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Futures] 한화 이글스 문동주

조회수 2022. 4. 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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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에이스

스스로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는 말이 있다. 한화 이글스의 마지막 1차 지명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프로 데뷔 전에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던 것도 문동주가 진정으로 준비된 사람이기 때문일 거다. 벌써 주변에서 쏟아지는 관심과 기대가 크기에 조급함을 가질 법도 하지만, 쉬이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는다. 천천히 기량을 갈고닦으며 내실을 단단히 다지는 그이기에 프로에서 기량을 꽃피우는 순간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문동주는 ‘준비된 에이스’였다고. 그의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고.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Mingyu Kim Location Newera Galleria Timeworld branch

#또 다른 처음을 맞이하며

5개월 만이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2월 15일 인터뷰)

한화에 입단하고부터 구단 일정을 소화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신인 합동훈련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퓨처스리그 스프링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있고요. 큰일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벌써 <더그아웃 매거진>과 세 번째 만남이에요. 이런 인터뷰 자리가 이제는 익숙할 거 같은데 어때요?

저도 익숙해질 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웃음) 아직은 조금 어색해요.

이제 시즌 개막까지 두 달도 채 안 남았죠. 첫 시즌을 맞이하는 만큼 감회가 남다르겠어요.

아무래도 프로는 처음 겪어보는 무대잖아요. 마음속에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맴도는데, 그래도 긴장보다는 설렘이 더 커요. 설레는 마음을 잘 주체해서 멋진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프로와 지금까지 해온 야구는 어떤 점이 다르다고 느끼나요?

무엇보다 모든 것이 상당히 체계적이에요. 그리고 혼자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주어지더라고요. 그만큼 나 자신을 발전시키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느껴요.

#처음부터 천천히

시즌 준비 상황이 궁금해요. 몸 상태는 어때요?

아주 좋아요. 현재 80%로 공을 던지는 단계에 들어갔어요. 던질 때 통증도 없고, 준비한 훈련 일정대로 잘 맞춰나가고 있습니다.

프로에서의 첫 스프링 트레이닝을 1군에서 함께하지 못한 게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겠어요.

1군으로 올라갈 몸 상태가 아니었으니까요. 대신 2군에서 착실하게 준비하는 중이에요. 나중에 시즌이 시작했을 때 1군에서 완벽한 모습을 오래 보여드리고 싶어서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맞춤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고 들었어요. 최원호 퓨처스 감독과 박정진 코치가 본인의 기량과 훈련 상태에 대해 호평하기도 했고요.

일단 팀원들과는 다르게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구단에서 제 피칭 단계와 스케줄을 철저하게 관리해주다 보니 나만의 루틴에 집중할 수 있어요. 더 만족스러운 상태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훈련하고 있나요?

U-23 야구월드컵이 끝난 이후로 3개월 동안 공을 안 던졌던 상황이에요. 그래서 팔 컨디션을 정상적으로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까지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지명 전부터 강속구로 주목을 받아왔잖아요. 올 시즌 구속에 대한 목표치도 있을까요?

최고 구속에서의 절대적인 수치보다는 평균 구속을 좋게 유지하는 걸 목표로 삼고 싶어요.

선발투수가 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낸 적이 있어요. 선발로서 본인은 어떤 강점을 갖췄는지 자기 PR 시간을 가져볼까요?

1회부터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까지 구속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게 제 가장 큰 장점입니다.

여러 인터뷰에서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로 강백호를 말했죠. 그렇다면 나중에 선발로 등판해서 맞대결을 펼쳐보고 싶은 투수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음… 투수는 사실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저랑 같이 데뷔한 신인 투수와 붙는다면 되게 재밌지 않을까 싶네요.

프로에서의 첫 시즌을 앞두고 정해놓은 목표가 있나요?

어떤 상을 받겠다고 말하기에는 지금 제 피칭 단계가 많이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에요. 일단 피칭 단계를 100%로 만드는 걸 최우선적인 과제로 잡았기 때문에, 또 다른 목표는 그다음에 고민해보도록 할게요.

훗날 첫 시즌을 되돌아봤을 때 어떻게 회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첫 시즌임에도 신인답지 않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기억됐으면 합니다.

#새로운 곳에 녹아들며

이번엔 야구 외적인 얘기를 좀 해볼게요. 선수단 내에서 본인이 어떤 포지션인지 궁금해요.

막 조용하게 지내진 않아요. 그리고 선배님들과 형들, 친구들이랑 즐겁게 지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또 막내답게 눈치 있게 잘 움직이려고 합니다.

작년 국가대표팀에서 미리 몇몇 선배들을 만나서 친분을 쌓았잖아요. 그때의 친분이 입단 후 다른 팀원들과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됐나요?

네. 입단 전에도 한화 형들을 많이 만났고, 되게 친해져서 장난도 치곤 했거든요. 그 이후에 다른 형들과도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겼어요. 그 과정에서 여러 선배와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어요.

대표팀에선 임종찬과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자주 보이더라고요.

지금은 종찬이 형이 거제에 있어서 떨어져 지내고 있긴 한데, 계속 연락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보통 어떤 얘기를 주고받나요?) 연락하면 통상적인 얘기를 해요. 잘 지내냐고 그러고, 막 특별한 대화를 하거나 그러진 않아요.

김민우 선배에겐 배우고 싶은 게 많다고 했는데 스프링 트레이닝 전에 따로 연락해서 만났나요?

안 그래도 선배님께서 세 번 정도 직접 연락해서 밥을 사준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때마다 본가에 내려가 있어서 한 번도 사적으로 만나진 못했어요. 그게 조금 아쉬웠어요. (그 외에도 친해진 선수가 있을까요?) 이번에 같이 입단한 동기 중에 김겸재 형이요. 요새 되게 친해졌는데, 항상 붙어 다니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입단하고 시간이 꽤 흘렀으니 동기들끼리는 굉장히 가까워졌겠어요.

12월부터 계속 함께 운동해서 그런지 두루두루 친해요. 서로 장난도 치면서 재밌게 지내고 있어요.

특히 박준영과의 호흡이 기대돼요. 상위 라운드 지명자이자 우완 강속구 투수라는 점에서 공통점도 있고요.

워낙 잘하는 선수잖아요. 같은 팀이지만 선의의 경쟁자라는 느낌도 들고, 준영이가 하는 걸 보면 큰 자극제로 다가오기도 해요. 배울 점이 있다고 느낄 때도 많고요. 경쟁하면서도 함께 발전해나갈 수 있는 좋은 친구예요.

혹시 랜선 팬 미팅 때 기억나요? 박준영이 “문동주가 대전의 왕자님이면 나는 공주님을 하겠다”라는 말을 남겼던데요.

안 그래도 준영이가 그 말을 한 이후로 되게 많이 후회하더라고요. 괜히 말한 것 같다고요. (웃음) 준영이를 위해 그 기억은 잊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큰 무대를 꿈꾸며

작년 9월, 문동주는 선수 인생에 결코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멕시코에서 개최된 U-23 야구월드컵 대표팀에 선발돼 태극마크를 달고 공을 던질 기회를 얻은 것이다. 중요한 첫 경기였던 니카라과전에 선발로 등판해 4.1이닝 동안 68구를 던지며 1실점을 기록했고, 4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단 1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국제대회라는 큰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이 통할 수 있음을 당당하게 증명한 경기였다. 비록 3일 뒤에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는 2이닝 2실점으로 조금은 아쉬운 기록을 남기기도 했지만, 대회 최고 구속인 154km/h를 기록하며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강렬함을 선사했다.

작년에 태극마크를 달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야구월드컵이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처음으로 해외에서 경기를 뛰어본 거라 되게 신기했어요. 재밌기도 했고, 잊을 수 없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다만 경기 중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조금 있었어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그만큼 아쉬움도 진하게 남았죠.

올해 9월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잖아요.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단 문동주의 모습을 기대해봐도 될까요?

작년에 한 번 경험했으니 또 도전해봐야죠. 올해도 선발돼서 나갈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거예요.

롤 모델로 류현진 선배를 뽑은 적이 있죠. 그리고 언젠가는 뒤를 이어 메이저리거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남기기도 했는데, 그 꿈을 위해서는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요?

일단 류현진 선배님은 신인 시절부터 잘하셨기 때문에 선배님처럼만 한다면 자연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복잡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지나오신 길만 잘 따라가자는 마음으로 임하려고 합니다.

이번에 1군 캠프에 류현진이 왔잖아요. 아쉽게도 만날 기회가 무산됐는데 이 자리를 빌려서 메시지를 보내본다면요?

선배님, 앞으로 열심히 해서 선배님 같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oad to No. 1

한화의 마지막 1차 지명자로 남은 문동주. 프로에서 그의 유니폼에 처음으로 새겨진 등번호는 다름 아닌 1번이다. 전통적으로 1번은 에이스의 상징인 만큼 미래의 에이스로 손꼽히는 그에게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번호라고 할 수 있겠다.

등번호 1번과 함께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됐어요. 1번을 달고 한화의 에이스가 되길 바라는 팬들의 기대도 커요.

구단 측에서 배려해주셔서 감사하게도 뜻깊은 번호를 달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1번이라는 번호가 갖는 상징성이 크고 무게감도 있잖아요. 이글스의 진정한 ‘No. 1’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앞으로 야구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요?

최대한 다치지 않고 공백 없이 경기에 출전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팬분들이 제 모습을 계속해서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잖아요. 제가 부상 없이 야구를 할 수 있다면 다른 결과들은 뒤따라올 거라고 믿어요.

10년 뒤에 오늘의 인터뷰를 다시 펼쳐본다고 생각해볼게요. 미래의 문동주에게 지금의 문동주가 메시지를 남겨볼까요?

10년 뒤의 동주야. 네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만 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앞으로도 지금 가진 그 마음 잊지 말고, 계속 잘해서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자.

본지와 처음 만났을 때 “야구는 내 전부”라고 말했어요. 그러면 앞으로의 인생에는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요?

제가 그때 했던 답변대로일 거 같아요. 야구는 말 그대로 ‘나 그 자체’라고 느껴지거든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남들은 공부할 때 계속 야구만 해왔으니까요. 20년 동안 살면서 야구만 해왔고, 앞으로도 할 날이 오래 남아있잖아요.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야구’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개막과 동시에 본인의 데뷔를 기다리고 있을 팬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해요.

안녕하십니까. 한화 신인 투수 문동주입니다. 많이 응원해 주시는 만큼 서산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팬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다행히도 우상과의 만남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 3월 1일 불펜 피칭을 위해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방문한 문동주는 비로소 류현진 앞에서 본인의 투구를 선보이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류현진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포함한 30여 명의 주목을 받으며 61개의 공을 뿌렸고,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1km/h, 최고 구속은 155km/h에 달했다. 자신이 왜 1차 지명자인지 유감없이 보여줌과 동시에 우상의 호평을 끌어내기 충분했던 위력적인 투구였다.

1캐럿의 다이아몬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2t의 원석이 필요하다고 한다. 또, 그 과정에서 수많은 원석을 쪼개고 깎아내며 표면에 가공 면을 내는 세심한 작업을 거쳐야 한다. 그만큼 원석에서 보석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이다. 에이스가 되는 것 또한 마찬가지겠지만, 지금처럼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자신을 갈고닦으며 준비한다면 진정 최고의 가치를 지닌 대선수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문동주가 단순한 기대주를 넘어 찬란한 빛을 내는 다이아몬드가 될 그 날을 기다려본다.

▲ 더그아웃 매거진 132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2호 (4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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