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를 파산에 이르게 한 비운의 영화

흥행실패의 나비효과

영화 한 편에 소요되는 비용과 인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

특히나 물량공세로 중무장한 블록버스터 작의 경우 '폭망'할 경우 재기불능의 타격을 주곤 하는데... 스태프 해고, 제작사 파산이란 최악의 결과를 낸 '망작'들을 만나보자.


#컷스로트 아일랜드

영화 '컷스로트 아일랜드' 스틸

범절불가 레전드.

제목부터 낯선 이 영화는 '다이하드' '클리프행어'로 유명한 레니 할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할린 감독의 아내이자 당대의 인기 여배우였던 지나 데이비스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로 잘 알려진 매슈 모딘이 주연으로 나섰다.

영화 '컷스로트 아일랜드' 스틸

문제는 이 캐스팅이 숱한 번복 끝에 완성됐다는 것. 여기에 각본과 세트, 소품을 수시로 수정하고 새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당초 6천만 달러(한화 718억 원)로 예정돼 있던 제작비는 1억 1500만 달러(한화 1,377억 원)로 치솟았다.

세상에나..

영화 '컷스로트 아일랜드' 스틸

설상가상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컷스로트 아일랜드'의 제작사였던 캐롤코 픽쳐스는 파산했다. 더욱이 이 영화는 대목인 크리스마스 시즌에 상영되고도 역대 최악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로 기네스에 등재되며 레전드 중에 레전드로 길이 남았다.


#존카터 : 바숨 전쟁의 서막

영화 '존카터 : 바숨 전쟁의 서막' 스틸

영화 '존 카터 : 바숨 전쟁의 서막'(이하 존카터)는 디즈니가 제작을 맡은 작품으로 '월-E'의 명장 앤드루 스탠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릴 콜린스, 테일러 치키, 윌렘 대포 등이 주연으로 분했다.

영화 '존카터 : 바숨 전쟁의 서막' 스틸

이 영화는 고전SF시리즈의 명작 '바숨 연대기'의 첫 작품인 '화성의 공주'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순 제작에만 2억 5천만 달러(한화 2995억 원), 마케팅에도 1억 달러(한화 1198억 원)가 소요됐으나 미국에서 벌어들인 돈은 고작 7300만달러(한화 874억 원)에 그쳤다.

대체 손해가 얼마야...

이 때문에 당시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회장이었던 리치 로스가 사임했으니 그야말로 디즈니 역사에 길이 남을 실패작.

영화 '존카터 : 바숨 전쟁의 서막' 스틸

놀라운 건, 역사적 폭망과 후폭풍을 겪고도 이 영화의 속편이 논의됐다는 것!

믿을 수 없어!

다행히(?) 판권이 원작자 유족에게 넘어가면서 무산됐다고 한다.


#발레리안 : 천 개 행성의 도시

영화 '발레리안 : 천 개 행성의 도시' 스틸

'발레리안 : 천 개 행성의 도시'(이하 발레리안)는 '제5원소'로 잘 알려진 뤽 베송 감독에 퇴폐미로 대표되는 데인 드한까지, 환상의 라인업으로 SF팬들을 유혹했던 작품.

그러나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한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됐던 이 작품은 최악의 흥행 실패작으로 영화사에 남았다. 1억 9700만 유로(한화 2662억 원)의 제작비를 들이고도 4000만 달러(한화 479억 원)의 북미 수익을 거두며 처절한 실패를 맛 본 것.

영화 '발레리안 : 천 개 행성의 도시' 스틸

손해가 커지면서 그 여파도 상상을 초월했다.

'발레리안'의 제작사 유로파코프의 CEO였던 에두아르드 드 베시네가 주주들에 의해 해임된 가운데 경영진 역시 전원 사퇴했다.

감독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개런티까지 대거 삭감됐다고 하니 피바람이 몰아친 셈이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포스터

국내영화 중에선 이 영화를 빼놓고 흥행실패를 논할 수 없다.

지난 2002년 상영된 '성냥팔이 소녀 재림'은 '꽃잎' '우묵배미의 사랑' 등을 연출한 장선우 감독과 'TTL소녀' 임은경을 전면에 내세운 문제작.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포스터

당시만 해도 장 감독은 충무로를 주름잡는 명감독이었고, 임은경 역시 데뷔와 동시에 톱의 자리에 오른 기대주였으나 이름값을 배신하듯 이 영화의 최종 성적은 처참했다.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포스터

무려 3년의 제작기간. 110억 원에 이르는 제작비. 천문학적 투자가 무색하게 전국 1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단 2주만에 막을 내린 것.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ㄷㄷ

기괴한 스토리와 연출로 22년이 지난 지금까지 '괴작'으로 회자될 정도다.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포스터

자연히 실패 여파도 거셌는데.. 장 감독이 이 영화를 끝으로 영원히 메가폰을 놓았다면 임은경 역시 특유의 신비로운 매력을 잃고 배우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