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우리는' 김다미 "강렬했던 이전 캐릭터, 현실적인 로맨스에 오히려 끌렸어요" [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2. 2.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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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에서 국연수 역을 연기한 배우 김다미. 사진 앤드마크


지난달 화제 속에 막을 내린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 마지막 회에서는 한 번의 결별을 겪었던 일러스트레이터 최웅(최우식)과 홍보대행사 팀장 국연수(김다미)가 서로를 이해하며 결혼까지 골인하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MZ세대로부터‘현실공감 로맨스’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 작품에서 마지막 회 주인공들은 낮게 읊조린다. “사람들은 누구나 절대 잊지 못하는 해가 있다”라고.

배우 김다미에게 특별한 ‘그 해’는 2021년이다.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을 통해 배우로서 한 발 더 성장하고, ‘센캐’로만 인식됐던 자신을 대중들에게 좀 더 자연스러운 이미지로 각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마녀’를 통해 모두에게 ‘김다미’라는 이름을 알린 2018년도,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 소시오패스 인플루언서 조이서라는 독특한 인물을 연기한 2020년도 그렇다. 잊지 못하는 해가 많을수록, 그 배우는 행복하다.

“로맨스 연기를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연기적으로도,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밀접하게 연관된 부분이기도 하고요. 전작에서 센 느낌의 캐릭터를 했다면 그리고 나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 시기에 이 작품을 만나게 됐어요. 작품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찍을 때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 해 우리는’에서 김다미가 연기하는 국연수는 눈을 돌려보면 어디엔가는 꼭 한 명 있을 것 같은 그런 친구다. 공부는 잘 하고, 차가운 인상에 자신의 일에는 최선을 다해 어찌 보면 바늘구멍 하나 들어갈 틈이 없다. 하지만 내면에는 깊은 공허와 아픔을 숨기고 있고 이를 보듬어 안아줄 존재를 본능적으로 기다린다. 최웅은 국연수에게 그런 존재였고, 두 사람은 서로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며 많은 울림을 만들어냈다.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에서 국연수 역을 연기한 배우 김다미. 사진 앤드마크


“(최)우식 오빠와는 ‘마녀’ 때도 함께 출연했었어요. 3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는데 이런 캐릭터로 서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죠. ‘마녀’를 찍으면서 함께 또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자유롭게 캐릭터를 입는 모습이 멋져보였죠. 이미 알았던 사이라 따로 친해질 시간이 필요 없을 정도로 첫 촬영부터 편했어요.”

국연수는 사회인인 현재부터 과거 고등학교 시절까지 오가는 연기를 보여야 했다. 당시 스물여섯 살이었지만 교복을 입는 경험은 흔치 않은 것이었다. 김다미에게는 교복을 편안하게 몸에 붙이는 일과 동시에 연수의 변화하는 감정을 찬찬히 그려나가야 하는 숙제도 함께 있었다.

“20대에 교복을 입을 수 있는 일이 연기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재미있는 경험이었고요. 다시 교복을 입고 그 시절 연기를 또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연수는 겉으로 생각하는 걸 많은 사람이 몰랐으면 좋겠다는 친구라 감정을 많이 담아두려고 했어요. 연수의 성장을 보이려면 또 진심을 언제 꺼내놓는지 정하는 것도 중요했어요.”

‘그 해 우리는’이 시청률 이상으로 큰 공감을 얻었던 이유는 현실 로맨스의 감성을 덤덤하게 담아낸 대사에 있었다. 김다미는 6회 방송 때 대사를 기억하며 최웅이 “우리 그저 그런 사람과 연애한 것 아니잖아”라고 해주는 부분을 가장 인상에 담고 있었다. 김다미는 “실제 연기할 때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 느낌이었다”며 “웅이가 먼저 말을 꺼내고 연수가 탁 터뜨리는 순간이 멋있고 설레고 슬펐다”고 말했다.

“대본이 정말 현실적이었어요. 물론 판타지적인 느낌도 있지만 옆에 있는 것 같은 인물이 많았다는 게 공감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큰 사건이나 드라마는 없지만 모든 인물의 캐릭터 감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인물에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어요. 악역도 없었기에 모든 인물이 사랑받을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어요.”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에서 국연수 역을 연기한 배우 김다미. 사진 앤드마크


국연수 역할은 배우 김다미에게도 스스로의 연기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그의 실질적인 데뷔작 ‘마녀’에서 평범한 소녀와 살인병기를 동시에 담았던 그는 첫 드라마인 ‘이태원 클라쓰’에서도 화려한 외모에 소시오패스의 성향이 있는 조이서를 연기했다. 강한 인상은 없는 외모지만 두 작품에 모두 강인한 인상을 남기는 바람에 그에게도 힘을 뺄 기회가 필요했다. 김다미는 이번 기회를 통해 자연스러움을 덧입으면서 연기의 영역도 자연스럽게 넓혔다.

“지금까지 흥행에 목표를 두고 작품을 택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만 아직 어필을 채 하지 못한 게 있다고 생각하죠. 책임감은 있는 것 같아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촬영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고 싶어요.”

김다미에게 국연수의 ‘그 해’ 는 2018년이었다. 인생의 많은 것들이 바뀐 시기다. 커다란 화면에 자신의 얼굴이 나오고 부모님이나 친구, 지인들이 자신의 얼굴을 본 기억이 신기하기도 했다. 3년은 쏜살 같이 지났다. 상대역 최우식이 지난 3년 동안 무섭게 성장한 것처럼 스스로도 이제 연기에 대한 시야를 넓혀야 할 시기임을 직감하고 있다.

“또 보여준 적이 없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현실 로맨스를 해봤으니 아예 밝은 느낌의 재미있는 작품이나 조금 더 깊게 들어가는 어두운 캐릭터 등이죠. 연수가 제가 연기한 배역들의 가장 중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우선 반년을 몰두했으니 올해는 일단 잘 쉬는 게 목표입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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