 여러가지로 호흡을 잘 맞춰야 했다.

“멤버들에게 제게 많이 알려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저와 인선 누나를 믿고 따랐어요. 서로 좋은 것들을 생각하고 고민했기 때문에 리허설을 많이 했어요. 서로 하고 싶은 대로 해보자는 의견이 재미있었어요. 이런 식의 호흡이 이어지다보니 오랜만에 학교를 다니는 느낌이 났던 것 같아요. 배움의 현장이었죠.”
드라마를 관통하는 큰 주제가 바로 치유였다. 늘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다 밤을 잃어버린 태인의 곁에는 인윤주(정인선)가 있었다. 그 역시도 이러한 주제가 좋았다. 그 역시 아티스트로서 많은 것에 도전하고 이뤄야 한다는 강박 속에 스스로 마모되곤 한다. 이준영은 윤태인을 이해했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윤태인이 겪었던 치유의 여운이 이준영에게도 스며들었다.
“연기를 하다 보니 이 인물에 많이 이입했어요. 극중에 태인이 윤주에게 곡을 선물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자기중심적인 태인이라는 인물이 누군가를 위해 곡을 쓸 정도로 많이 바뀌었다는 상징이었죠. 그게 너무 기쁘고 예뻐 보이더라고요. 그런 모습에서 울컥하고 많이 위로가 됐습니다.”
2014년 그룹 유키스의 미니 9집부터 합류해 활동을 시작한 이준영은 2017년 tvN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을 시작으로 연기경력을 쌓아왔다. 이전까지는 극에서 중심을 맡는 일과는 거리가 있었다. 가수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거나 단시간에 존재감을 알리는 조단역이 많았다. 하지만 2020년 ‘굿캐스팅’ ‘편의점 샛별이’ ‘제발 그 남자 만나지 마요’ 등으로 입지를 다진 후 지난해 ‘D.P.’에서 탈영병 정현민 역으로 출연했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인상은 컸다. ‘D.P.’의 인기가 커진 탓에 그의 이름도 남았다.

“출연에 특별한 기준이 있지는 않아요. 얼마나 사람 냄새가 나는지가 중요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멋있으면서도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이거든요. 어느 순간 그것이 제게 없어졌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어요. 기계적으로 연기한다는 생각이 있었죠. 그래서 조금이라도 이 일에 익숙해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아직은 사람 냄새가 나는 인물에 끌리는 것 같아요.”
그의 연기경력 5년, 처음에는 대본에 맞아야 하고 틀리지 않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 대사에 하나하나 진심을 녹여넣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제 막 촬영현장이 즐겁고 자신이 다른 인물이 되는 과정에 재미를 느끼는 시기다. 비록 스스로 높아지는 기대치를 채 충족하지 못해 지치는 날도 있지만 지금은 적당히 자신을 칭찬해가며 이 연기의 긴 길을 갈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자신의 소속사 ‘제이플렉스’를 세워 홀로서기에 나섰다. 당분간은 가수보다는 연기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소속사를 만든 이유는 연기에 대한 소망이 크고, 도전 하고픈 것이 많기 때문이었어요. 당분간은 배우활동에 전념할 계획입니다. 가수로서는 언제 인사드릴지는 모르지만 당분간은 이 회사를 잘 유지하는데 집중할 것 같아요. 2022년에는 외적으로 그리고 마음으로도 멋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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